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식품에 따르면 고인은 1964년 아기들의 치유식 개발을 위해 콩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후 현재까지 약 50년 이상을 콩 연구에 몰두하며 한국 두유 산업 성장에 큰 업적을 남겼다. 

소아과의사로 재직했을 당시 모유나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치료식으로 개발한 두유 ‘베지밀’이 국내 두유의 시초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917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고인은 19세 나이로 최연소 의사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1937년 명동의 성모병원 소아과에서 의사 생활을 하며 원인 모를 영양실조와 합병증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의 사망 원인을 찾고자 44세에 유학을 결심하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만 5년간의 유학 생활을 통해 아기들의 사망 원인이 모유나 우유에 함유된 유당 성분을 정상적으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1966년 콩을 이용해 만든 선천성 유당불내증 치료식 두유를 개발했다.

그는 두유를 개발해 식물성 밀크(Vegetable+Milk)라는 뜻의 ‘베지밀(Vegemil)’로 명명했고 이로 인해 1966년 제 1회 발명의 날 대법원장상을 수상했다.

이후 콩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고인은 국제적으로도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국제대두학회에서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한 평생 두유를 연구 개발한 고인은 1973년 정식품 창업 이후 1984년 세계 최대 규모와 시설을 갖춘 청주공장을 준공, 1985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에 힘썼다. 

좋은 식품을 만들어 인류 건강에 이바지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연구개발(R&D) 부문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1984년 ‘혜춘장학회’를 설립해 지난 33년 간 약 2350명에게 21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열성을 보여준 바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오는 1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