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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유창선 칼럼] 통합에 정치생명 걸었다는 안철수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만약 전당대회에서 통합이 부결되면 나는 한국에서 살 수가 없다. 외국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당내 중재파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선(先) 대표직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옮겨진 얘기라 워딩이 그대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정치생명을 걸고 있음을 읽게 된다. 엄청난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여기까지 밀어붙여 왔는데, 만약 여기서 무산 된다면 정치를 그만 두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안 대표의 판단이 그러하다면, 그가 어째서 그토록 통합에 매달려왔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제 그에게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정치생명을 좌우하는 일이 되어버린 것이고, 그러니 누가 아무리 반대한들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좀 의아하다. 국민의당 입장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이 고려할 수 있는 여러 선택치 가운데 하나일 수는 있지만, 과연 그토록 절체절명의 일인지에 대해서는 선뜻 공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이라는 한방은 그토록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일 수 있을까. 안 대표는 누구도 풀지 못했던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단칼에 끊어낸 알렉산더 대왕이 되려는 것일까.

돌아보면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이렇게 키운 것도, 이제 그것을 해내지 못하면 외국으로 가야할 생각을 할 정도로 몰고 온 것도 안 대표 자신이었다. 당초 누구도 그에게 그처럼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류했지만 당 대표에 출마하며 외통수의 길로 들어섰던 것은 그 자신이었다.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지지율이 반등될 것이라 공언했지만 막상 달라진 것은 없었고 지방선거 필패의 위기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안 대표로서는 백약이 무효였으니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선거구도를 반전시키는 마지막 시도에 모든 것을 걸게 되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권유대로 1~2년 정치를 쉬면서 자신의 부족한 것을 채우고 연마했다면 장차 재기의 기회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없으면 당이 소멸될 것이라는 가상의 상황을 예언하면서 나섰고 지금 여기까지 와 버렸다.

이제 안 대표로서는 달리 길이 없을지 모른다. 진보층이나 호남에 대한 미련을 접고 보수층의 지지를 얻어,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층의 구심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리 생각하면 안 대표 자신으로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한 우향우는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며 자유한국당을 제3당으로 밀어낼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있는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의 활로가 그것 밖에 없다 하더라도 금도는 있는 법이다. 아무리 당 대표라 해도 정당정치의 기본은 지키면서 정치를 해야 한다. 2월 4일 치러지는 국민의당 전당대회는 전국 23곳에서 분산 개최된다고 한다. 당비 미납 대표당원들의 자격박탈로 전당대회에 참석해야 하는 정족수를 크게 줄인데 이어, 참석률을 높이기 위해 그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 장소에 모이지 않은 채 중계방송을 보면서 전당대회를 치르는 것은 한국 정당사상 전무후무한 일이다. 투표는 성원보고도 없이 진행되도록 했고, 찬반토론도 한 곳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게 되었다. 설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시대의 요청이며 지고지선의 것이라 해도, 절차적 정당성을 갖지 못하면 국민의 동의를 구하기 어렵다. 아무리 통합을 하고 싶어도 당헌과 당규상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면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순리이다. DJ도 대통령선거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자신이 만들었던 당을 포기하고 탈당하여 신당을 만들었던 일이 있지 않은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려고 규칙을 당 대표 마음대로 뜯어고치는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다. 통합에 찬성 의사를 표시한 4만 5천명 가량의 당원들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편법과 변칙으로 점철된 지금의 광경이 전체 국민들의 눈에 어떻게 비쳐지고 있는가를 돌아볼 일이다. 바른정당과 통합하는 일이 독립운동으로 나라를 구하는 일도 아닐진대,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인지 알 길이 없다.

국민의당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정치를 정치로 풀지 못한 데도 원인이 크다. 애당초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소통을 통해 만들어가려 하지 않고 밀실에서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이면서 그에 대한 불신과 반감은 더욱 격해졌다. 통합을 하지 않겠다던 공언을 거듭 뒤집으면서 정치적 신뢰는 무너졌다. 가장 정치적인 문제를 반(反)정치적으로 접근한 결과가 분당 직전의 상황이다. 오죽하면 통합의 파트너인 유승민 대표가 "정치하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는 충고를 안 대표에게 했겠는가.

자신의 정치생명이 달려있으니 통합 행보를 되돌릴 수 없다면, 안 대표는 이제라도 정치적 해결의 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해서는 출당 조치를 통해 자유로운 몸으로 풀어주는 것이 정치적 도의이다. 함께 국민의당을 만들었을 때와 입장이 바뀐 것은 안 대표이지 비례대표 의원들이 아니다.

정체성이 달라서 바른정당과는 도저히 같이 할 수 없다는 의원들을 강제로 끌고 가겠다는 것은 정치적 폭력이다.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정치를 할 수 있어야지 그들을 인질처럼 다룰 일이 아니다. 안 대표가 책임지고 정치적 도의에 맞게 매듭지을 일이다. 설혹 비례대표 의원들을 강제로 끌고 간들 그들이 통합 신당 안에서 사사건건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면 통합의 효과에도 찬물이 끼얹어질 것이다.

그럼에도 비례대표 의원들을 출당시켜주면 통합반대파의 제4신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 불안해서 주저한다면 명분없는 행위이다. 안 대표가 언제나 강조해온 것이 다당제 아닌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강제로 하나로 묶으려 하고 또 하나의 당을 만들지 못하도록 막으려 하는 것은 다당제론자로서 취할 태도는 아니다. 더 이상 서로가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들을 연출하지 말고 정치적 해결을 통해 각자 갈 길을 가는 것이 순리이다. 통합 작업이 계속 국민의 외면과 냉소 속에서 진행된다면 안 대표 자신이 다당제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소멸시키는 주역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달리던 자전거를 멈추면 쓰러진다는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자전거가 달리고 있는 길이 어떤 길인가를 생각하는 일이 필요해 보인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슈] 與, 악재로 작용한 ‘이재명’...‘자진탈당 대치’ 최대 위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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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타협의 길① 독일 하르츠 개혁...사민당 슈뢰더 총리, 친기업적 정책노선 펴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2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한 자리에서 독일의 하르츠 개혁과 네덜란드 바세나르 협약을 언급하며 저성장 고실업의 위기를 극복할 ‘사회적 대합의’의 성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앞에 놓인 길은 쉬운 길은 아니다. 이에 국내외의 주요 사회적 합의 경험을 돌아보고 새로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과제를 살펴보는 기획을 시작한다. 첫 번째 순서는 독일의 하르츠 개혁이다. 독일 자동차회사 폭스바겐의 노동이사였던 페터 하르츠의 이름을 딴 ‘하르츠 개혁’은 1990년대 10% 내외로 치솟았던 독일의 높은 실업률을 잡기 위해 2003년부터 3년간 추진된 노동시장 개혁방안이다. 한국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하르츠 개혁을 모범으로 삼아 노동시장 구조를 바꾸려 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도 올해 신년연설에서 이를 언급한 일이 있었다. '어젠다 2010'으로도 불리는 하르츠 개혁은 실업자 지원 중심의 독일 복지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혁해 침체에 빠진 독일경제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사회적 합의 과정보다는 개혁의 과단성과 일자리 수 증가에 초점이 맞춰져 언급된다. 결과적으로 하르츠 개혁은 실업자 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반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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