“김계관 담화, 성명보다 격이 한참 낮은 의견 표시이자 美에 대한 경고 메시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7일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개인담화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식이 아닌 트럼프식으로 한다”고 말한데 대해 “(북한 비핵화를) 리비아식으로 안 하겠다는 얘기”라고 해석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전날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무기연기와 북미정상회담 재고려를 언급한 것과 관련 “북한이 회담 안 한다고 그러니까 B-52는 뺐고, 김계관 부상의 담화를 듣고 미국이 바로 회의를 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리비아식이 아니라 트럼프식으로 한다’는 약간 어색한 말이지만 바로 리비아식 안 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한과 북미 간에) 다시 물밑접촉을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22일 날 한미정상회담이다. 그러니까 6일밖에 안 남았는데, 하기 전에 핫라인 한번 써야 될 것이다. 책상 위에 있다고 선전만 하고 이럴 때 안 쓰면 언제 쓰나?”라고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핫라인을 통해 소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무기연기를 통보하면서 한미공군연합훈련 문제를 제기한데 대해 “원래 작년부터 (훈련) 계획은 세워져있었을 것이다.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이 나온 뒤에 판문점 선언과 훈련이 서로 충돌하는 대목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살펴봤었어야 했다”며 “뒤늦게 B-52는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한 모양”이라고 말햇다.

그럼에도 지난 11일 시작된 훈련을 두고 뒤늦게 북한이 이를 문제삼은 부분에 대해 “짐작을 해 보면, 회담제안한 뒤에 새벽 0시 50분 전 낮 시간에 F22 스텔스 전폭기 8대가 아마 북한 상공을 돌고 나오지 않았겠나”라며 “11일부터 15일까지 아무 말 없었다고 하지만 15일 이후에 그런 사건이 벌어지면 회담 못하겠다고 일단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스텔스라도 낮게 뜨면 레이더에 잡힌다. 돌고 나오는 것을 목격했다면 ‘이건 못하겠다. 이런 상황에서는 적어도 신뢰에 관한 문제 아니냐’ 이런 식으로 반발했을 것”이라며 “그러니까 훈련 규모를 이런 식으로 판을 키우지 말라는 것이 북한의 전통문이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음으로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해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 성명, 또는 공화국 성명, 이렇게 나오면 아주 굉장히 무겁고 뒤집기 어려운 수준의 것이지만 담화는 성명보다 격이 한참 낮다. 이것은 의견 표시이고 미국한테 경고성 메시지만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리비아가 핵과 핵개발계획을 포기하고 미국은 경제지원을 해 주고 수교해 준다는 약속을 지키기는 지켰다”며 “그런데 핵 포기가 끝난 뒤인 2011년 봄에 미군이 영국군하고 같이, NATO하고 같이 해서 리비아에 들어가 반카다피 군대를 지원했다. 카다피가 그렇게 해서 비참하게 됐다. 바로 그때 북한에서 ‘우리는 절대로 리비아 방식 안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리비아 방식에 대한 북한의 거부감을 얘기했다.

그럼에도 존 볼턴 백안관 안보보좌관이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하는데 대해 “(카다피가 죽은) 2011년쯤 되면 이 사람 물러나있을 때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트레이드 마크처럼 생각하는 리비아 방식에 대한 북한의 반대 얘기를 못 들었다면 그건 직무유기”라며 “지금 7년 만에 돌아와서 그 얘기를 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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