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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유창선 칼럼] 청와대 대변인과 언론인

김의겸 대변인 임명을 보는 눈


대변인(代辯人). 어떤 사람이나 조직을 대신해서 말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정부에도 부처마다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이 있다.

그런데 정부 부처들의 대변인 제도가 만들어지면서 언론인 출신 인사들이 중용되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박정희 정부 시절이었다. 유신체제가 선포된 직후인 1973년, 박정희 정부는 정부 부처의 대변인제를 신설하면서 언론계 인사를 한꺼번에 13명이나 기용했다. ‘10월 유신’에 대한 국민의 반대를 억눌러야 했던 정권은 언론인을 통해 언론인을 통제하는 ‘이언제언’(以言制言)의 방법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 뒤로 지난 정부에 이르기까지 언론인의 정부 부처 대변인 기용은 흔한 일이 되어 왔고 청와대로까지 그 진출 영역이 넓어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이동관,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윤창중, 민경욱 대변인이 그 대표적 인물이었다. 이동관 홍보수석 시절에는 방송 앵커 출신인 박선규 제1 대변인, 김은혜 제2 대변인 체제가 구축되어, 그야말로 언론인 대변인의 전성시대를 맞기도 했다.

시대가 바뀌어 이제 ‘이언제언’의 필요성까지는 없더라도 언론인 출신 대변인은 정부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카드임에 분명하다. 언론인들과의 소통에 익숙할 것이고, 지명도 있는 인물인 경우 대중적 신뢰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이제는 청와대 대변인 기용 때마다 언론인들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곤 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우려의 측면 또한 간단하지는 않다. 본래 언론은 권력에 대한 감시를 책무로 하는 일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변인은 권력을 옹호하는 임무를 부여받는 자리이다. 두 역할은 서로 충돌하는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나쁜 권력의 대변인은 문제가 되지만, 좋은 권력의 대변인은 아무런 문제가 될 것 없다”는 논법으로 설명한다면 언론이 설 자리는 너무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겨레> 선임기자를 지냈던 김의겸 대변인의 기용에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순실 특종 보도’에 큰 역할을 한 그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입이 되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의견들이 많다. 하지만 오히려 그러하기에 청와대가 그를 앞에 내세우는 것은 절제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더욱이 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을 하던 시절에 줄곧 그의 편을 들어왔던 언론인이다. 2012년 대선정국에서 후보단일화 문제로부터 시작하여 야당 내의 계파 갈등, 다른 정당들과의 경쟁 등의 국면에서 일관되게 문재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었던 언론인이다. 논란이 촉발되는 지점은 바로 거기, 과거 대통령의 편을 들어주었던 언론이기에 청와대 대변인에 기용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 그런 광경을 많이 보았다. 종편에 나와서 정권의 편을 들어주던 논객들이 어느 날 정부 요직에 발탁되던 모습이 씁쓸하기만 했었다. 권력과 ‘편의 논리’가 작동하는 광경이었다.

김 대변인 개인으로서는 자신이 밀었던 대통령의 정부를 위해 소신껏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6개월 전에 퇴직을 했다는 정황 설명도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청와대의 책임은 또 다르다. 어쩐지 과거 정부에서 많이 보았던 장면, 아무리 익숙해졌다 해도 언론과 권력의 상호관계라는 관점에서 보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기에 문재인 정부에서는 종식되기를 원했다. 그 바람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착한 정권, 악한 정권을 불문하고권력과 언론의 창조적 긴장관계는 언제나 필요하다언론인들이 정치적 편의 논리에서 자유로워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걸릴 듯 하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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