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의 정국진단] ‘바른미래당, 보수-진보 일도양단으로 구분해선 안 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0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0일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건 기자] ‘바른미래당’은 정당 강령에 ‘진보’나 ‘보수’같은 정치 이념을 넣지 않고 ‘민생·안보·정의·미래’를 핵심 가치로 정했다.

정치색에 구애받지 않고, 미래 가치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강령에 담은 것이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의 정당색이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합리적 중도 성향의 ‘국민의당’과 개혁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이 만나 어떤 정치를 하겠느냐는 것이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20일 김능구 폴리뉴스 발행인과의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의 노선이 과거의 보수세력‧한국당과는 차별됐다며, 보수‧진보를 일도양단으로 구분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유럽 등 선진국의 새로운 정치세력은 보수나 진보를 표방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정책을 통해 우파적, 좌파적 경향을 띤다고 판단할 뿐”이라며 “정치색을 내세우는 것만큼 촌스럽고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한국당이 보수라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보수세력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자유한국당은 현재 설득력도 없고 지지를 못 받고 있다”며 “이렇게 되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일부 세력이 보수라고 말하면서 국가권력을 전횡하고 남용한 것은 보수가 아닌 부패세력이자 독재세력”이라며 “자기들이 보수라고 표방을 하다 보니 보수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나쁜 것처럼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보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국정농단 세력이 나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과 같은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건전한 우파의 지지를 많이 받아야 대한민국의 보수가 바뀌고, 대한민국의 야당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일문일답 ②]

바른미래당은 주로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당의 지지 기반이 그 당의 정치색을 결정한다고 본다면, 바른미래당은 이미 보수정당으로서 행보를 하고 있다.
  통합선언에서도 분명히 밝혔지만,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의 결합이다. 일부 경제정책이나 정치개혁 분야에서 진보적인 아젠다를 채택하기도 하고, 당내에 진보적인 분들도 계시지만 전반적으로는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가 맞다. 그렇기 때문에 유 대표를 중심으로 한 개혁적 보수과 통합을 했는데 보수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과민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저는 우리가 그것을 부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스스로 ‘중도가 아니다’, ‘진보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저 같은 경우 복지제도 중 기본소득에 대한 내용은 강력하게 주장을 하는 편이다. 이것은 사회적 기본권이기 때문에 진보의 아젠다는 아니다. 중도‧보수정당들이 내세우는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진보적 아젠다로 형성이 되어 있다. 우리는 전반적으로는 중도와 개혁적 보수 진영에 걸쳐있다고 본다.

보수의 개념으로 본다면 더불어민주당도 보수정당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보수가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진보세력으로 되어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게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민주당 같은 경우 노동 문제, 국가의 큰 정부 등의 정책에서는 유럽의 사회당이 주장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근본적으로 민주당의 뿌리는 중도보수에 가깝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진보냐 보수냐 구분을 할 때, 북한 문제로 구별을 하는 경우도 있어 헷갈려하는 경우가 있다. 북한은 휴전상태에서 핵을 개발하고, 핵으로 전 세계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대해 강력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진보‧보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의 기질, 조금 더 강인하고 믿음직한 사람들이 있고, 조금 더 자유로운 사람이 있다는 차이이다. 그것을 진보와 보수로 가르는 것은 이상한 것이지만,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특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통합 이전에 “보수와는 절대로 통합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보수하고는 절대로 일을 같이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자충수에 빠질 수 있다고 보여 진다.
  우선 탄핵의 책임세력, 국정농단의 주도세력과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은 공감을 할 것이다. 보수와 진보라고 하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다. 시대에 따라서 국민들도 조금씩 바뀐다. 진보라고 해서 또는 보수라고 해서 좋고 나쁨을 따지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사회에나 진보나 보수는 있어야 한다. 보수라는 것은 국가나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지키고, 헌신하며, 법치주의, 원칙을 따르는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보수 세력의 일부가 자신들은 보수라고 말하며, 국가권력을 전횡하고 남용한 적이 있다. 그것은 보수가 아니라 부패세력이자, 독재세력인 것이다. 자기들이 보수라고 표방을 하다 보니 국민들에게 보수라는 단어 자체가 나쁜 것처럼 각인이 됐다. 이는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보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국정농단 세력이 나쁜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정치 노선을 이야기할 때에는 사안별로 보수적인 자세를 취할 수도 있고, 진보적인 스텐스를 취할 수도 있다. 바른미래당이 종합적으로 어떤 노선을 갖고 있다고 볼 것이냐의 문제는 국민들이 판단하는 것이다. “나는 보수야, 나는 진보야”라고 주장하는 것만큼 촌스럽고,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유럽이나 선진국의 새로운 정치세력을 보면 보수나 진보를 표방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저 사람들은 이런 정책면에서 우파적, 좌파적 경향을 띈다”정도로 판단하지, 일도양단(一刀兩斷)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安은 중도 성향의 합리주의자, 劉는 합리적 중도보수”

  안 전 대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함께 했던 분들 가운데에는 진보성향의 분들이 많았다. 거기서 영향을 받았던 것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안철수라는 사람을 보면 저는 중도성향의 합리주의적인 사람으로 본다. 그래서 저는 안 전 대표님이 본인의 천성에 맞게 편안하게 정치를 하셨으면 좋겠다.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시면 그것이 결과적으로 민주당 또는 한국당과 같은 결과가 되든 그것에 대한 주장을 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아가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저 사람은 우파다, 좌파다 하는 것은 국민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유 대표님은 대체적으로 합리적 중도보수라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보수라고 한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보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자신들의 주장에 대해 설득력을 잃었고, 지지를 못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바른미래당은 중도에 가까운 정당이지만 보수 세력도 우리를 지지함으로써  야당교체를 하고자 한다.. 우리 같은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건전한 우파의 지지를 받아야 대한민국의 보수가 바뀌고 대한민국의 야당이 바뀐다. 그러면 한국당이 자극을 받아서 개과천선을 하던, 아니면 바른미래당이 이들을 끌어안고 중도까지 뻗쳐나가던 어느 방식으로든 우리나라의 정치가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 

국민의당-바른정당 반(反)통합파 의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DJ(김대중) 노선의 이탈 아니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통합파 의원들은 우리는 DJ정신을 계승‧발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DJ를 추종하는 세력과는 달라진 것이 아닌가. 
  바른미래당은 DJ정신을 존중은 하지만 추종하진 않는다. DJ의 햇볕정책의 좋은 점들 그리고 시대적 상황, 햇볕정책이 남북관계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 이런 것에 대해서 존중은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북한은 우리를 속이고 핵을 개발했다. DJ를 속인 것이다. 지금의 상대는 우리가 신뢰했던 그 당시의 상대가 아니다. 달라진 상황과 우리가 봉착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햇볕정책을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 된다.

  햇볕정책의 정신은 존중하되 지금 상황에서 치밀한 외교안보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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