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권에 입주 물량이 급증하면서 집값과 전세값이 하락하고 있다. 폴리뉴스 자료사진 기사와 무관.
▲ 경기 남부권에 입주 물량이 급증하면서 집값과 전세값이 하락하고 있다. 폴리뉴스 자료사진 기사와 무관.

[폴리뉴스 송경남 기자] 2~3년 전 대규모 분양이 이뤄졌던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아파트값과 전세값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내년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더 많아 깡통전세와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입주했거나 입주예정인 아파트는 약 37만9000가구다. 경기도에서는 약 2만7000가구가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인데, 이 중 43%인 약 5만5000가구 수원·용인·화성·평택·오산·안성시 등 남부권에 몰려있다.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화성시로, 올해 지난해(1만3297가구)의 2배 가까운 2만3262가구가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이다. 용인시도 지난 2년간 약 2만5640가구가 분양돼 입주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시와 평택시도 최근 2년 간 연평균 분양물량보다 125~250%나 많은 아파트가 분양돼 입주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입주물량이 늘면서 집값도 약세다. KB부동산 통계분석에 따르면 화성시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보다 0.31%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마니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12월 입주 예정인 ‘동탄2신도시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9.0’ 전용 101㎡(3층)의 시세는 분양가(3억9000만 원)보다 낮은 3억7000만 원 수준이다. 평택·광주·용인에서도 분양가보다 1500만∼3000만 원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다.

새 아파트 가격 하락은 기존 아파트값도 끌어내렸다. 지난 2015년 입주한 ‘동탄2신도시 KCC스위첸’ 전용 84㎡는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지난해 9월 4억57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올 9월에는 4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가격이 떨어지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갭투자자들이 전세 만기가 도래했지만 추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급전세와 전세금반환대출을 문의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전세값도 떨어지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화성시와 오산시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각각 1.68%, 0.3% 떨어졌다. 이 일대 신규 입주 아파트 전용 84㎡의 전셋값은 주변 시세보다 2000만~3000만 원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내년 입주물량은 올해보다 더 많다. 내년에는 전국에서 44만2194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최근 5년(2012~2016년)간 연평균 입주물량 23만8225가구보다 20만 가구나 더 많다.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22만739가구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특히 화성시는 올해보다 6000가구나 많은 3만1776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늘어나면 미입주가 증가해 집주인의 경우 세입자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며 “세입자 입장에서도 깡통전세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세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아파트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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