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권 심판론, 보수야당에게 유리하지 않아…한국-바른미래, 결국 연대할 것”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19일 민주연구원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발행인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19일 민주연구원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발행인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신건 기자] 올해 치러지는 6.13 지방선거는 지난 해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바뀐 직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선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현상은 보수의 요람인 영남지방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CBS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2018년 3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50.2%)이 부산/울산/경남에서는 한국당(21.6%)보다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33.4%)과 한국당(34.2%)과 오차범위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그간 고배를 마셨던 영남지역에서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김민석 원장은 지난 19일 김능구 폴리뉴스 발행인과의 대담 인터뷰에서 “전체적으로 다 승리하면 좋겠지만, 우선 부산‧경남은 현실적인 승리지역으로 노려볼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PK(부산‧경남)은 민주당으로써는 숙원의 지역”이라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까지 왔다. 현 대통령의 출신 지지기반이 있기에 이번만큼 좋기도 쉽지 않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두관 의원이 무소속으로 승리해본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당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면서 김경수 의원 차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원장은 ‘여론조사로 보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나, 김경수 의원이 가장 최상의 카드가 될 것’이라며 “현역의원 차출 숫자를 관리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김 의원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히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권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결국은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형태가 어떻게 됐던 실질적인 보수표는 한 곳으로 모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장은 보수야당이 지방선거에서 내건 ‘문재인 정권 심판론’과 관련해서는 “(보수야당에게) 꼭 유리할 것이라 보진 않는다”라며 “심판론으로 몰고 가면 정권심판이냐, 밀어주기냐로 갈텐데 아직은 대통령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관망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6.13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항상 양면이 있다. 박 시장에 대한 피로증도 있지만, 특유의 안정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 시점에서는 박원순‧박영선‧우상호 의원의 경선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놓고 선거를 치루는 것이 좋기 때문에 안 위원장이 보수의 표를 다 끌어모을 것을 염두에 두고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안 위원장에 대한 기대의 바람이 부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정봉주 전 의원으로 이어지는 ‘미투’ 폭로와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며 뻔뻔스럽게 구는 것보다는, 문제가 나올 때마다 인정하고 해결하고 가는 것이 낫다”며 “우리 사회 진보의 계기로 삼고 해결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전했다.

또 “연이은 사건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나 정당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미투’를 정치권의 문제로 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다만 “박 전 대변인의 경우 그것이 미투에 해당하는 것인지, 가정사의 문제인지 애매한 측면이 있다. 정 전 의원은 사실 관계에 다툼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에는 숫자보다는 역사적인 승리를 요구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촛불 대선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적 선거이기 때문에 숫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현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지지를 받쳐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민주주의도 정착되고, 남북관계도 크게 변화하고 있는 역사적인 시기이다. 어찌보면 민주평화세력의 장기적인 안정, 내지는 연속 집권의 토대를 쌓을 수 있는 그런 선거가 될 것이냐, 아니냐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그런 의미에서 선거 결과의 질적인 요소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적 요소라는 것은 아까 말한 9+ɑ(플러스 알파)’ 측면이 아닌, 얼마나 골고루 지지표를 확보했느냐, 또 영남지역을 돌파할 수 있느냐를 뜻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19일 민주연구원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발행인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19일 민주연구원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발행인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다음은 김민석 민주연구원장과의 일문일답 ②]

▲ 미투 논란이 있긴 했지만 현재 민주당 지지율이 50%가 넘고, 대통령 지지율도 70% 가까이 기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방심할 것도 없지만, 미투 논란으로 흔들릴 것도 없다. 연초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이 높게 나와서 지방선거 승리를 자신할 때 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기존에 9+ɑ(플러스 알파)’정도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때는 약간 엄살이 있었다. 미투 논란이 터진 이후 그 지지율이 확 잡아야 할 정도로 안좋아졌다고도 보지 않는다. 때문에 너무 동요하지만 않으면 애초 세웠던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 질적 요소를 언급하셨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영남지역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울산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산‧경남은 가능할 것 같나.
= 가능하다 내지는 적어도 그 정도는 해야 된다고 본다. 물론 전체적으로 다 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지표를 보면 영남에서도 부산‧경남 정도는 현실적인 승리지역으로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 한국당도 경남에서는 물러설 수 없다며 벼르고 있다. 민주당에서 보면 후보에 따라 당선 가능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 중 김경수 의원 차출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 PK(부산‧경남)는 민주당으로써는 숙원의 지역이다. 김대중(DJ)‧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PK출신인 문재인 대통령까지 왔다. 부산‧경남은 당으로는 돌파를 못해봤기에 이번이 아니면 안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이번만큼 좋기도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PK에서 꼭 이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전반적으로 깔려있다.

그렇기에 최상의 카드를 뽑아야하는데, 경남은 김두관 의원이 무소속으로 승리해본 경험이 있지만, 이번에는 ‘당’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여론조사나 사람들 이야기를 볼 때 김경수 의원의 적임자라는 의견이 가장 많다. 다른 좋은 후보들도 있지만, 김 의원이 출마했을 때 가장 안정적인 승리를 내다볼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있다.

현역의원 차출 숫자를 관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지만, 우선 김 의원이 출마했으면 좋겠다는 공감대는 상당 부분 조성되어 있다.


▲ 지난 대선에 이어 문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간의 대리인을 통한 리턴 매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홍 대표는 자기 분신과도 같은 사람을 내놓은 것 아닌가.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고, 도시로써 정치적 상징성도 크다. 또 오거돈‧김영춘 등 후보 지지도나 당 지지도에서 이길수 있다는 조사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PK는 놓칠 수 없는 일전이 벌어질 것이다. 한국당 역시 놓칠 수 없기에 홍 대표를 비롯, 김무성 의원까지 가세해 처절한 수성전을 하려 할 것이다.

게다가 PK는 지방선거 뿐만 아니라 보궐선거도 있다. 그 보궐선거가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아주 치열한 전장이 될 것이라 본다.

 
▲ 한국당은 서병수 현 부산시장을 전략공천 했다. 지난 2014년에는 서 시장과 당시 오거돈 후보가 붙었는데, 당시의 상황과 이번 6.13 지방선거의 상황은 많이 달라 보인다.

= 우선 당 지지도와 대통령 지지도 차이가 있고, 또 2014년에 야당 연합후보로 나선 적이 있는만큼, 이번에는 민주세력 연합후보로써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오거돈 예비후보의 공천을 전제로 지금의 상황을 본다면 2014년 당시보다 더 나빠진 것은 없다고 본다.
 
부산에서는 서 시장이 ‘바른미래당에서 후보를 내면 보수통합 차원에서 (연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중앙당 차원의 선거연대가 없다 하더라도 지역에의 연대는 예상하고 있나?

거의 그렇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 후보가 되었든, 바른미래당 후보가 되었든, 당선 유력후보를 내는 실질적인 형식의 단일화가 되었든, 아니면 표만 단일화가 되었든, 어떠한 형태의 단일화가 됐던지 보수 표는 하나로 모인다고 전제하고 있다.

다만 우리는 ‘표 갈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선거를 보진 않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별개의 후보를 냄으로써 표 갈림이 있더라도, 그로 인한 반사이익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


▲ 지난해 대선 당시 홍준표‧안철수 대선후보는 여러 가지 논란 가운데에서도 24%, 21%라는 지지를 얻었다. 둘의 지지율을 합하면 45%이기 때문에 단일화가 됐을 경우 그 효과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선거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기본적으로 일대일 구도를 전제해서 봐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저는 빡빡한 선거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다만 안 위원장에 대한 기대나 새 정치의 상징으로써 폭발력을 발휘한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또 여야가 1대1 구도가 됐을 때 최소한의 균형을 맞춰주자는 심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빡빡한 선거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부연하자면 야당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를 ‘정권심판’, ‘중간평가’라고 말하면서 본인들이 심판론으로 몰고가고 있다. 그것이 좋을지는 모르겠다. 본인들이 심판론으로 몰고 간다면 아직은 대통령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 때문에 야당의 방향이 꼭 유리할 것이라고만 보지는 않는다.

 
▲ 야당 전략가들은 홍 대표의 목소리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들은 “정부 지지도가 70%대인 상황에서 심판론을 꺼내는 것은 선거에서 지자는 이야기다”라고 말하면서 “자신들은 견제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 견제론 내지는 ‘보수의 씨앗을 남겨야 한다’, ‘건전한 보수가 필요하다’ 라는 식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것은 당사자들이 최종 선택할 문제이다. 다만 그렇게 되더라도 저희는 빡빡하다 생각하고 선거를 치를 것이다. 우리로써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놓고 선거를 치르는 것이 좋다.

현재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정당으로써는 3, 4위인 바른미래당의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이 보수의 표를 다 끌어 모아서 1대1 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 정도도 만만하게 보고 가진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다만 안철수 개인에 대한 기대 그리고 시기가 지났고, 보수가 사분오열된 지금의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을 할 것이다.

▲ 지방선거의 꽃은 서울시장이다.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3선 도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박 시장이 재선을 하고 나니, 이에 대한 피로감이 공무원 사회에 쌓여있고, 또 뚜렷하게 한 일이 없어 보인다. 이 부분에 대해 당에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 연구원에서 제작하는 ‘민주공대’라는 대담 프로가 있다. 거기서 박 시장을 모셔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공격적인 예방주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까다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 중 하나가 ‘지금 손에 잡히는 것이 없지 않느냐’라는 질문이다. 조금 전통적인 기준으로 볼 때는 다리를 놨다던가, 다리를 없앴다던가, 공원을 만들었다던가, 청계천을 어떻게 했다던가 라는 부분에서 대답이 마땅치 않은 점이 분명 있다. 박 시장의 경우에는 본인이 시정활동을 해온 것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또 피로감은 항상 양면이 있는 것이다. 박 시장 특유의 안정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현재 시점에서 박원순, 박영선, 우상호 세 사람의 경선을 지켜봐야 한다.

▲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비롯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정봉주 전 의원 등 민주당과 관련된 ‘미투’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왜 좌파에서만 미투가 계속 터지느냐는 문제제기가 있다.
= 국민들 입장에서 현재 두 가지를 봐야 한다. 하나는 정확하게 따지면 안 지사의 성폭행 사건이 큰 충격이었던 것이고, 나머지는 박 전 대변인, 정 전 의원 건이다. 박 전 대변인의 경우에는 사건이 미투에 해당되는 것인지 아니면 가정사의 문제인지에 대해 애매한 부분이 있다. 정전 의원의 건도 상호간에 사실관계 다툼이 있는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안 전 지사 사건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에, 다른 논란들이 덮인 것이다.

다만 그 이후에 대통령이나 정당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미투 문제를 정치권의 문제로 보거나 ‘민주당이 미투와 관련된 문제가 많은 당이다’라고 보는 것 같진 않다. 때문에 미투 논란이 지지율에 영향에 끼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충격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이냐”라는 것이다. 저는 이번 논란을 우리 사회가 진보하는 계기로 삼고, 해결해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뻔뻔스럽게 덮으려고 하기보다는, 문제가 나올 때마다 인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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