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동북아 평화의 운명적 동반자”, 시 “방향 정확하게 잘 잡아 추진력 발휘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북대청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국민의례를 앞두고 서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북대청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국민의례를 앞두고 서있다.[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관련 “역지사지(易地思之)”를 강조하며 중국의 이해를 강조했고 시 주석은 이에 “중-한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관건적인 시기에 처해 있다”는 말로 사드 배치가 중국의 전략적 이해를 침해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사드 배치 이후 한중 관계가 악화된 상황과 관련 “양국이 최근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역지사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됨으로써 그간의 골을 메우고 더 큰 산을 쌓아나가기 위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역사적으로 한-중 양국은 서로 문호를 개방하고, 교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을 때 공동의 번영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며 “관왕지래(觀往知來)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고,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저는 양국이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운명적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시켜 발전시키고, 평화·번영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는 아름다운 동행의 새롭고 좋은 첫 발걸음을 함께 내딛길 기대한다”며 “정상회담이 그간 우리 양국과 양 국민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통해 이룩한 성과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가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시 주석은 말과 행동에서 매우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며 “저는 개인은 물론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양 정상 간의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양국 간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반을 단단하게 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생태환경 발전과 같은 가치를 제시하신 것을 보면서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사람이 먼저’라는 저의 정치철학과 ‘국민이 주인인 정부’라는 국정목표와도 통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미래성장 동력을 함께 마련하고,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분야의 협력 사업들을 추진해 나가길 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동북아는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공동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시진핑 “한중관계 발전방향 정확하게 잘 잡아 추진력 발휘해 달라”

문 대통령에 앞서 시진핑 주석은 모두발언에서 “중한 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관건적인 시기에 처하고 있다”며 한국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북한 핵문제를 고려한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도 시 주석은 “우호적이고 가까운 이웃 협력자로서 지역 평화 수호와 공동 발전 촉진하는 면에 있어서 광범위한 공동 이익과 넓은 협력의 비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한국과 관계를 중요시하고, 문 대통령과 전략적인 소통과 효율을 강화하면서 양측 이익을 심화시키고,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방향을 정확하게 잘 잡아 중-한 관계 발전할 수 있도록 추진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고 한국의 향후 외교적 선택이 중요함을 얘기했다.

나아가 그는 “지금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 관계는 후퇴를 경험했다. 나는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상호 존경과 신뢰에 기초해 우리가 추구하는 더 나은 길을 닦아서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시 주석은 “중국은 어제가 남경대학살을 추모하는 기념일이었다. 한국에서 그 행사가 중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대사를 참석시켜 준 점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며 남경대학살 추모 기념일 행사에 노영민 주중대사를 참석시킨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 “한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중국은 2022년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 두 나라는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 협력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 올림픽 조직과 준비, 중계, 스포츠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