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제72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경찰의 환골탈태를 주문하며 “과거의 잘못과 단호하게 결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환골탈태의 노력으로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 경찰의 눈과 귀가 향할 곳은 청와대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찰이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선 “과거의 잘못과 단호하게 결별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찰이 스스로 ‘경찰개혁위원회’와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킨 의미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며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경찰 스스로 경찰의 명예를 드높이는 계기로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날 법 집행 과정에서 있었던 위법한 경찰력 행사와 부당한 인권침해에 대해,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힌다. 저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철저히 보장할 것이다. 경찰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 복무하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유능한 민생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집회와 시위의 대응에 과다한 경찰력이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 하루빨리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정착시켜 민생치안에 경찰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테러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것을 주문한다”며 “네 달 뒤,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됩니다. 세계 주요 국가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이고 75억 세계인의 이목이 평창으로 집중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찰이 선수단과 방문객의 안전을 완벽하게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경찰에세 검경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 두 기관의 자율적인 합의를 도모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중립적인 기구를 통해 결론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수사권 조정과 함께 자치경찰제 도입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 지역마다 다른 다양한 지역주민의 치안 서비스 요구에 적극 부응해야 한다”며 “이미 12년째 시행중인 제주자치경찰의 사례를 거울삼아 보다 완벽한 자치경찰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만 요구하지 않겠다. 국정과제에 포함된 경찰인력 2만 명 증원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일한 만큼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순직, 공상자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확대해 가겠다. 경찰관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소방관과 함께, 공무원직장협의회 설립 허용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독일의 에버트 재단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대한민국 국민’을 에버트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나는 이 상이 촛불시민에게만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반 년에 걸쳐 1,70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민행동이었지만 단 한 건의 폭력도, 단 한 명의 체포자도 발생하지 않았던 데는 성숙한 국민의식과 함께 평화적으로 집회를 관리한 경찰 여러분의 노력도 컸다”고 촛불집회를 평화적으로 관리한 경찰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어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며 “나는 촛불집회에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이 상을 나누고 싶다. 촛불시민들의 생각도 같을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찰 여러분, 수고 많았다”고 거듭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