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vs 진보 진영 간 대결 될 것

(왼쪽부터) 김기현, 송철호, 김창현 울산시장 후보 (사진/ 각 후보 페이스북)​​​

6.13 울산시장 선거에서 김기현 현 울산시장과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이 양자구도를 형성하며 팽팽한 맞대결을 예고했다.

지금까지 울산지역은 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20년간 보수 정당에서 시장이 나왔으며, 18·19대 국회의원 역시 모두 보수 정당에서 당선자를 배출한 이른바 '보수의 텃밭'이었다. 또, 김기현 현 시장 역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65.42%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시장으로 당선됐었다.

그런데,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6개 지역구 중 2곳에서 진보 성향의 당선자(동구 무소속 김종훈/북구 무소속 윤종오)가 나온 데 이어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이 38.1%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7.5%)를 앞서면서 보수 정당에 위기가 찾아왔다.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득표율을 비교하면 각각 문재인(38.14%) >홍준표(27.46%) >안철수(17.33%) >심상정(8.38%) >유승민(8.13%)을 기록해, 보수(홍+안+유=52.92%), 진보(문+심=46.54%) 구도가 팽팽했음을 알 수 있다.

또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김종훈 현 민중당 의원(울산 동구)과 윤종오 전 민중당 의원(선거법 위반 의원직 박탈/울산 북구)은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는 인물들이다.

김종훈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동구 지역은 조선소 등이 입지한 '울산·미포 국가 산업 단지'의 일부가 위치해있으며, 다수 인구가 제조업에 종사하는 전형적인 공업지역이다. 윤종오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북구 또한 중소기업의 집적 지역이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하이스코 등 대기업 등이 밀집한 지역이다. 이에 동구와 북구에서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진보 성향의 당선자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 확정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15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김기현 현 시장을 전략공천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4월 3일 송철호 후보를 단수후보자로 확정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심규명, 임동호 두 예비후보는 공천 결과를 두고 반발해, "중앙당 공관위의 후보 심사 과정에서 송 후보 탈당 후 해당 행위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5번 탈당한 송철호는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 이를 '당헌·당규를 어긴 불법행위'로 규정해 4일 공관위에 재심을 요청했다.

그러나, 중앙당 공관위가 5일 재심 신청건에 대해 '이유 없음'으로 기각 결정을 내렸으며, 6일 최고위원회 결과 보고를 통해, 8일, 두 예비후보의 기각 결정을 최종 발표했고, 두 예비후보 또한 9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천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혀 내분은 일단락됐다.

현역 김기현 vs 친문 송철호 vs 노동운동가 출신 김창현

자유한국당 김기현 후보는 3선 국회의원(제17·18·19대, 울산광역시 남구을)을 거쳐 2014년 제6대 울산광역시 시장으로 당선된 현역 시장이다.

이에 맞선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는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노무현 정부에서 제7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고문을 맡고 있는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민중당 김창현 후보는 경남도의회 의원, 울산광역시의회 의원을 거쳐 울산광역시 동구청 초대 구청장을 역임했으며,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울산광역시당 위원장을 맡았던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이다.

김기현 측근 비리 의혹 수사

경찰은 김기현 울산시장의 형, 동생과 측근이 울산 지역 건설 현장에 각각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 지난달 16일 울산시청을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수사에 들어갔으나,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경찰을 향해 '광견병 걸린 정권의 사냥개'라고 하는 등 원색적인 비판을 이어가자 경찰들이 반발하며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경찰 대 자유한국당 간의 신경전이 이어졌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오후, 김 시장의 동생에 대해 청구됐던 영장신청이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 불충분,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 없음 등으로 기각되자 경찰 수사는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다음날인 3월 31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직권남용과 선거개입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황 청장이 접대 골프 의혹에 휩싸여 경찰청의 감찰을 받게 되면서 진행 중인 김 시장의 친인척, 측근 비리 수사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4월 4일, 황 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 지휘 회피 신청이 받아들여졌다"며, "공정성 시비 차단을 위해 앞으로 수사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황 청장과 자유한국당 사이의 신경전은 일단 일단락된 것으로 보였다.

경찰수사는 시청 압수수색 이후 24일 만인 이번 달 11일, 경찰이 김 시장의 비서실장과 레미콘 업체 대표 등을 소환하면서 다시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결국, 경찰 수사의 최종 결과가 김 시장의 연임 여부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진영 간 단일화 가능성

울산시장 대결구도가 보수vs진보 정당의 대결로 굳어지면서, 진영 간 단일화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민중당, 정의당, 노동당은 지난달 22일 1차 진보 단일화 후보를 발표하면서 울산시장 후보로 민중당 김창현 후보를 단일후보로 선정했으나, 불과 나흘 만에 정의당 중앙당이 울산시당에 합의 무효를 통보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창현 민중당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으나, 민중당의 지지기반인 민주노총 측은 일단 민주당은 단일화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라 단일화에 어려움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

가장 최근에 조사된 여론조사는 ubc 울산 방송이 한국 갤럽에 의뢰해 2월 2일부터 3일까지 조사한 것으로, '울산시장 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인물 중 누가 울산시장이 되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각각 김기현 시장 37.2%, 송철호 전 위원장 21.6%, 심규명 더불어민주당 남구 지역위원장 5.8%,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위원장 5.1%, 이갑용 노동당 대표 4.0%, 김창현 민중당 울산시장 위원장 2.4%, 기타 0.1%의 지지도를 보였다.

또, 김기현 현 울산시장의 연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42.4%가 찬성을, 48.3%가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일이 2달 전인 것을 감안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이 확정되기 전인만큼 후보에 포함되어 있던 심규명,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지지도를 누가 가져가게 되느냐와 '연임 반대'여론을 누가 설득하느냐 또한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 '단일화, 측근비리 수사 발표가 최대 관건'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는 "선거는 구도와 인물과 바람 세 요소에서 결정된다"며, "울산시장 선거는 구도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으로만 보면 크게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 간 52.92%와 46.54%로 팽팽했었고, 최근 정당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이 훨씬 높다"면서, "보수 진영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진보 진영에서 민주당 후보가 김창현 후보를 포함한 단일화를 이뤄내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 김기현 현 시장의 측근 비리 수사 결과도 상당히 영향을 줄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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