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면접 채용, 노 의원 지원 사실조차 몰라”

[폴리뉴스 조규희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진태 의원이 제기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부정청탁 의혹’에 대해 22일 당사자인 신유정 법무부 인권정책과 사무관이 "블라인드 면접으로 채용됐고, 노회찬 의원은 법무부 지원 사실 조차 몰랐다"며 직접 해명하고 진화에 나섰다. 


폴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신 사무관은 “내가 페이스북에 내용을 올린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지나친 관심 때문에 현재 페이스북 계정을 닫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 사무관은 “어제 오후 김진태 의원이 오늘 오전 김성태 원내대표가 공적인 자리에서 내 이직 과정에 대해 사실이 아닌 얘기를 했다”라며 “개인적인 이직이 사회적 파문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력을 설명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며 글을 써내려갔다.

신 사무관은 글을 통해 민족사관고등학교 조기졸업 후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행정학을 전공한 뒤 서울대 로스쿨에서 공익인권 분야를 공부했으며, 지난 14년에는 법무부가 후원하는 국제인권모의재판대회에서 법무부장관상(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고 이력을 밝혔다.

채용 과정에 대해서는 블라인드 면접을 봤으며, “변호사 중 국제인권규범에 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 많지 않은 점, 업무에 필요한 외국어 능력을 갖춘 점, 전공분야가 직무와 관련된 점 등이 긍정적 평가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제가 저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완벽한 인재라고 말한다면 오만한 거짓말이겠지만, 적어도 채용비리 의혹을 받을 만큼 불성실한 경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노회찬 원내대표가 밝힌 “법무부 지원 사실도 몰랐다”는 해명에 대해 “법무부에 원서를 접수할 당시 노회찬 원내대표 본인 또는 의원실 관계자 그 누구도 제가 법무부에 원서를 낸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사실 관계를 명확히 했다.

이와 함께 의혹을 제기한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김진태 의원에 대해 이해가 간다는 ‘대인배’와 같은 성품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채용비리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김진태 의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의혹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볼 때 내가 사무관이 되기에 완벽한 인재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스스로의 꿈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공직에 채용될 수 있었다고 감히 자부한다”라며 자신감을 비치기도 했다.

한편, 신 사무관의 입장 표명에 대해 노회찬 의원 사무실에서는 “개인적 의사 표현에 특별한 입장을 낼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래는 22일 신유정 사무관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의 전문이다.


신유정 사무관 페이스북 글

안녕하십니까, 저는 노회찬 의원의 전직 비서이자 현직 법무부 인권정책과 사무관인 신유정 변호사입니다.

어제 오후 김진태 의원께서, 오늘 오전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께서 공적인 자리에서 제 이직 과정에 대하여 사실이 아닌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믿었던 이직이 원치 않은 사회적 파문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저의 이력에 대해 설명드릴 필요를 느꼈습니다.

저는 민족사관고를 조기졸업한 뒤 고려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 행정학을 이중전공했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 로스쿨에 입학하여 공익인권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공부하였고, 2014년에는 법무부가 후원하는 국제인권모의재판대회에 참가하여 법무부장관상(대상)을 수상, 유럽으로 인권연수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는 대부분의 영어 어학검정시험에서 만점 또는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받았고, 스스로 업무에 필요한 외국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외부 위원들로 구성된 블라인드 면접을 통해 채용되었으므로 제가 임용과정에서 정확히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변호사 중 국제인권규범에 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 많지 않은 점, 업무에 필요한 외국어 능력을 갖춘 점, 전공분야가 직무와 관련된 점 등이 긍정적 평가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법무부 인권정책과에서 유엔 등 국제기구와 관련된 국제인권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국제인권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유엔 등 다자외교에 대한 이해, 행정부의 작동원리에 대한 이해, 국제인권규범에 대한 이해, 외국어 능력 등이 필요합니다. 제가 저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 완벽한 인재라고 말한다면 오만한 거짓말이겠지만, 적어도 채용비리 의혹을 받을 만큼 불성실한 경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제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비서로 일하게 된 경위와 이직 경위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울대학교 로스쿨 졸업 후, 저는 국제인권 분야 인권변호사를 꿈꾸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회 초년생인 변호사가 국제인권 분야 일을 하며 안정적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자리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에 2016년 6월 평소 인권분야에 관심이 많은 정치인으로 유명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보좌진 자리에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국회에서 일하면서 20대 국회 최초로 발의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한 땀 한 땀 직접 기안했고,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을 연구하여 노회찬 원내대표 명의로 대표발의하는 등, 국민의 세금으로 받는 월급에 부끄럽지 않은 공무원이 되고자 나름의 최선을 다했습니다.

2017년 12월, 국제인권 업무를 전담하는 법무부 인권정책과 사무관 공개채용 공고가 났고, 저는 드디어 국제인권 분야의 공익적 업무를 수행하면서 생계도 꾸릴 수 있는 자리가 났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습니다. 법무부에 원서를 접수할 당시, 노회찬 원내대표 본인 또는 의원실 관계자 그 누구도 제가 법무부에 원서를 낸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노회찬 원내대표께서는 사직을 만류하셨습니다.

저는 정치외교학과 행정학을 전공하던 대학교 시절부터 대한민국의 인권관련 정책과 법제도에 깊은 관심을 가져 왔습니다. 한 나라의 정책과 법제를 발전시키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중앙부처 공무원이 되어 국가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채용비리 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김진태 의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께서 의혹을 가지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께서 보시기에 제가 사무관이 되기에 완벽한 인재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적어도 제가 스스로의 꿈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공직에 채용될 수 있었다고 감히 자부합니다.

그러므로 저를 꿈을 위해 노력해  온 국민의 한 사람이자 대한민국 청년으로 생각해 주시고, 의혹을 거두어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간 블라인드 채용 도입 등을 통해 공정한 공무원 채용시스템 도입에 힘써 왔고, 이러한 노력이 저 개인으로 인해 의심받지 않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또한, 제가 스스로 선택한 이직으로 인해 노회찬 원내대표께서 뜻밖의 불명예를 입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긴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법무부 인권정책과 신유정 사무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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