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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민주당-국민의당의 협치는 불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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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예산안 통과가 계기가 되기를


    새해 예산안이 지난 6일 새벽 국회를 통과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산안 통과가 가능했던 것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관계가 불편했던 두 당 사이에 이루어진 협치의 모습이었기에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통령선거가 끝난 지 이미 반년도 넘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는 깊은 골이 패어있던 것이 사실이다.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였지만, 서로가 상대를 자유한국당 보다도 더 싫어하는 정서가 작동해온 것이 현실이었다. 지난 대선까지 워낙 경쟁이 치열했기에 이론으로만 설명할 수 없었던 무엇이 자리해왔던 터였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민주당은 국민의당과의 협치에 그다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왔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계속되면서 굳이 마음에도 들지 않는 야당과의 협치에 공을 들이지 않아도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읽혀졌다. 만약 집권 초 내각 구성을 할 때, 청와대나 여당이 정치색이 적은 장관 한 두 자리 정도는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에게 추천을 의뢰했더라면 여야 관계는 훨씬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나 여당은 굳이 그런 불편함을 감수할 생각이 없는 듯이 보였다. 그냥 자신들끼리 해나갈 수 있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뻔히 결과가 내다보이는 행보일 수밖에 없었다. 여소야대의 국회 환경에서, 더구나 자유한국당의 막무가내식 반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과반수 표라도 얻기 위해서는 국민의당과의 협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였다. 121석으로는 무엇 하나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예산안은 통과되었지만, 앞으로 각종 개혁입법의 과제들은 어찌할 것인가. 자유한국당이야 도리가 없더라도, 이제라도 국민의당과의 관계에 있어서 협치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집권여당으로서의 지혜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도 개혁을 위한 당연한 책무이다.

    하지만 두 당 사이의 협치 여부와 관련하여 사정이 한층 복잡한 것은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내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당과의 협치 여부에 대해 상반된 시각이 엇갈려 있는 상태이다. 현재 당을 이끌고 있는 안철수 대표는 민주당을 자유한국당과 동일한 반열인 ‘양극단’으로 규정하면서 ‘민주당의 제2중대’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시종 강조해왔다. 민주당이 아닌 바른정당과 손잡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안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한지 100일이 지났지만 그의 이같은 노선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시종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며 독설을 꺼내곤 했던 그의 노선은 국민여론으로부터 국민의당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 결과 국민의당은 지지율 추락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이 야당인 이상, 더구나 민주당에 흡수되는 일을 막고 다당제를 지키겠다고 하는 이상, 야당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노선의 합리성이 준수되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인사 난맥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야당으로서 강력한 견제를 해야겠지만, 적폐청산과 제도개혁 같이 국민 대다수가 원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야당이 되는 방향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문재인 정부를 향해 안 대표의 입에서 나왔던 날선 얘기들은 그가 ‘문재인 트라우마’에 갇혀있다는 시선을 받아온 것이 현실이다. 대선이 끝난지 반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마음을 풀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안 대표의 당초 공언과는 달리 국민의당의 지지지율이 오히려 더 하락한 데는 그러한 노선이 민심으로부터 외면당한 탓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의 지도 노선은 시대정신을 읽지 못해왔다. 촛불시민혁명은 한국현대사에서 몇 안되는 역사적인 사건이었기에, 우리 정치는 촛불 민심의 자장권 안에 오랜 시간 자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흐름 속에서 적폐청산과 개혁에 대한 의지를 의심받는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국민의당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문제는 그에 비하면 방법적이고 기술적인 문제이다. 민심과의 유리를 자초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일 수 있다. 민심을 얻을 수 있는 보다 합리적인 노선이 당의 중심에 서야 한다. 적폐청산과 나라의 개혁을 원하는 국민 다수의 마음을 받들어 여당과도 협치할 것은 과감히 하는 것이 자신의 활로를 열고 다당제도 지키는 길일 것이다. 새해 예산안 처리에 대한 여론의 호응이 그것을 말해준다.

    새해 예산안 통과를 계기로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협치가 강화되어 자유한국당에 휘둘리지 않는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것이 나라의 개혁과 두 당의 이익에도 부합이 되는 길일 것이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 yucs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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