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강길부, 홍준표 비판…TK·PK 후보자들 줄탈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디지털정당위원회 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여론이 90%에 육박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 대표가 회담을 '위장평화쇼'라 평가 절하하고 있어 한국당내에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기반인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울산) 에서조차 홍 대표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는 홍 대표를 향해 공개적 비판을 냈으며,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4선 의원)은 홍 대표에게 사퇴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기류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더욱 증폭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홍 대표의 공천 결과에 반발한 TK·PK 예비후보들이 줄탈당하면서 당내 반홍 기류는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 "洪, 너무 나갔다"

홍준표 대표는 남북정상회담 직후부터 '위장평화쇼' 공세를 이어가 여론의 뭇매를 맞아왔다. 홍 대표는 4월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결국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과 문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했다"며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 하고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은 것이 남북정상회담 발표문"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이에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는 지난 1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한반도의 평화 문제는 여·야, 보수·진보 따로 없다고 본다. 힘과 지혜를 합쳐야 되는데 그런 면에서 홍 대표도 이 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며 "그런 부분에서 (홍 대표가) 너무 나가셨다는 느낌"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국민적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좀 더 후보자와 당 지도부 간에 조율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라며 "중앙당과 이런 내용에 대해서 좀 상의를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홍 대표가 '올드보이' 공천이라는 지적에도 지역 승리의 최적 후보라 자신하며 후보로 추대한 인물 중 하나다.

앞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도 홍 대표 발언에 공개적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유정복 시장은 지난 4월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정신 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강길부 의원이 3일 국회 정론관에서 홍준표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洪 빨갱이 발언…강길부 중진의원 "당대표 사퇴하라" 직격탄

홍 대표는 또 지난 2일 경남도당 필승 결의대회에서 "원래 창원은 빨갱이들이 많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그러자 한국당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4선 의원)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의 품격 없는 말에 공당이 널뛰듯 요동치는 괴벨스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홍 대표가 이번 주까지 사퇴를 안 하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광역단체장 후보 중에는 홍 대표의 막말로 상처를 받은 후보가 있다. 특히 남북정상회담에서 당 대표가 보여준 언행은 실망을 넘어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으로 당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운영과 선거대책은 선대위를 꾸려 맡기면 된다. 대한민국 보수진영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홍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洪, 공천 반발한 TKPK 후보자 줄탈당…경남 창원,대구 달성,경남 사천 "부정 공천"

이와 함께 홍 대표의 공천 결과 후폭풍도 거세다. TK·PK 후보자들은 공천 과정에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줄탈당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26일 김문오 현 대구 달성군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권력과 그 아부 세력들의 ‘말뚝’이 교체 지수라는 얼토당토않은 잣대로 김문오를 공천 탈락시켰다"며 "작당과 권력으로 비벼진 졸렬한 정치공작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군민을 얕잡아 보는 사천의 벽을 허물겠다”며 한국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4월 30일에는 안상수 현 창원시장이 한국당 탈당 후 무소속 창원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안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창원시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해 저를 창원시장 후보에서 낙천시켰다"며 "여론조사에서 언제나 1위를 차지하는 저를 배제하고 지지율 꼴지군에서 맴돌던 자신의 측근 인사를 불공정하게 공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지난 2일에는 이종범 사천시의회 부의장이 한국당 탈당과 무소속 사천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 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당은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시민과 당원에게 상처만 안긴 채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시장을 전략 공천하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TK·PK 반발에도 洪 마이웨이…강길부 겨냥 "조용히 나가라" 역공

그러나 홍 대표는 '위장평화쇼'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일 '경남도당 필승 결의대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위장평화쇼로 선거를 치르려 하고 있지만 선거는 그것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며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민생이다. 지금 민생파탄 지경에 와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선거가 결코 나쁘지 않다. 남북평화쇼를 하더라도 거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니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각 당협마다 패배주의에 젖지 말고, 자신감 있게 나서라, 유세차도 타고 골목골목 돌아다니고, 그렇게 해서 득표 활동을 해달라는 것이다. 선거는 결과를 깨봐야 안다. 선거는 투표를 모두 하고 난 뒤에 우리가 겸허히 국민심판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빨갱이 발언과 관련해서는 "빨갱이라는 의미는 경상도에서 흔히 반대만 하는 사람을 우리끼리 농담으로 ‘빨갱이’라고 그런 얘기를 한다. 그런데 내가 어느 정당 보고 빨갱이 정당이라고 했다고 어느 기자가 거짓말로 써놨다"며 해명했다.

그러면서 강길부 의원의 사퇴 공격에 대해 홍 대표는 3일 자신의 SNS에서 "자신이 밀었던 군수가 공천되지 않았다고 탈당하겠다고 협박하던 분이 그 명분으로 탈당하려고 하니 옹색하다고 생각했는지 이번에는 뜬금없이 남북 관계를 명분으로 내걸고 탈당하겠다고 한다"며 엉뚱한 명분 내걸지 말고 조용히 나가라. 탈당과 복당을 몇 번째 하나"라며 역공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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