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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이슈

[이강윤 칼럼] 우병우와 공수처

구속영장 발부가 곧 유죄확정은 아니지만, 결국, 그리고 마침내 그가 구속됐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검찰의 세 번째 영장청구만에 2017년 12월 15일 새벽 1시경 구속 수감됐다.

‘정치검찰’ 오명, 우병우 구속과 함께 종식돼야

참 질기고도 질겼다.
우병우라는 이름 석 자에는 꼭 따라다니는 말이 몇 가지 있다. 소년 등과, 검찰 입직 후 줄곧 선두를 달린 엘리트, 노무현 전 대통령 담당검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총애와 파격적 승진, 오만불손, 독불장군, 레이저 시선, 일 하나는 똑부러지게 잘 한다는 소문(무슨 기준에 따른 것이며, 확인할 길은 없지만)…등등이 그것이다.

거칠 게 없던 우 전 수석의 구속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개인적 소회야 사적인 것이니 접는다 해도,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그간 우리 검찰을 오랫동안 짓눌렀던 질곡도 그의 구속과 함께 끝나야 한다는 것이다. 즉, 청와대를 등에 업고 부린 호가호위, 맹목적 출세욕, 권세에 눈이 먼 ‘정치검찰’, 권력의 사유화 등이 그것이다. ‘우병우’로 상징되던 무소불위 정치검찰에 대한 기나긴 수사와 다섯 차례의 소환 및 구속이 검찰 오욕의 역사를 끝내고 새 시대로 넘어가는 ‘마지막 항암치료’가 되길 바란다.

촛불이 없었다면 과연 가능했을까

촛불이 없었다면 박근혜 김기춘 우병우 등의 구속이 과연 가능했을까. 작년 10월 24일 저녁 8시, JTBC의 ‘최순실 태블릿컴퓨터’ 보도 이후 거대한 압축프로그램 파일이 한번에 좍 풀려나가듯 펼쳐진 가공할 만한 사건들과, 광장을 가득 메운 처절한 외침들…. 생각할수록 지난 1년이 오싹하고, 아슬아슬하고, 뭉클하다. 

이제 나란히 영어의 신세로 전락한 ‘레이저 오누이’는 영창 안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주권재민’의 참 뜻을 진지하고 겸허하게 되새겨야할 것이다. 자신들은 “억울하게 탄압받는 정치범”이라며 앙앙불락들 하겠지만….

완전히 독립적인 사정기관, 공수처는 시대적 요구

아울러, 차제에 검찰개혁이 본 궤도에 오르기를 촉구한다. 가장 확실하고도 분명한 개혁방안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이다. 공수처를 통해 권력형 비리와 거악을 척결하는 사정기관의 새 지평이 열려야 한다. 지난 수 십년 간 각종 정치사건의 고무줄 수사와 검찰권력의 자의적 행사를 봐오면서, 민주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저간의 과거사에 대한 재수사를 지켜보면서 공수처의 필요성은 시대적 흐름이자 요구임이 확인되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핵심인 양 주장하며 “공수처 결사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다분히 반대를 위한 반대이자,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한 발목잡기성 훼방이라고 여겨진다. 분명히 얘기하지만, 검경 수사권조정과 검찰개혁은, 비유컨대 축구와 농구처럼 차원이 전혀 다른 별개 문제다. 둘을 섞음으로써 본령인 검찰개혁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를 명백하게 인식해야 한다.

검찰 목에 감긴 목줄, 스스로 끊어내야

검찰개혁을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정치로부터의 독립’과 ‘자정’이다. 이 둘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하나로 묶여있다. 정치로부터의 독립은 방점이 정권에 찍힌다. 반면, 자정은 검찰 내부의 몫이다. 그러나 검찰 스스로 ‘권세로부터의 유혹’을 털어내지 못하면 검찰은 결국 정권에 예속돼 자기 목에 감겨있는 목줄을 벗을 수 없다. 과거 정치검찰 오욕의 역사가 이를 웅변하고 있다. 정권에 예속되는 순간 검찰은 정권의 시녀이자 청부업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필자는 지난 칼럼들에서 “적폐청산의 주체는 검찰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국민과, 국민을 대리하는 국회의 몫”임을 강조한 바 있다. 지금 적폐청산 수사로 통칭되는 일련의 조사와 수사는 적폐청산의 본류가 아니라 불법행위에 대한 ‘뒤늦은 수사’다. 미진했거나 잘못됐던 것을 바로잡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최종 목표는 뒤틀린 채 고착된 정치-사회-경제의 구조를 바로잡아 펴는 것이다. 박근혜 최순실 우병우 김기춘 등에 대한 기소와 재판은 적폐청산의 일각이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동경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

검찰개혁 및 공수처 신설과 관련, 이웃 일본에서 귀감으로 삼을 게 한 가지 있다. 썩디 썩은 일본 정계와 사회지만, 그래도 일본 국민들은 ‘동경지검 특수부’의 수사만큼은 전폭적으로 신뢰한다고 한다. 곧고 바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간판을 내린 우리의 ‘대검 중수부’가 동경지검 특수부를 모델로 만들어진 조직이었다. 중수부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몇몇 정치적 사건에서 중대한 과오를 저지르는 바람에 결국 여론의 비판에 무릎을 꿇고 간판을 내렸다. 대안은 ‘정치권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인’ 사정기관, 즉 공수처 신설이다. 국회에서 곧 논의될 공수처가 동경지검 특수부처럼 정의와 신뢰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 12월 15일 새벽, 구치소로 향하는 우병우 전 검사의 사진을 보면서 공수처를 생각한다. (이강윤. 언론인)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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