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인터뷰] 조민“군사 옵션은 대안이 될 수 없어, 외교 옵션 통한 출구 모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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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도 자체 전술핵 교체 중인 시점, 한국에 배치할 전술핵 없어”

    <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은 지난 9월 22일 평화재단의 평화교육원장으로 계신 조민 교수를 모시고 인터뷰를 가졌다. 조민 교수는 북한의 6차 핵실험 단행 이후 북·미간에 ‘완전파괴’와 ‘사상 최고 대응‘이라는 험악한 말 폭탄이 오가는 상황이지만 금년 말이나 내년 초 쯤 북·미 치킨게임 구도에 변화의 계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0월 중순 중국의 19차 공산당대회와 11월 트럼프의 아시아 지역 방문 이후 북한 문제에 가닥이 어떻게 잡히느냐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이미 사실상의 핵보유국이라고 본다면 쉽게 행사할 수 없는 옵션이고 그 경우 자칫 최종 승자는 중국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국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재배치 논란에 대해서는 현재 한반도에 재배치 할 수 있는 전술핵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이를 용인하지도 않을 것이라 보았다.   

    -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UN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은 더욱 강화되고 있고 북한은 이에 반발하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잇달아 하고 있다. 북핵 위기가 정점으로 치닫는 것 같은데 향후 전망은? 

     한반도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 한반도는 짙은 먹구름에 뒤덮여 있다. 이 먹구름이 천동번개와 함께 엄청난 폭풍우로 내리칠 지, 그와 반대로 어느 순간 활짝 개인 푸른 하늘이 드러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북한의 핵․미사일 공세와 위협 앞에 미국이나 한국 모두 멘붕 상태에 빠졌다.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평양의 김정은과 워싱턴의 트럼프 둘 다 ‘기(氣) 싸움’에 밀리지 않으려고 서로 저렇게 말 폭탄을 퍼부으니 우리 국민 누구나 평상심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다. 향후 전망과 관련하여 보면, 10월 중순 중국의 제19차 공산당대회, 11월의 트럼프의 아시아 지역 방문 과정에 중국, 한국,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갖게 되는데 특히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얘기들이 나올 것이고, 금년 말 또는 내년 초 쯤 북․미 치킨게임 구도에 어떤 전환의 계기가 나타날지 모르겠다. 지켜보자.  
        
    -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UN 연설에서 북한이 위협을 가하면 ‘완전히 파괴’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2,500만 북한 주민 전체를 말살시킬 수도 있다는 엄청난 협박인데 국제사회가 경악하고 있다. 어떻게 보시는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유엔총회 연설에서 그는 북한을 ‘불량정권(rogue regime)'이자 ’악(惡 wicked few)'으로 규정하고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해 버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와 함께 김정은을 또 다시 ‘로켓맨’으로 칭하면서 “로켓맨은 그 자신과 정권에 대한 자살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할 수 있는 욕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발언의 배경과 의도를 다룬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수사는 이전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보다 더욱 강경한 것이자 지금까지 최고 수위의 경고”라면서 “‘화염과 분노’가 지도층을 겨냥한 것이었다면 ‘완전히 파괴해버리겠다’는 말은 북한 주민 2천 5백만 명을 포함해 북한 전체를 겨냥한 것으로, 북한을 아예 지구에서 없애버리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참으로 한반도 주민의 생존 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북한은 또 당장 되받아 마가릿 미첼의 소설「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나오는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나간다”는 구절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그의 장기인 ‘미치광이 전략’을 구사했다. 트럼프는 ‘완전파괴’ 등의 극단적 용어를 쓰면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췄다. 이는 북한뿐만 아니라 세계가 그를 두려워하여 그의 의도대로 따라주길 바라는 이른바 ‘미치광이 전략’의 일환인데, ‘나는 미친놈이니까, 너 조심해야 돼’라는 식이다. “난 비이성적으로 ‘막나가는’ (미친)성격이니 조용히 나를 따르는 것이 좋아”라는 협박성 발언으로 들린다. 그러나 너무나 엄중한 안보 위기에 처한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 이런 ‘미치광이 전략’이나 협박성 말 폭탄도 그냥 한 귀로 듣고 흘러버리기가 힘든 실정이다.    

    -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에 대해 미국의 대응 방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미국의 대북 옵션은 세 가지이다. 첫째, ‘무력 응징’으로 군사적 옵션이다. 이는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 예방전쟁(preventive war), 참수작전 등을 포함하는데, 이라크 모델로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가 대상이다. 군사적 옵션은 선택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북한은 미니 수소탄까지 가졌는데, 핵국가 간 전쟁은 상상하기 어렵다. 다음으로 공격 타깃을 정확히 포착하기 어렵다. 김정은의 위치와 동선 확보가 쉽지 않고, 핵․미사일 저장고 파악이 가능하지 않다. 더욱이 북한의 보복으로 곧장 한반도 전면전으로 치닫게 된다.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북한의 대미 핵공격이, 특히 본토에 대한 공격이 현실화될 수 있다. 여기에다 중국은 반드시 개입한다. 한반도 참화에도 불구하고 종국적인 승자는 중국이 될 수 있다. 

      둘째, 대북 ‘압박․제재’의 경제적 옵션으로, 지금 추진 중이다. 이는 이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란은 석유 수출국이자 개방경제체제로 금융제재 효과가 크다. 북한은 지금까지 9회의 유엔 제재(UN 결의안 2371호(8.4), 핵실험(9.3)으로 제9차 결의안 2375호(9.11))를 받고 있다. 유엔 제재 국면 속에서 오히려 북한 경제는 점점 나아지고 있는 모습니다. 핸드폰이 470만 대나 팔렸고, 인민경제가 눈에 띄게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추계한 북한의 지난 2016년 경제성장률은 3.9%에 달한다. 이미 김정은 정권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주민들도 핵무기 보유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적극 지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오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경제는 성장 추세이고, 주민들의 제재에 대한 내성이 강화되고 있다. 경제 제재가 역설적으로 북한의 시장경제화를 한층 촉발시킨 요인이 된 셈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이 추진하는 ‘끝장 제재’가 상당 기간 중국의 결단 아래 효율적으로 지속된다면 제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번 제재(2375호)로 원유 공급의 30%를 줄이게 됐다지만, 과연 이 단계에서 김정은이 손들고 나올 정도의 숨이 막힐 고통인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될 것 같다.

      셋째, 마지막 대북 옵션은 ‘대화․협상’으로 외교적 옵션이 있다. 북․미 긴장 국면 속에서 지난 8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메티스 국방장관이 월스트리트저널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이 주목된다. 공동기고문에서 미국 대북정책의 기조로 ‘평화적 압박, 외교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평양에 책임을 묻겠다(<WSJ>, "We are Holding Pyongyang to Account" 08.13)를 천명했다. 이 공동기고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전략적 책임(strategic accountability)으로 대체 중이라고 하면서, 틸러슨 국무장관은 ‘대북 4 No' 재확인(북한 정권교체(regime change), 정권붕괴, 통일가속화(흡수통일), 38선 이북으로의 침공 없다)을 재확인했다.

      현 단계에서 미국은 우선 제제의 강도를 더욱 높여가면서 압박전략을 지속할 것이다. 그러나 제재정책 효과의 불확실성 속에서 내부적으로 군사적 옵션(군사적 긴장을 높이지만 비현실적인 옵션) 보다는 제재와 협상 사이에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런 극적 국면 전환이 언제, 그리고 어떤 모멘텀으로 나타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 미국 내부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비군사적 방식 즉, 협상과 외교적 옵션을 통해 해결하려는 입장은 없는지, 왜 마치 강경한 입장만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인지?  

      사실 미국 조야에서 냉엄한 현실론도 떠오르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를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된다. ‘떠오르는 현실론’은 상당히 비중 있는 인물들의 속마음이다. 현실론은 북핵을 어느 정도 수용하자는 얘기다. 전(前) CIA 국장이자 국방장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게이츠는 <WSJ>에 ‘북핵 동결, 북핵 제한적 인정’을 주장했다(2017.07.11). 그는 대북 3대 원칙으로 △(한반도 전면전 초래할) 군사적 카드 포기 △중국 활용, △미․중 협상 완료 후, 북․미 협상 돌입을 제안했다. 이는 미․중 빅딜 방식으로, 미국은 “북한정권 인정, 정권교체 포기,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일부 변경”을,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 및 엄격 제한 강제 이행”을 서로 주고받자는 제안이다. 미․중 빅딜은 우리 한국이 배제된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되지만, 향후 우리의 어깨 너머로 미․중 간 이런 논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前) 국가정보국(DNI) 국장 제임스 클래퍼는 내놓고 “북한 문제, 외교적 해결이 최선“( CNN 2017.07.06)이라고 하면서, “북한 비핵화는 더는 카드 아냐, 북핵 수용하고 통제해야”(CNN 2017.08.13)한다고 역설했다. 또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클린턴 정부 시기 국방장관을 역임했고, 1999년 5월 평양을 방북한 후 그해 9월에 페리보고서를 제출했던 윌리엄 페리는 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강의에서 “대화만이 유일한 해법… 북 핵 동결 조건으로 협상 나서야”(2017.06.14 VOA)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와 관련하여 스티브 배넌(Steve Bannon)이 폭로한 얘기가 가장 주목된다. 그는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2017.8.16)(CNN, 워싱턴이그재미너 등에 기사화)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 입장을 선언적으로 매우 솔직히 밝혔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처하는) 군사적 해결은 없다. 그런 것은 잊어버려라. 서울 인구 1천만 명이 재래식 무기 공격으로 전쟁 개시 30분 만에 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나에게 보여주는 방정식을 누군가 풀어주기 전에는 나는 당신(대담자를 지칭)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겠다. 군사적 해결은 없다”고 밝혔다(<연합뉴스> 08.17). 천기를 누설한 셈이다. 
     
      배넌이 누구인가? 이른바 ‘대안 우파’(alt-right)로 극우 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 창간자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신이자 얼마 전까지 백악관 선임전략가로 최고의 책사였다. 동지였던 트럼프의 사위 쿠쉬너(Jared C. Kushner), 국가안보보좌관 맥마스터(Herbert McMaster)와의 권력암투 와중에 비서실장 켈리(John Kelly)마저 그에게 등을 돌려 백악관을 떠나자, 당장 언론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배넌은 밀려나지 않았다. 약간 놀라운 사실은 배넌의 존재가 언론을 통해 다시 부각되었는데, <WSJ>(9.13)가 당시 홍콩을 방문 중이던 배넌은 자기가 “트럼프 대통령과 2~3일마다 통화한다”고 하면서, 어제(9.11) 저녁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가량 통화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는데 우리에게는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리고 배넌은 공식 발표가 있기도 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대 사안이나 국가 전략 문제를 배넌과 소통하면서 계속 협의하고 있다는 말 아니겠는가? 배넌은 지금도 백악관 밖에서 트럼프의 최대의 책사 역할을 맡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까닭에 트럼프의 대외전략의 목표와 핵심을 배넌의 ‘천기누설’을 통해 간취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세계전략의 핵심은 대중 억제에 있다. 배넌은 “우리는 중국과 경제전쟁을 하는 중”이라며, “중국과의 경제 전쟁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열광적으로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계속 진다면 5년을 뒤처지게 된다. 내 생각에 10년이면 우리가 결코 회복할 수 없는 변곡점을 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우리 둘(미국과 중국) 중 하나는 25년이나 30년 안에 패권국(hegemon)이 된다. 우리가 이 길에서 쓰러진다면 그들이 패권을 잡을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 그들이 우리를 툭툭 치고 있지만 그건 단지 사이드 쇼(sideshow)에 불과하다“고 했다. 물론 미국의 군사적 옵션이 전혀 불가능한 선택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전개되고 있는 북한과 미국의 치킨게임 구도에서 어느 한 쪽이 쉽게 뒷걸음칠 수도 없다. 출구도 찾기 힘든 상황이지만, 어쨌든 조만간 출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최근 우리 사회에서 전술핵 재배치, 독자적 핵무장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아야 하나? 미국이나 우리 정부에서는 여전히 부정적 입장인데? 

     전술핵 얘기는 “핵에는 핵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인데, 이런 ‘핵 대 핵’ 논리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안타깝다. 그런데 지금 당장 한반도에 배치할 수 있는 전술핵은 없다. 
    미국 <NBC>TV가 백악관 국가안보 관리들이 한반도 전술핵 배치에 강한 유혹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9.8). 지난 9월 3일 북한이 미니 수폭 실험을 단행하자 즉각 백악관 국가안보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선택 방안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일 한국이 요청하는 경우,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하는” 방안도 거기에 포함되었다고 보도했다. 국가안보 관리들이 전술핵의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는 방안을 거론한 것은 그 때가 처음이 아니다. 미․중 정상회담 며칠 전에도 이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는 <NBC>보도(4.7)가 있었다.

      미국의 NATO 5개국에 배치한 전술핵무기는 B61 핵폭탄(소형화된 수소폭탄)이다. 1963년에 미국에서 개발된 낡은 기술로 만든 B61 핵폭탄은 유도장치가 없는 노후폭탄이다. 유도장치가 없으므로, B-52H 전략폭격기에 싣고 타격목표상공까지 날아가 낙하산에 매달아 떨어뜨리거나, 타격목표상공에서 자유낙하 방식으로 떨어뜨려야 한다. B61 핵폭탄은 실전 상황에서는 별로 쓸모가 없어 군사박물관에나 전시해야 할 노후폭탄이다. 지금 미국이 실전배치한 전술핵무기는 B61 핵폭탄과 B80 핵탄두 2종밖에 없다.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할 가능성을 거론한 전술핵무기가 바로 B61 핵폭탄이다. 그런데 B80 핵탄두는 순항미사일에 장착하여 전략폭격기와 전략잠수함에서 발사하는 것이므로, 주한미군기지에 고정배치하지 못한다. 미 공군이 실전배치한 B61 핵폭탄은 작전임무에 따라 폭발 위력을 조절할 수 있는데, 최대폭발위력은 340kt이다. 그런데 B61 핵폭탄은 1968년부터 계열 생산되었는데 작전 수명이 7년이라고 한다. 7년 지나면 폐기하거나 부속품 대부분을 교체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미국 <원자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2013년 10월 25일자 우리의 눈을 끄는 기사가 주목된다. 기사 내용은 이렇다. 즉, 미국 국방부와 국가핵안보국(NNSA)이 2012년 현재 남아 있는 B61 핵폭탄 435발 대부분의 작전 수명이 2019년에 끝나게 되니, 2017년부터 B61의 핵심 부품들을 바꿔주지 않으면 쓸모가 없게 될 것이라고 판단한 사실을 밝혔다. 그리고 미 국방부가 B61 작전수명 연장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연방의회에 신청했으나 거부되었다고 전한다. 서유럽 NATO에 배치되어 있는 B61 180발의 작전 수명이 2년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미국이 새로 개발한 전술핵무기 ‘B61-12’ 핵폭탄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서 지난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사(United States' first 'smart' nuclear bomb signals new arms race with China and Russia: analysts 2016.08.18)를 살펴보자. 분석 기사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 산하 핵안전청(NNSA)가 2015년 8월 초 B61-12에 대한 4년 간 개발·실험을 마치고 생산 전 최종개발 단계인 생산공학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고 하면서, 미국이 ‘스마트’ 핵폭탄 B61-12를 2020년부터 생산해 실전배치(Full-scale production)할 예정인데, 이는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해 핵무기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B61-12는 첨단레이더와 GPS를 장착, 터널과 같은 깊은 곳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고 목표물에 따라 폭발력을 4단계로 조절, 주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스마트’ 핵폭탄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1960년대 미국이 서유럽 방어용으로 개발한 단거리 전술핵 B61을 개량한 것으로 350㎏의 소형핵폭탄이다. 400기 생산에 110억 달러(약 12조 1770억 원)가 투입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80기의 B61-12를 유럽 5개국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러시아가 ‘미국이 B61-12를 유럽에 배치한다면 서방과 러시아 간 전략적 균형을 깨뜨리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중국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내부에서 B61-12 배치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는 강력한 목소리가 나왔다. 향후 미국이 B61-12 전술핵무기 체계를 완전 구축하는데 30년 간 1조 달러 이상을 투입해야 하기에 엄청난 예산 문제로 난관에 처할지도 모른다. 정리하면 미국이 당장 한반도에 배치할 수 있는 전술핵은 없다. B61은 조만간 군사박물관에 가게 될 것이다. 미국이 개발 완료 단계에 들어간 B61-12는 2020년이 되어야 실전배치가 가능하다. 우리가 전술핵무기 반입을 주장한다면 ‘스마트’ 핵폭탄이 대상인데, 엄청난 정치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과연 도입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더욱이 이런 최신 핵폭탄을 NATO 식 공동운영을 제의한다고 미국이 받아들일까? NATO 식 공동운영도 사실은 미국의 독자적 판단과 최종적 결정권 아래서 지원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가능하지도 않지만, 전술핵무기 재배치로 ‘공포의 균형’을 이루어 북핵 억제가 가능할까? 오히려 ‘공포의 일상화’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한반도 비핵화 원칙 위에서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그리고 미래 지향적인 논의와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 북한은 ‘내친 김에 끝장을 보겠다’고 공언하면서 미사일 실험을 반복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내년 중에 ICBM에 핵 탑재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대두되는데 북한의 의도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북한이 2017년 9월 3일 “ICBM 장착용 수소탄 실험 성공”을 발표했다. 그날 <조선중앙통신>에 북한 핵무기연구소 성명(9.3)이 실렸는데,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성명은 “대륙간탄도로케트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의 완전성공은 우리의 주체적인 핵탄들이 고도로 정밀화되었을 뿐 아니라 핵전투부의 동작 믿음성이 확고히 보장되며 우리의 핵무기설계 및 제작 기술이 핵탄의 위력을 타격 대상과 목적에 따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다”고 하면서 “국가 핵무력 완성의 완결단계목표를 달성하는데서 매우 의의있는 계기”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해 제4차 핵실험(2016.1.6) 당시, <조선중앙TV>는 “첫 수소탄 시험 성공적 진행”을 밝혔다. 파키스탄의 경우 1998년 5월 6차례의 핵실험으로 핵보유국이 되었던 사실에 비춰보면, 이제 북한도 6차 핵실험으로 더 이상 핵실험 할 필요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다 지난 7월 두 차례(7.4, 7.28) ICBM 급 미사일을 발사했다. 우리 한국은 이제 북한의 ‘핵 인질’, ‘핵 식민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참담한 현실에 마주하고 말았다. 핵․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의도, 김정은의 속맘은 분명하다. ‘핵․ICBM 보유 후, 대미 협상’이다. 이런 전략 원칙이 현 상황에서 변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핵․미사일 질주’가 이어질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미국 측 분석과 판단보다 한 단계 더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미국은 핵․미사일 개발 속도에 놀라면서도 아직 좀 멀었다는 식으로 약간 낮춰 평가하고 있는데, 이는 정치적인 이유로 보인다. 

      얼마 전 9월 15일 오전 6시 57분경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미국 군사위성이 보란 듯이 ‘드러내놓고’ 홋카이도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미사일 화성-12를 발사했다. 이 중장거리미사일(IRBM)이 고도 약 770여㎞, 비행거리 약 3천7백여㎞를 날았는데, 지난 8월 29일에 발사한 화성-12 보다 대략 1천㎞ 더 비행했다. 아주 빠른 시일에 성능이 개선되었고, 재진입 기술도 가능한 거의 ICBM 급으로 보인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미 국방부 반응이다. 미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며, “북한의 미사일은 북미 지역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 술 더 떠서 미 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은 “이 미사일이 미국 본토는 물론 미국령인 괌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과연 그럴까? 북한은 7월에 두 번 발사한 ICBM ‘화성-14’는 미국 본토 전역에 도발할 수 있다는 자체 판단을 하고 있다. 북한의 핵전략 목표는 세 측면에서 얘기된다. 우선, 체제(정권)보장, 다음 평화협정 체결로 주한미군 철수, 그리고 한반도 통일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한반도 통일 문제는 지난 해 5월 제7차 당대회에서 제출된 “사회주의 완전 승리” 이후 김정은은 ‘통일대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어쨌든 김정은은 핵탄두 장착 ICBM을 개발하고 대미 평화협상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과연 미국이 이 단계에서 북한의 핵탄두 장착 ICBM 개발을 저지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6개월 이내에 북한이 폭주를 멈추도록 해야 한다. 미국이 결단해야 할 시점이다. 북한 주도 통일론도 허황된 얘기로만 들리지 않는다. 참으로 두렵고 우려되는 현실이다.  

    - 북한 핵 동결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축소 내지 중단을 동시에 단행하는 이른바 쌍중단을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는 출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과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는데?

     쌍중단(雙中斷), 쌍궤병행(雙軌竝行)은 중국 측 입장으로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줄곧 제안해왔다.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ㆍ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말하는 쌍중단이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 협상 동시진행 하는 방안은 원칙적인 차원에서는 그럴듯한 해법이지만 쌍중단 또는 쌍궤병행으로 진입할 수 있는 입구 제시가 없다. 이 해법은 북한의 도발 중단, 미국의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어떻게 ‘동시에’ 타협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실행 문제에 부딪힌다. 북한이나 미국이 서로 ‘당신 측이 먼저’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입장 이고 이것이 치킨게임 구도이다.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고 중재에 나서야 하는데 그런 활동은 보이지 않고, ‘너희 둘 다 한 걸음씩 물러나고 자제해라’고 하니 그냥 듣기 좋은 소리일 뿐이다. 여기에다 북한이나 미국도 중국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견제하는 판국 아닌가. 사실은 이런 조정과 중재 역할을 한반도의 평화를 절실하게 바라는 우리 한국이 해야 한다. 나는 조만간 우리 정부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싶다. 북한은 이미 '사실상의(de facto)' 핵국가이다. 그것도 수폭까지 개발 단계에 이른 나라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 ‘불편한 진실’에 마주해야 한다. 또 당장 북한의 핵ㆍ미사일 폭주를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북한의 손목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말 폭탄이나 군사적 옵션으로 북한이 고개 숙이고 손들고 나올 것이라는 계산은 서구의 합리주의적 생활방식에서나 통할 수 있는 사고일 뿐이다. 결코 북한을 두둔하고자 하는 뜻은 없고 북핵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그러나 해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비핵화는 초현실적인 발상이다.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장기전망 구도 위에서 추진해야 한다. 이미 한반도와 일본은 북핵의 사거리 내에 들었다. 북한의 핵탄두가 ICBM으로 게임체인지 되는 상황은 미국에게 악몽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북한은 문명사회의 규범 밖에 놓여 있다. 시간은 반드시 미국 편이 아니다. 지금 당장 북한의 손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


    - 문 대통령이 UN을 방문하고 연설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북핵 공조를 호소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역설했다. 또 한미일 정상회담도 진행되었는데 어떻게 보나?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대미, 대일로 편중된 외교가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는 것 이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문 대통령의 UN 연설은 한반도 위기 국면 극복을 해소하는데 상당히 설득적인 연설이었다. 문 대통령의 “우리의 모든 노력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려는 것인 만큼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거듭 국제사회의 대화 요구에 응하고 평화의 길로 들어설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북한 그리고 관련국 모두에게 ‘한반도 전쟁 방지와 평화 유지’를 절실하게 호소한 셈이다. UN 무대에서의 연설은 타이밍도 매우 좋았다. 국제공조를 통한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의 목표는 북한의 핵포기를 유도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데 있다. 지금 우리도 북한의 핵․미사일 폭주를 억제해야 하는데 미국, 일본과의 국제공조가 불가피하고 어느 면에서는 바람직한 상황 아닌가. 현실을 무시할 수 있겠는가? 한중 관계도 무척 어려운 국면이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문제가 핵심인데, 사드는 1포대 배치 단계에서 끝내야 한다. 더 이상 한ㆍ중 관계가 악화되어서는 안 된다. 사드 배치는 이미 ‘엎지르진 물’인데, 사드 문제가 다시 부각되지 않고 물 밑으로 가라앉도록 해야 한다. 러시아 카드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북한도 점차 러시아에 보다 더 많이 기댈 것이다. 러시아는 속으로 중국을 무척 경계하면서 한반도 통일에 가장 긍정적인 나라이고, 또한 경협 차원에서 한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 러시아를 한반도에 깊이 끌어 들여야 할 때다.   

    - 반복되는 북한의 도발로 보수적인 여론이 강화되고 있는 한편으로 당장 속 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지지층으로부터도 제기되는 등 문재인 정부가 어려운 형국인 것 같은데? 

     어려운 국면에서 우리 정부가 신중하고 차분하게 잘 대응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의 원칙과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지속적으로 천명해야 한다. 평화적 해결의 원칙과 의지 위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격퇴 의지와 결기를 과시해야 한다. 엄중한 안보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정부의 합리적 대응 노력에 대해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가 중요하다. 대국민 설득과 단합을 호소할 때이다. 한미동맹의 원칙 아래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보에 대해 동맹의 방향과 미래 구상이 기대된다. 한미 동맹체제의 미래를 슬기롭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 한미 양국 간 안보와 경제 두 측면에서 상호 국익의 조화와 불협화의 통제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 특히, 안보 분야의 마찰과 부조화를 신중하게 관리하고 윈-윈 관계로 이어가도록 해야 한다.

    - 모두가 우려하는 것처럼 전쟁으로만 치닫지 않는다면 머잖아 북미 간에 대화가 모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 정부가 어떤 카드를 가지고 이런 상황에 대비해야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출구가 보이지 않는 긴 터널에 들어선 형국이다. 그러나 어둠이 깊어지면 새벽이 멀지 않다는 것이 세상 이치 아닌가? 전쟁은 상상할 수 없고 상상하기도 싫다. 북ㆍ미 간 ‘다시 협상’의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북ㆍ미, 미ㆍ중, 북ㆍ중, 북ㆍ러 관계의 변화 전망과 추이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한국의 역할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열어나가야 한다. 향후 북ㆍ미 간 핵ㆍ미사일 합의(관리ㆍ통제)를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북방경제협력과 함께 ‘새로운 차원의 남북 협력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기회의 창’이 활짝 열리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명식 기자 lms9507@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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