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의 전설'인 기타리스트 신중현의 부인이자 한국 최초의 여성 드러머인 명정강이 23일 별세했다.향년 78세

명 씨의 유족은 "감기가 폐렴으로 진행돼 1주일 전 입원해 치료를 받아오다 상태가 악화돼 23일 오후 6시 20분쯤 병원에서 세상을 떠나셨다"고 밝혔다.

명정강 씨는 1960년대 여성 밴드 블루 리본 소속의 국내 최초 여성 드러머로 활동해 왔으며, 기타리스트 신중현과 결혼해 아들 삼형제를 뮤지션으로 키워냈다.

장남인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그룹 시나위의 리더로, 차남인 기타리스트 신윤철은 서울전자음악단에서 활동했으며, 삼남인 드러머 신석철은 가요계 정상급 연주자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 뮤지션인 신중현은 지난 2013년 음악 전문가가 뽑은 최고의 '록&밴드' 아티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당시 음악채널 엠넷은 "음악전문가 50명이 한국 가요사에서 최고의 록&밴드 아티스트로 신중현을 꼽았다"고 밝혔다.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이 땅에 록 음악을 본격적으로 이식한 뮤지션이 바로 신중현"이라며 "그는 존재 자체로 우리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역사다. 대중음악 태동의 순간이 그의 노래와 삶에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1938년 태어난 신중현은 1955년 용산 미 8군 연예단에서 음악 생활을 시작해 1958년 기타 솔로로서 처음으로 '히키신'이라는 앨범을 냈다.

영국에서 비틀즈가 막 활동을 시작하던 1963년경 본격적인 음악 생활을 시작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록 그룹 '에드 포'(Add 4)를 결성하고 1집 '빗속의 여인'을 냈다.

이들이 만든 음악은 한국 최초의 창작 락 음악으로 기록되어 있다. 트로트 일색이던 1960년대 한국 가요계에 '커피 한 잔' 같은 곡을 만들어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60년대를 넘어 70년대에도 신중현과 엽전들의 '미인',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등 많은 히트곡을 제작하여 왕성한 활동을 했다.

박정희 대통령을 기리는 노래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신중현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공화당이라며 다시 전화가 와 재차 부탁하면서 '만약 만들지 않으면 다친다'라는 협박도 했지만 신중현은 재차 거절했다.

그 이후 당시 국민가요로 불리던 '미인'과 김추자가 불렀던 '거짓말'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 십곡이 금지곡으로 지정됐다.

이후 권력에 맞설 수 없는 힘 없는 자의 마음을 그린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아름다운 강산'이다.

한편 고인의 발인은 25일 오전 5시45분이며, 빈소는 고려대학교의료원 안암병원 장례식장 303호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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