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밀릴 경우 리더십 실종 위기감, 천정배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적폐연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폴리뉴스 정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빅 텐트론’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에 재차 시동을 걸자 호남 중진 의원이 이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당 내홍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오는 21일 국민의당 노선을 두고 벌일 ‘끝장토론’이 ‘분당’을 향한 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바른정당 탈당사태와 국민의당 내부 반발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보다는 정책연대 쪽에 방점을 둬왔던 안철수 대표가 16일 서울 덕성여대 특강에서 <합리적 개혁 세력의 연대·통합의 빅 텐트를 치자>는 제하의 강연에서 “제3세력이 3·4당으로 분리되어 있어서는 양당 구도 회귀를 저지하기에 역부족”이라며 “통합의 ‘빅 텐트’를 치자”고 주장함에 따른 것이다.

안 대표는 강연에서 “양당 구도 회귀 저지를 위한 연대와 통합, 정치 구도 재편이 필요하다”며 “기득권 양당정치에 반대하는 제도정치권 안과 밖의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 현재의 정치구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중도세력 빅 텐트론을 제기했다.

‘빅 텐트론’은 이명박 정부 시절 당시 강력한 집권세력에 대항해 사분오렬된 야권 세력이 정치노선을 달리 하더라도 ‘정치연합체’로 뭉쳐야 한다는 논의에서 출발했다. 안 대표는 양당구도에 반대하는 정치세력의 ‘연합체’로서 ‘빅 텐트’를 주장하는 것으로 국민의당 정체성에 차이가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주장에 가깝다.

안 대표는 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빅 텐트의 전망에 대해 양당구조의 한 축인 한국당을 왜소화시켜 통합정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이은 원내 2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합쳐 2당으로 성장하고 1당을 제압하는 것은 전략적 상식”이라며 “2당으로의 성장은 집권 가능성을 갖는 정당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두려워하는 것은 국민의당이 독자적으로 또는 제3세력을 평정하고 한국당을 제치고 제2당으로 떠오르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두려워하는 것도 민주당과 같다. 국민의당이 제3지대를 평정해 합리적·개혁적 보수세력을 흡수, 자신들을 누르고 2위 정당으로 부상하는 경우”라고 주장했다.

호남중진 일제 반발, 安 호남중진에 밀릴 경우 리더십 실종 위기감

안 대표가 이처럼 재차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 또한 거세지고 있다. 당장 천정배 전 대표는 17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당을 소멸의 길로 끌고 가려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에 대해 “그 당에 대해서 당초 여러 가지 기대를 했는데 그 당은 개혁적 보수하고는 거리가 한참 먼 정당이다. 오히려 과거 적폐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새누리당, 지금의 자유한국당과 ‘전혀’라고 하면 조금 심하겠지만 거의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른정당은 문재인 정부가 하는 적폐청산이라든가 개혁작업에 협력하기는커녕 반대만을 일삼고 있는 세력이다. 그 당하고 합친다는 것은 개혁연대가 아니라 정반대의 적폐연대”라며 “빅텐트를 치자고 안 대표가 말했는데 과연 그런 빅텐트가 있나? 현미경을 통해서 겨우 볼 수 있는 큰 눈곱만 한 텐트는 있을지 모르지만 그런 텐트 없다”고 단언했다.

조배숙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대표의 전날 주장과 관련 “유감천만한 일이다. 당내에는 더이상 통합논의는 없다는 식으로 비추고선 밖에서 다른 메시지를 내는 건 온당치 않다”며 “옛사람들이 말하길 화류정은 석달이요, 본댁정은 백년이라 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의 바른정당과의 통합의지는 첫사랑 호남을 버리고 짝사랑 유승민을 선택하는거와 다르지 않다”며 “이제 분명히 해야할 때가 되었다. 더 이상 모호한 태도로 당이나 안 대표나 또 소속의원들이나 유권자들을 기만하거나 호도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앞서 박지원 전 대표도 전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오는 21일 ‘끝장토론’ 전망에 대해 묻자 “개판이 될 것 같다. (안 대표 주위에 있는 한두 사람이) 우리 국민의당 의원들한테 ‘너희 나갈 데가 있느냐. 나갈 테면 나가 봐라’ 이러지만 우리의 정체성을 이렇게 짓밟고 간다고 하면 나갈 데가 있다”고 분당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끼리 하는 것”이라며 “(탈당 규모에 대해) 왜 10명을 얘기하나? 훨씬 많다. 우리를 바른정당 정도로 취급하려고 그러나? 우리는 원내교섭단체는 돼야 (탈당)할 수 있다”며 20명 이상의 의원이 동반 탈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정책연대에 대해서도 “그렇게 ‘딱 둘이 하겠다’는 것은 명분상에도 그렇고 정치적 실리 면에서도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안 대표가 이러한 호남 중진들의 반발에도 오는 21일 끝장토론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호남 중진 의원들에게 밀려 다시 통합 논의를 유보할 경우 호남 중진들이 향후 당을 주도하게 되면서 안 대표의 당내 리더십이 실종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언주, 최명길 의원 등 통합에 찬성해온 안 대표 쪽에서도 안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조차 있다. 이언주 의원은 전날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안 대표의 통합추진 리더십에 대해 “솔직히 아쉽다”며 “(안 대표는) 새로운 정치 진짜 한번 해보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강력한 결기가 있어야 한다. (통합을) 할 거면 하고, 안 할 거면 안 하고 좀 어떤 강단 있는 모습을 더 잘 보여주시면 좋지 않을까”라고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안 대표가 오는 21일 ‘끝장토론’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호남 중진 의원들의 탈당은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 경우 안 대표는 비례대표 의원과 호남 초선 의원들을 규합할 경우 20여석 이상은 확보될 것으로 보고 이를 기반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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