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홈술’ 문화 확산…'만원에 12캔' 가성비 승부

대형마트 맥주 진열대에 다양한 수입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형마트 맥주 진열대에 다양한 수입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해선 기자] 올해 주류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맥주시장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한 해였다.

‘혼술’과 ‘홈술’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으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수입맥주와 더불어 다양한 수제맥주와 새로운 주종인 발포주까지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만족시키고 있다.

수입맥주 전성시대…3분기 기준 맥주수입량 50%↑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맥주 수입액은 2억168만6000달러로 작년 동기간 대비 50.1% 증가했다. 또한 1~11월 이마트에서 수입맥주를 구매한 소비자는 생수 구매자의 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마트 수입맥주 구매자는 생수 구매자의 76%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82%로 상승한데 이어 올해 연말에는 이를 뛰어 넘을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매출 부분에 있어서도 지난해 이마트 수입맥주 매출은 소주를 뛰어 넘었으며 올해는 국산맥주까지 따라잡아 전체 주류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취급 맥주의 브랜드도 2년 전보다 2배 늘어난 500여 종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수입맥주의 인기에 발맞춰 국내 주류업체들도 수입맥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1일 호주 라이온사의 맥주 ‘포엑스 골드(XXXX GOLD)’의 판매를 시작한데 이어 롯데주류는 내년 1월부터 ‘밀러라이트’와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를 국내 독점으로 유통·판매할 예정이다.

“만원에 12캔”…가성비 끝판왕 ‘발포주’ 등장

올해 전 산업계에서 ‘가성비’가 성공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맥아함량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높인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했다.

맥아 함량을 10% 미만으로 낮춤으로써 맥주에 매겨지는 주세(72%)가 아닌 기타주류의 주세(30%)가 적용된 필라이트는 국산 맥주와 비교해 40% 이상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출시 초기부터 품절사태를 겪으며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필라이트는 가정용으로만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6개월 만에 1억 캔 판매를 돌파했다.

필라이트의 선전으로 내년에는 하이트진로 맥주부문의 오랜 적자구조를 탈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맥주 공장 한 곳을 매각할 계획인 만큼 수익성은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정욱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필라이트의 매출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필라이트와 레귤러 맥주 매출 성장으로 2018년에는 50%를 상회하는 맥주 가동률을 달성,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롯데주류, 3분기 마케팅 비용증가에 ‘적자 전환’

롯데주류는 지난 6월 ‘소맥’ 애호가를 겨냥해 레귤러 맥주 피츠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여름 성수기와 제2공장 완공에 맞춰 출시한 피츠는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나 시장 안착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제품 마케팅 비용 상승과 2공장 가동비용이 추가되며 3분기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은 2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의 실적 악화 폭이 빠른 시일 내에 크게 축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3분기에 비용이 집중된 후 4분기 비수기를 맞게 되면서 주류 부문 수익이 나빠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상쇄하는 음료부문의 이익 개선이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마케팅 비용과 감가상각 부담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맥주시장의 신흥강자 ‘지역맥주’…소비자 ‘취향저격’

2014년 맥주 양조유통에 관한 주세법 개정 이후 소규모 양조장이 만든 맥주의 외부유통이 가능해지고 지난 2월 편의점 등 일반소매점에서의 판매가 허용되면서 올해 맥주 시장에는 지역명을 단 수제맥주들이 대거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지역맥주 소개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국내 최초의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는 올해 전년 동기대비 850% 매출이 급증했다.

특히 지난 7월 열린 청와대 기업인 간담회에 강서맥주와 달서맥주가 만찬주로 등장, 전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판매량은 껑충 뛰었다. 실제 홈플러스에서 7월 국산 병맥주 판매 순위에서 강서맥주와 달서맥주는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역맥주의 인기 비결은 소규모 양조장이 각자의 공법으로 제조한 다양한 맛의 수제맥주들이 새로운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다양한 국산 수제맥주가 출시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보여진다”며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통해 침체되고 있는 국산 맥주시장의 활기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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