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경쟁력 확보 위해 원가절감 등 자구계획 이행 가속화

현대중공업이 최근 초대형 광석운반석 등을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14년 폴라리스쉬핑에 인도한 초대형광석운반선(VLOC)의 모습.<사진=현대중공업 제공>
▲ 현대중공업이 최근 초대형 광석운반석 등을 잇따라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해 지난 2014년 폴라리스쉬핑에 인도한 초대형광석운반선(VLOC)의 모습.<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올해 한국 선박 수주량은 지난해 대비 거의 4배 가까운 성적을 거둬 선전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수주절벽에 시달려 왔던 영향 때문에 조선업계가 당분간 어려움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올린 수주 계약이 매출로 이어지는데 2∼3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앞으로 1~2년 간 ‘가시밭길’
 
최근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액 6조4886억 원, 영업흑자 717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4분기에만 56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올 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고 공시한 것이다. 올해 수주 실적을 74억 달러, 내년은 77억 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2017년 연간 기준으로 매출액 7조9000억 원, 영업적자 49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내년에는 매출액 5조1000억 원, 영업적자 24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4분기 5600억 원대의 영업적자를 내는 것은 지난해 수주 급감 상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 올해 4분기부터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가 5억 달러(목표 53억 달러)에 그쳤다. 목표치를 10%도 못 채웠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시점이 지연되면서 2018년 조업가능 물량이 급감했고, 구조조정 실적도 당초 목표에 미달했다”며 “최근 2018년 사업 계획 수립과정에서 이로 인한 영향을 평가한 결과 2017년 4분기와 2018년에 적자가 전망돼 이를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역시 비슷한 처지다. 연간 수주액은 2013년 273억 달러에서 2014년 198억 달러, 2015년 145억 달러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한 뒤 조선업 불황에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는 83억 달러까지 급감하며 최악의 수주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유가상승과 글로벌 업황개선 등으로 올해 들어 수주실적이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올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는 10월말 기준으로 78억2100만 달러가량 수주해 올해 목표(75억 달러)를 달성했다. 11월 수주분을 감안하면 목표액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미포조선은 10월말까지 수주액이 19억9200만 달러를 기록해 올해 목표액인 16억 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1~3분기 누적 매출 8조6087억 원, 누적 영업이익이 1조945억 원을 기록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자구책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는 영업활동이 아닌 자산매각 등이 흑자 요인으로 작용해 대우조선해양이 확실히 경쟁력을 회복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특히 올해 신규수주에서 25억7000만 달러를 기록해 대우조선해양은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조선업이 내년도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이뿐만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이 완성한 시추선(소난골)은 2년 넘게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올해 하반기 확정된 강재가격 인상(톤당 5만 원 인상)은 조선업계 전체에 피해가기 힘든 비용 증가 요인이다. 내년 초엔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추가적인 강재가격 협상도 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있는 셈이다. 선박가격 중 강재가격 비중은 20~30% 가량이다. 

이 같은 어려움이 예상되자 정부는 향후 1~3년 내 조선업 불황을 견디기 위한 신규 수주 및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본격화한다.

이는 당분간 어렵지만 조선업 총 발주량이 2019년께 중소 탱커·컨테이너선을 시작으로 2022년께 대형·고부가선박까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해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는 내년 초 주요 정책과제 및 프로젝트를 포함한 ‘조선산업 혁신성장 추진방안’을 발표한다. 

‘공공발주’ ‘경쟁력 강화’ 등 정부대책 실행 본격화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조선업 현황 및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세계 조선 발주량 전망.<자료=산업통상자원부>
▲ 세계 조선 발주량 전망.<자료=산업통상자원부>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향후 총 발주량은 2022년께 2011~2015년 수준인 4230만CGT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박별로 대형·고부가선박은 2022년께, 중소 탱커·컨선은 2019년께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향후 대응 방안으로 1~3년의 불황을 견디기 위한 신규 수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단기 과제로 수주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가절감 등 자구계획 이행을 가속화한다. 

또한 수주절벽 대응을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금융지원을 통한 국적선사의 발주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친환경 선박 전환 보조금 사업을 통해 내년에 1~3척의 노후 선박 조기 폐선 및 친환경·고효율선박 신조 지원한다. 

LNG추진선 발주 시범사업 등 공공부문 발주 확대로 실질적인 수주지원에도 나선다. 해수부는 보유 중인 관공선 1척을 LNG추진선으로 도입한데 이어 2021년까지 연간 1~2척식 총 9척의 LNG 연료추진선을 발주한다. 포스코는 18만 t급 벌크선을 고망간강(자체개발) LNG탱크 탑재 LNG추진선으로 건조 추진 중이다. 

중장기 과제로 기술개발 등을 통해 초대형 상선, LNG선, 해양플랜트 등 주력 선종별 특화된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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