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학교 의대 교수가 귀순 북한병사 브리핑 내용 때문에 정의당 김종대 의원으로부터 비판 받은 것과 관련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물론 정의당을 제외한 여야 정치권이 두둔하고 나섰다.

표창원 의원은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내가 적폐인가"…귀순 병사 살려낸 이국종 교수 '격노'"란 기사를 링크하며 "환자 생명 살리기 하나에만 매진해오신 #이국종 교수님, 힘 내세요. 다수 국민은 정확히 알고 응원 및 지지하고 있습니다"라며 "외상센터 지원책 마련위해 국회도 노력하겠습니다"라 밝혔다.

표 의원은 또 "세상에는 진짜로 포장된 가짜가 돈과 명예를 누리기도 하고, 진짜가 가짜로 오해를 받아 억울한 고역과 고난과 비난에 시달리기도 한다"며 "때로는 그 진짜의 오해를 벗기고 진정성과 진실을 모두가 알기 전에 그를 잃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은 "오직 환자의 생명을 구하겠다는 일념하에 자신의 건강도 잃고 소속된 병원에 손실을 끼쳐가며 혼신의 힘을 다해 온 진짜 중의 진짜 이국종 교수가 힘들어한다"며 "저는 국회에서 지원책 찾겠다. 여러분의 응원과 지지와 격려가 큰 힘이 된다. 부탁드린다"고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국종 교수는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자신을 겨냥한 비난에 22일 "말이 말을 낳는 상황에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 상태에 대한 브리핑에서 "말이 말을 낳고 낳은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말이 잔치가 돼버리는 복잡한 상황에서 버텨나갈 힘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환자 인권침해 말하기 전에 인권 사각지대에서 비참하게 일하고 있는 중증외상센터 직원, 나아가서는 한국의 모든 병원들은 선진국 병원들에 비해 3분의 1밖에 고용을 안 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 교수의 발언의 배경에는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북한 귀순 병사 몸에서 기생충이 발견됐다는 의료진 브리핑에 대해 "인격 테러"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대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우리가 북한보다 나은 게 뭔가"라며 "귀순한 북한 병사는 북한군 추격조로부터 사격을 당해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부정당했다. 사경을 헤매는 동안 남쪽에서 치료받는 동안 몸 안의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되어 또 인격의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런 환자는 처음이다'라는 의사의 말이 나오는 순간, 귀순 병사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고 말았다. 우리 언론은 귀순 병사에게 총격을 가하던 북한 추격조와 똑같은 짓을 한 것"이라며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던 한 존엄한 인격체가 어떻게 테러를 당하는지, 그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기생충의 나라 북한보다 그걸 까발리는 관음증의 나라, 이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 15일 귀순 북한군 병사에 대한 2차 수술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파열된 소장의 내부에서 수십 마리의 기생충 성충이 발견됐다. 큰 것은 길이가 27㎝에 달해 회충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기생충에 의한 오염이 매우 심한 상태였다. 기생충은 총상 이후 상처로 들어간 것이 아닌 원래 병사의 몸속에 있던 것"이라 설명했다.

김 의원은 재반박에 나섰다. 그는 2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료법 위반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썼다.

김 의원은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에 사경을 헤매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이국종 교수님의 명성과 권위를 잘 알고 있다. 이 교수는 국민적 존경을 받을 자격을 충분히 갖춘 의료인의 귀감일 것"이라면서도 '의료법'을 거론하며 이 교수에 대한 비판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렇다면 심폐 소생이나 수술 상황이나 그 이후 감염 여부 등 생명의 위독 상태에 대한 설명이면 충분하다.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15일 기자회견 당시에 총격으로 인한 외상과 전혀 무관한 이전의 질병 내용, 예컨대 내장에 가득 찬 기생충을 마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했으며, 소장의 분변, 위장에 들어 있는 옥수수까지 다 말씀하셔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했다"면서 "이것은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의료법을 위반한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연 이은 비판에 박인숙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김 의원은 정말 잘못된 발언을 했다"며 "북한 기생충 문제는 중요한 보건의료 아젠다인데, 이를 말한 이국종 교수가 인권을 말살했다고 말하는 것은 무식하고 왜곡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김 의원은 이 교수에 사과하라"며 "총알 5발을 맞고 죽을 위기인 병사를 구한 은인을 테러리스트에 비유했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은 "북한 주민 중 기생충이 없는 사람은 김정은과 그 가족 수준이다"며 "기생충이 있다는 심각성을 말해야지, 인권 운운하느냐"고 말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선량한 소시민을 하루아침에 인격테러범으로 만드는 너희들이 바로 인격테러범"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어 "그 뱃속에 회충이 가득하게 만들고 회충약이 없어 볏집물을 먹게한 깡패정권에는 한마디 못하면서 겨우 치료해주고 회충 공개한 의사가 그리 못마땅한가?"라며 "이번 일로 북의 지옥같은 실상이 드러나니 화가 나나보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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