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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환 칼럼] 구글트렌드로 보는 한국의 정당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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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어떤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뜻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 나오면서 당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는 미래가 없는 듯 보였다. 바른정당의 창당 당시만 해도 새누리당은 소멸되고 바른정당이 보수 정당의 대표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5.9 대선이 끝났을 때만 해도 국민의당의 미래는 절망적이었다. (물론 지금 국민의당 앞에 창창한 미래가 펼쳐져 있다는 뜻은 아니다.) 국민의당의 존립 기반인 호남에서 민주당에 패배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유미 조작 사건마저 불거졌다. 

    이런 내우외환의 사태 때문에 국민의당은 조만간 소멸돼 민주당에 흡수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4~5%인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 힘들며, 선거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정당은 결국 소멸될 것이라는 해석인 것이다. 자민련 등 거대 양당 사이에서 독자 생존을 모색했던 제3 정당이 모두 소멸의 길을 걸었다. 

    한 달 전 빅데이터 지수로는 이런 예측이 이미 현실화 된 듯 보였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각 정당의 빅데이터 지수를 비교해 본 결과는 참담했다. (참조 : 빅데이터로 살펴본 각 정당의 미래) 민주당과 야당의 빅데이터 지수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였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살펴본 각 정당의 빅데이터는 달랐다. 엎치락뒤치락하며 누구의 우세도 점칠 수 없는 상태였다. 


    최근 한 달 동안의 구글트렌드를 살펴본 결과 민주당, 한국당, 국민의당 빅데이터 지수는 동일했다. 대선 직후 정의당의 빅데이터는 다른 야당의 빅데이터를 압도하며, 대안 정당으로의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시 예전의 소수 야당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다만 한 달 전과 변함이 없는 것은 바른정당이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바른정당의 빅데이터는 변함없이 '0'이다. 국민의당, 한국당 등 다른 정당들이 1개월 전과 달리 민주당과 엇비슷한 빅데이터 지수를 보여주는 반면, 바른정당의 빅데이터는 전혀 변한 것이 없다. 

    한국당은 홍준표 대표 체제로,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후보의 전당대회 출마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반면, 바른정당은 오히려 이혜훈 대표 선출 이후 대중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된다면 이혜훈 체제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 할 듯하다. 

    그런데 이런 의문점을 갖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지금도 발표되는 수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50%를 넘나들며 다른 야당을 압도하고 있다. 그런데 왜 빅데이터에서는 민주당과 다른 야당이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첫 번째 가능성은 여론조사에 응하는 국민들이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실제 선거 결과와 크게 달랐던 적이 몇 번 있다. 야당 지지자들이 실제 투표 결과를 솔직히 이야기했을 때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거짓’으로 응답했던 것이다. 

    사회적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자신의 속마음과 다르게 응답하는 것은 사회과학에서 이미 이론으로 정립돼 있는 사안이다. 이것을 ‘사회적 바람직성’이라 하는데, 예를 들어 마음속으로는 인종차별에 대해 찬성하지만 ‘나치’ ‘히틀러’ 등의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해 여론조사에 응할 때는 인종차별은 나쁜 것이라고 응답하는 것이다. 

    두 번째 가능성은 우리정치의 후진성이다. 우리나라의 정당 구조는 이슈와 정책 개발에 매우 취약하다. 정당이 정책을 개발하고, 관료들이 실행하는 구조가 아니다. 정책의 개발과 실행 모두 관료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구조다. 정치인들의 전문성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끊임없이 관료 출신들을 수혈 받고 있다. 

    ‘관피아’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이 거셈에도 불구하고, 관피아 척결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관료들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되어줘야 하는데, 정당의 정책 개발 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다보니 계속 관료들이 제기하는 이슈와 정책을 정당이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집권 여당 또는 대안 야당이 받아야할 사회적 관심을 관료와 몇몇 스타 관료들이 독점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많은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민주당이 주도하지 못하니 관심 또한 받지 못하는 것이다. 

    한 달 전과 확 달라진 빅데이터 지수를 각 정당의 지도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더 궁금한 것은 바른정당의 0 행진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 달 뒤 각 정당의 빅데이터 지수를 다시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로 환원돼 있을까? 아니면 수년 전처럼 진보정당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 현상으로 되돌아가 있을까?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는 각 정당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홍경환 칼럼니스트 arme201011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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