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실적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거론되는 ‘3대 위기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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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석 사장, “당면한 위기 돌파하려면 새로운 의사결정 해야”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미국에서 열리는 ‘CES 2018’ 공식 개막 하루 전인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글로벌 IT 시장에서 현재의 위치를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며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무려 53조6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만들어냈지만,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여전히 위기의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이 위기의 신호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하만 등과 같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의 부재 ▲미래에 대한 전략적 계획의 부재 ▲인사 등 내부 의사결정의 지체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만 등과 같은 대규모 M&A의 부재

    하만 인수 사례 처럼 삼성전자가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수 있는 대규모 M&A가 최근 사라졌다. 

    이를 위기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총수 부재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슈퍼 호황의 견인차인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국의 견제와 추격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출시나 마케팅 같은 일상 경영 활동은 전문 경영인에 의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지만, 문제는 M&A 처럼 대규모 투자가 전제되는 전략적 결정이라 할 수 있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3월 9조20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의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업체로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 올라서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 같은 전략적 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수감 이후 사실상 멈춰버렸다. 

    글로벌 IT 공룡들이 활발한 M&A로 인공지능(AI)·증강현실(AR)·가상현실(VR)·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인재와 사업 역량을 부지런히 확보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미국에서 열리는 ‘CES 2018’ 공식 개막 하루 전인 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글로벌 IT 시장에서 현재의 위치를 언제든 위협받을 수 있다”며 “당면한 위기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의식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특히 “큰 규모의 M&A를 하려면 회사 전체의 컨센서스(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제대로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 대한 전략적 계획 부재

    최근 삼성전자 내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중장기 투자 계획을 수립하는 전략적 결정은 사실상 올스톱된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장기 호황 이후엔 무엇이 삼성전자의 성장을 책임질 것이냐도 미지수다.

    반도체 사업을 겨냥해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것도 삼성전자엔 큰 부담이다. 

    국가적 차원의 자원·역량 총결집을 통해 단기간 내에 산업 경쟁력을 급속히 끌어올리는 중국식 발전 모델인 ‘산업 굴기’로 인해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분야에서도 큰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사 등 내부 의사 결정의 지체

    이 부회장 구속으로 한동안 정체됐던 그룹 인사가 지난해 10월 말부터 다시 시작돼 삼성전자와 SDI·전기·디스플레이·SDS 등 전자 계열사들이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고,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중공업, 제일기획,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엔지니어링 등도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지난 9일 삼성물산이 건설·상사·리조트 등 3개 사업부문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가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삼성물산을 포함해 사장단 인사가 난 계열사들을 보면 50대 사장으로 ‘세대교체’ 원칙이 적용됐다.

    젊은 피 수혈과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인사 원칙이 그룹 전체를 관통해 적용된 셈이다.

    하지만 금융 계열사의 인사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가 지난해 10월 31일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두 달 넘게 사장단 인사가 진행형인 셈이다.

    그룹 사령탑 역할을 해온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일사불란함과 신속함을 특징으로 하던 ‘삼성식’ 인사 스타일이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삼성그룹에서는 미전실 주도 아래 전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를 한꺼번에 했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인한 업무 추진이 절실해지는 때”라며 “좀 더 빠른 의사 결정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고 전략적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형 기자 jaypark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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