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10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수행비서를 성폭행 논란 등 잇딴 '미투 운동'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대문구을)은 10일 성추행 논란에 휘말리자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뉴스타파에 성추행 의혹 보도 이후 1시간30여분 만에 입장문을 내고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자신의 성추행 의혹에는 전면 부인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A씨가 2008년 민병두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해당매체에 따르면 민 의원과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씨(여.60)는 2007년 1월 가족들과 히말라야 트래킹 여행을 갔다가 동료의원들과 함께 여행온 민 의원을 알게된 후 3~4차례 만나 친교 관계를 유지했다.

A씨는 2008년 5월 민 의원과 술을 마신 뒤 노래방을 갔고 민 의원의 제안으로 부르스를 추다가 갑자기 키스를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갑자기 (민 의원이 키스를 했다) 혀가 들어왔다"며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할 줄을 모르고 가만히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러다 어떻게 수습이 되고 나왔는데 바지 지퍼가 열려있었다"며 "(민 의원)이 열었겠죠. 나는 연 적이 없으니까"라고 주장했다.

A씨는 사건 다음날 민 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지만 받지 않았고, 최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와 민 의원이 서울시장선거에 출마하기로 한 뒤 TV에 자주 나와 폭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에 민 의원은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분이 상처를 받았다면 경우가 어찌되었던 죄송한 마음이다. 그분이 2차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만 "하지만 저는 문제 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기억한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정치를 하면서 한 인간으로서 제 자신에게 항상 엄격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자그마한 잘못이라도 있다면 항상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에 저는 의원직을 내려놓겠습니다. 그리고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반박했다.

민 의원은 "그분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 제가 아는 한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힌다"면서 당시 행적을 일목요연하게 밝혔다.

민 의원 주장에 따르면 A씨는 11년전 히말라야 트래킹 때 우연히 만나 1년여가 지난 후 낙선의원 시절 만나자고 연락이 왔고, 정부환율정책 때문에 손해를 본 게 계기가 되어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돈을 댈 테니 인터넷신문을 창간하자고 제안했다.

이후 민 의원은 여의도에 지인들한테 일자리 문제로 만나러 가는 길에 A씨의 인터넷신문 창간제안이 생각나서 동석하면 A씨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 함께 식사를 했다.

민 의원은 "제가 기억하기로는 노래방 계산도 그 당시에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내가 했을 리가 없는데 누가 냈는지 확인했더니, 그분(A씨)이 했다고 한다"면서 "이후 A씨는 내가 전화를 했다는 것인데 나는 인터넷 창간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전화를 한 것이었고 반응이 없어서 상대방이 관심이 없다고 판단했다. 더 이상의 교류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해명했다.
 
앞서 안 전 지사의 전직 수행비서이자 현 정무비서인 김지은 씨는 5일 JTBC뉴스룸에 출연해 안 지사가 본인을 수차례 성폭행하고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수행비서로 일할 당시인 지난해 6월부터 안 지사로부터 지난 8개월 동안 모두 4차례 성폭행이 있었고, 수차례 성추행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안 지사의 러시아 방문과 9월 스위스 방문 때 성폭행이 있었으며, 안 지사와 이 문제에 대해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하다가, '미투' 운동이 벌어진 지난 2월에도 성폭행이 이어지자 검찰에 고소하고 언론에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비서는 "저는 지사님과 합의하는 사이가 아니다"며 "그의 존재가 너무 컸고 상사이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사이였다.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 수행비서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거절할 수 없었다"며 '위계에 의한 강압'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수행비서로서 지사님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었고, 무조건 (성관계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자의에 의한 성관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사님이 미투를 알고 니가 상처받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이야기 하더라. 그래서 그날만은 그냥 넘어 가겠구나 싶었는데 그날도 성폭행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안 지사에 대한 추가 성폭행 피해자가 나와 논란이 한층 거세졌다.

JTBC 뉴스룸은 7일 안 전 지사가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연구원 A씨의 추가 성폭행을 보도했다.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10월 연구소 인근 행사 뒤풀이 장소에서 안 전 지사가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처음 성추행을 했고,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호텔로 불러 성폭행하는 등 7차례에 걸쳐 1년 넘게 성폭행과 성추행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안 전 지사는 10일 검찰 조사에서 성폭행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서울서부지검에서 9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10일 새벽 2시쯤 귀가했다.

안 전 지사는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가지고 있었던 객관적 사실에 대해 사실대로 말씀 올리겠다"며,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많은 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추가 피해 폭로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다 정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정무비서 김지은 씨에 대해서도 "저를 지지하고 저를 위해 열심히 했던 참모였다"며, "마음의 상실감, 배신감, 여러 가지 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자진 출석한 배경을 묻자 "소환을 기다렸습니다만 견딜 수가 없게.."라며 말을 흐린 뒤, 미리 준비한 차량을 타고 검찰 청사를 떠났다.

또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이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7일 오전 예정됐던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긴급 연기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었지만 정 전 의원 측은 예정시간이 다가오자 갑자기 '연기'를 통보했다.

이날 인터넷 매체인 프레시안을 통해 정 전 의원의 성추행 보도가 나옴에 따라 입장이 정리될 때까지 출마선언을 연기하겠다는 것이었다. 정 전 의원 측은 추후 출마선언에 관한 구체적인 장소와 날짜 등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프레시안은 이날 오전 정 전 의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받아 수감되기 전날 당시 대학생이던 현직 기자를 만나 껴안고 강제로 키스하려 시도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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