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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유창선 칼럼] 제2의 MB-박근혜를 막는 길

MB의 구속을 지켜보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 MB가 감옥에 갔다. 전직 대통령의 수많은 범죄행각에 분노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의 감옥행에 환호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슬프고 부끄러운 일이다. 무슨 나라가 정권만 바뀌면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조사받고 감옥에 가는 상황이 반복되는가. 정치 후진국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수치스러운 장면들이다.

이 악순환은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정치보복 논란이 두려워 적당히 덮고 가는 것이 그 길은 아닐 게다. MB를 불구속 수사하는 관용을 베풀었다고 해서 정권만 잡으면 거리낌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사라질 수 있을까. 그것은 대통령이 제왕으로 군림하는 비정상국가의 모습을 연장시키는 편법일 뿐이다. 정반대로, 권력의 범죄에 대한 단죄만이 오랜 악순환을 마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 누가 정권을 잡든 잘못을 하면 결국 감옥에 간다는 경각심을 낳는 신호가 MB와 박근혜의 감옥행이다. 정치보복으로 받아들이는 일각의 시선이 있다는 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에 이어 MB를 구속한 이유도 그런 것일 게다.

하지만 사법적 단죄만으로 악순환의 종지부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MB나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설마하니 이런 상황까지 있으리라 누가 상상 했겠는가. 집권 초기에는 그들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사람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이야 정치 지형이 그렇지 않지만, 앞으로 시간이 지난 뒤 MB나 박근혜 같은 인물이 대통령이 되는 일이 없다는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다. 그런 상황이 된다 하더라도 다시는 대통령이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행사하며 제왕적 대통령으로 군림하는 일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1987년 현행 헌법을 만들 때도 다시는 대통령 독재가 불가능하도록 한 것이었지만, 그것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MB와 박근혜 시대를 거치면서 드러났다.

작금의 개헌 논의도 그러한 절박성에서 제시된 것이다. 물론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개헌이 요구되는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무엇보다 제2의 MB와 박근혜라는 괴물이 등장할 수 없도록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시켜야 하는 절박한 요구가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청와대가 발표하고 발의를 예고한 개헌안은 미흡해 보인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여러 내용들이 담겨있기는 하지만, 그런 수준의 각론적 해법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극복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통령 권한의 획기적 축소 없이 임기는 연임을 통해 8년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은 지금의 개헌 논의의 핵심을 비켜가는 것이다.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이름에 걸맞는 획기적 변화가 있어야 제2의 MB, 제2의 박근혜를 영구히 끝낼 수 있다. 국회도 청와대의 개헌안을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시대가 요구하는 개헌안에 대한 국회 합의가 가능하도록 적극 임해야 할 상황이다. 


이번에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다음 개헌이 언제 또 가능할지 알 수 없다. 개헌의 문턱이 워낙 높고 정치세력마다의 철학적·정치적 입장 차이가 있기에 개헌 합의를 이루는 일은 무척 어렵다. 그렇기에 이번에 개헌을 한다면 먼 앞날을 내다보는 내용의 것이 되어야 한다. 현존하는 문재인 정부와 여야 각 정당의 입장이나 이해관계를 넘어, 앞으로 정치지형이 달라진다 해도  손댈 필요가 없는 긴 안목의 개헌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환호는 MB를 보내는 세레머니일 뿐 그것으로는 미래를 책임지지 못한다. 박근혜와 MB의 연이은 구속 앞에서 우리가 긴장하며 해야 할 것은, 그런 괴물 대통령들이 다시는 등장할 수 없도록 헌법과 제도를 획기적으로 바꾸어놓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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