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무너지고 사립학교 보내는 천박한 미국식 모델 따라가”

도올 김용옥 선생[사진=폴리뉴스DB]
▲ 도올 김용옥 선생[사진=폴리뉴스DB]
[폴리뉴스 정찬 기자] 도올 김용옥 선생은 12일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 등의 교육정책에 대해 “교육을 그냥 풀어만 주면 그게 진보라고 얘기하는 것인데 이것은 교육 자체를 다 포기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용옥 선생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신년대담에서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이 주입식에서 벗어나 학생 개성 존중을 위해 대학처럼 고교학점제 등을 도입키로 한데 대해 이같이 말하고 “지금 그게 말이 되는 얘기냐. 기본적으로 중고등학교라고 하는 것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문법을 가르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입국은 공교육에 대한 공적인 논리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걸 착각해 공교육의 대전제는 접어놓고 학생 개개인의 개성을 발현시켜줘야 된다든가 그들의 체험을 충실하게 한다든가 한다”며 “지금은 그게 아니라 민주주의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시민을 어떻게 교육시키느냐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교실이라는 건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학우들과의 공적인 장이다. 공적인 장에서 자기가 있는 시간 동안은 그들과 협동하고 선생님과 협동해가면서 교육을 받아야 되는 피교육자의 자세가 있어야 된다”며 “그렇지 않고 (협동하지 않는) 그런 애들은 어울릴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김용옥 선생은 “(교육현장에서) 권위주의는 나쁜 거지만 권위는 보장될수록 좋은 것”이라며 공교육의 자유의 개성존중의 방향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금 내가 보기에는 조선조로부터 내려온 서당 교육이라든가 이런 것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강의 중심이면 꼴 보수라 하면서 세미나식으로 하고 체험학습으로 하고 현장학습으로 간다고 그러면서 빙빙 놀고 다닌다”며 “기본적으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강의를 통해서 민주시민사회의 기본적인 원리인 인의예지라고 하는 것은 강의를 해 줘야 된다. 가르칠 것을 가르쳐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각종 활동들을) 다 평가한다는 건 불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아리 활동, 스펙, 경험 등을 가지고 대학입시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 “그것은 보조자료다, 그런 보조자료를 가지고 (입시를 결정하는 것은) 왜 주객의 문제를 (전도하고), 큰 문제를 흔들고 앉아 있다”며 “선택과목을 한다는 것도 그게 말이 안 되는 게 그러면 주제가 세분화되고 그렇게 되면서 학생들의 지식의 폭이 점점 협소해진다”고 주장했다.

자유로운 방식의 미국 공교육의 수시입학 등 제도를 우리가 도입한 데 대해서도 “미국 공교육은 절대 성공하지 않았다. 미국 공교육이 지금 최하다. 다 실패했다, 미국 교육이라는 게  퍼블리치 스쿨 가면 마약하고 술 먹고 공립학교는 다 무너졌다”며 “그래서 사립학교를 가는 거다. 공교육이 무너져가는 미국인데 그 미국의 모델을 보고 우리가 오히려 그걸 지금 따라가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미국의 민주주의 교육이라는 건 이미 파산 선고가 났다”며 “우리는 인문주의의 이 찬란한 몇 천 년의 전통이 있기 때문에 아직도 도덕이 살아 있고 우리 젊은이들은 아직도 어른에 대한 존경이 있고 이렇게 좋은 나라에서 어찌 그렇게 천박한 교육의 현실을 따라가려고 하느냐”고 질책했다.

또 창의력 교육을 강조하는데 대해서도 “기본을 안 가르치고 창의력을 가르치겠다? 이게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고교 교육을 짜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만드는 교육 가지고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 애들은 선생이나 장관보다 훨씬 더 자기 인생을 자기 스스로 창의적으로 해 나갈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을 무시하지 말고) 그들에게 맡겨두라. 기본만 가르쳐주고 여유를 주라”며 “그런 것이 결국은 우리나라를 망치고 국력을 지금 훼손시키고 있다. 문법만 가르쳐놓으면 그걸 가지고 자기들이 활용하면서 자기들이 창의력 있게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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