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이 녹조로부터 안전해진 이유…고도정수처리

ISO22000 인증 획득
▲ ISO22000 인증 획득

[폴리뉴스 김정훈 기자] 서울시가 아리수정수센터에 오존과 숯으로 한 번 더 거르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춘 이후 녹조로 인해 발생하는 냄새 유발 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해, 녹조로부터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지난 2010년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이 들어선 이후 7년 여 동안 그 효과를 분석한 결과 ▴조류로 인한 맛·냄새 유발물질 완벽히 제거 ▴소독부산물 감소 ▴염소농도 감소 등의 효과가 나타나 더 건강해지고 맛있어진 수돗물 아리수를 생산․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2011년 11월 한강 상류에 조류가 발생했을 때, 또 2012년 8월, 2014년 8월, 2015년 6월 수온이 높은 시기에 한강에 조류가 대량 발생했을 때 고도정수처리시설이 도입된 정수센터에서는 조류로 인한 냄새물질을 100% 제거하는 등 기존의 표준정수처리에 비해 월등히 좋은 효과가 거둔 바 있다.

또 고도정수처리로 염소 사용량이 31%(0.48ppm⇒0.33ppm) 감소되었을 뿐만 아니라 잔류염소 유지력은 표준정수처리보다 3배 이상 증대돼 적은 양의 염소를 투입하면서도 각 가정의 수도꼭지에는 수돗물 안전에 필요한 0.1ppm 이상의 염소가 남아있게 되어 안전성은 증가하고, 염소 냄새가 대폭 줄어들어 수돗물 맛은 향상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또 트리할로메탄 등 소독부산물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한강 상류에 127일 동안 조류주의보가 발령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돗물 ‘아리수’는 고도정수처리과정에서 맛․냄새 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했다고 밝혔다.

고도정수처리시설 전경(강북)
▲ 고도정수처리시설 전경(강북)

고도정수처리는 기존 표준정수처리 공정에 오존 소독과 입상활성탄(숯)으로 한 번 더 걸러주는 공정을 추가한 것으로, 조류(藻類)로 인해 발생하는 흙(지오스민, Geosmin)·곰팡이냄새(2-MIB) 유발물질과 소독부산물 등 미량유기물질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고도정수처리 과정은 ①염소보다 소독력이 우수한 오존이 산화작용을 일으켜 물속에 있는 큰 유기물을 작은 유기물로 분해하고 ②병원성 미생물을 제거한 다음 ③지름 0.8㎜ 정도의 입상활성탄(숯)에 뚫려 있는 아주 미세한 구멍(머리카락의 굵기의 1/50,000)으로 오존 처리한 수돗물에 남아있는 유기물질을 완벽하게 흡착해 남아있는 맛․냄새 유발물질을 모두 제거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0년부터 영등포정수센터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6개 아리수정수센터에 고도정수처리도입을 완료한 바 있다. 

서울시민, ‘정수기보다 미네랄이 풍부한 건강한 물 아리수’ 마신다

또한 오존과 숯으로 한 번 더 거르는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생산․공급되는 수돗물 아리수는 정수기보다 미네랄이 풍부해 인체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에서 2012년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수질검사를 한 결과 수돗물 ‘아리수’가 역삼투압식 정수기보다 미네랄 함유량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칼륨과 칼슘 등 무기물을 지칭하는 미네랄은 사람의 몸에 꼭 필요한 5대 영양소 중 하나이며, 특히 뼈의 형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성장기 아이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서울시는 2012년부터 수돗물 ‘아리수’의 건강함과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건강하고 맛있는 물’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건강하고 맛있는 아리수의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 의해 서울 수돗물을 평가한 결과 올해 상반기에 달성률이 97.2%에 이르는 등 평가가 처음 시작된 2012년보타 10.3%p가 향상되었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는 더 건강해지고 더 맛있어진 것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건강 항목인 미네랄은 100%를 달성했으며, 탁도는 99% 이상, 총유기탄소는 83%를 달성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조류(녹조)로 인해 발생하는 냄새 유발물질인 2-MIB와 지오스민(Geosmin)이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 이후 100%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이런 엄격한 수질 및 공급 관리를 통해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의 생산 및 공급 전체 과정이 국제표준기구의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 ISO22000 인증을 획득했다. 체계적인 위생관리와 식품안전관리 등을 통해 아리수가 엄격하고 깐깐하게 생산․공급되고 있음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ISO22000은 국제표준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tandards)에서 개발한 식품안전경영시스템으로 식품의 생산 및 제조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 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국제 표준 규격으로 엄격한 위생관리와 제품 안전성이 보장돼야 획득할 수 있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가 이 까다로운 국제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가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08년 세계적인 수질분석기관인 UL(미국보건협회 안전시험소)과 NSF(국제위생재단)의 167개 수질검사 결과 ‘미국 EPA(환경보호청) 먹는 물 수질기준 적합’ 판정을 받았다. 또 2009년 UN공공행정대상 수상, 2010년 아시아물산업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아리수가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로 엄격한 수질관리를 꼽는다. 서울시는 법정 수질검사항목인 60개보다 많은 170개 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통해 세계적인 수질의 아리수를 생산하고 있다. 참고로 해방 이전에 수돗물의 수질검사 항목은 14개에 불과했으며 1989년에도 법정 수질검사 항목은 28개였다. 이후 법정 수질검사 항목이 2000년에 47개로, 2017년에는 60개로 늘었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와 별도로 자체 감시항목을 늘려 2000년에 86개 항목에 대해 수질검사를 진행했으며, 2014년에는 163개, 2016년부터는 170개 항목에 대해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엄격하게 수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오존발생 및 분배시설(영등포)
▲ 오존발생 및 분배시설(영등포)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이처럼 건강한 수돗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또 각 가정의 수돗물 수질도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각 가정의 수돗물 수질을 무료로 검사하는 정책도 지난 2008년부터 국내 최초로 진행 중이다. 매년 30만 가구의 수돗물 수질을 무료로 검사하는 ‘아리수 품질확인제’는 ▲일반세균으로부터 안전성 여부를 측정하는 잔류염소 검사 ▲수도배관의 노후도를 진단할 수 있는 철, 구리 검사 ▲수돗물의 깨끗함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탁도와 pH(수소이온농도 지수) 검사 등 총 5개 항목에 대한 수질검사를 진행한다. 서울시 다산콜센터(120번)나 거주지 관할 수도사업소,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http://arisu.seoul.go.kr)으로 신청하면 아리수 품질확인제를 통해 무료로 수질검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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