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철학과 방향은 정의·평화·지속가능발전 원해”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지난 8월 16일 본지 김능구 발행인은 홍미영 부평구청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인천 최초의 재선 여성구청장인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새 정부의 행정시스템의 흐름은 지방자치로 가고 있다"며 "적폐청산과 지방자치에 대한 실질적인 힘, 여성과 약자를 위한 배려들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각구성의 여성 장관 30% 비율이 내년 지방선거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이다"고 말했다.

내년 개헌의 중점사안인 지방분권에 대해서 홍 구청장은 “지방행정과 중앙정치를 겪어보니, 중앙정치의 실질적 변화가 없으면 안 된다”면서 “국회의원 재임 중 행정자치위원만 4년을 했다. 단체장을 맡고 현장에 와보니 그것도 형식적이었고 제대로 된 분권에 뒷받침이 안 됐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홍 구청장은 "이번 개헌으로 헌법에 명시될 지방분권인 만큼 주민의식도 높아져야 한다"며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와 연대하여 만든 지방분권대학은 각 지자체마다 돌아가면서 시민분권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단체에서 지방정부로 바뀔 것"이라는 홍 구청장은 "법적으로 지정된 8:2의 조세비율을 6:4까지만 조정해도 주민들의 체감 재정이 달라질 것"이라며 "경찰과의 긴밀한 통합행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후보 시절 공약인 국세와 지방세 재정분권 강화는 적어도 내년 지방선거 시기까지 합의하여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문제에 대해서 홍 구청장은 "교육감과 일반행정이 별도로 진행되어 자치교육이 지연될 상황이다"며 "교육도 자치의 적극적인 요소다"라고 말했다.

달동네 공부방과 시민운동으로 시작해 구의원과 시의원, 국회의원을 거쳐 기초단체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홍 구청장은 내년 지방선거에 인천광역시장 후보로 언급되는 것에 대해 “시민운동을 하던 중, 동네의 어려운 문제해결에 지방자치가 좋다고 생각했다”며 “주민들의 권유로 가장 기초단위에서 일을 해보려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홍 구청장은 “정당에서 권유하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고통받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뒤, "권력을 위한 선택으로 정치를 한 것이 아니다. 문제해결을 하기 위한 더 큰 도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다음 단계로 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새 정부는 자치행정으로 가는 중이라 생각한다"며 "인천 안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행복이 느껴지는 도시 형성에 내가 해본 행정 경험이 바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구청장은 "정치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수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를 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남성중심적인 정당의 분위기"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정한 내부의 시스템으로 정당 안에서 여성들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가 아닌, 더 잘 나올 수 있게 한다면 좋겠다"며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했다.

인천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홍 구청장은 "정의와 평화는 분명한 시대정신이자 촛불민심이라고 생각한다"며 “인천은 지금 GCF(녹색기후기금)를 유치하고 있지만 지속가능한 도시의 전형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의 철학과 방향을 시민들의 행보가 포함된 정의, 평화, 지속가능발전으로 하고 싶다"고 밝혔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인천에서 빈민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다. 1991년 지방선거에서 인천시 북구의회 의원 선거에 당선되었고, 1995년, 1998년 지방선거에서 인천광역시의회 의원에 당선되었다.

그 후, 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되어 참여정부시절 국회 행정자치위원으로 4년을 활동했다. 2010년부터 부평구청장으로 연임 중인 지방자치 전문가이다.

홍 구청장은 ‘2015년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일자리분야 최우수상’, '2016년 지방자치 행정대상' 및 인천 최초로 '다산 목민대상 본상'을 수상했으며, 경기·인천·서울·충남·전남·강원지역 29개 기초단체와 국회의원이 참여한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의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인터뷰① 내용이다>

-정권이 바뀌었다. 새 정부에 거는 기대는?

작은 촛불이 모여 큰 권력인 대통령과 정부를 단시간에 평화적으로 교체했다는 점에서 예전의 정권교체 의미와는 다르다. 국민의 지지로 탄생한 정부이기 때문에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정부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께서는 행정시스템의 흐름은 지방자치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계신다. 정부의 정책 수행을 보면 약속했던 적폐청산과 지방자치에 대한 실질적인 힘, 여성과 약자를 위한 배려들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각구성의 여성 장관 30% 공약 완수인 지금 분위기가 내년 지방선거의 실질적 정책집행자 선출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조금 더 바라봐야 할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다운 나라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중요한 부분인 지방분권국가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내년에 예정된 개헌에 중심적인 부분이 될 것 같다. 지금까지의 지방자치와는 조금 다른 새로운 지방자치, 지방분권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지방행정과 중앙정치를 겪어보니, 중앙에서 변해야 할 부분에 실질적 변화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국회의원 재임 중 행정자치위원만 4년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분권에 관한 많은 부분을 행자위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아 시행했다. 단체장을 맡고 현장에 와보니 그것도 형식적이었고 제대로 된 분권에 뒷받침이 안 됐었다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부평구는 전국 230개 지자체 중에서 정책, 재정적으로 가장 많은 건의를 한 지역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도 실질적인 힘을 받지 못했던 것은 헌법에 지방자치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아서 그렇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번 개헌에는 지방분권과 재정, 조직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고, 명시된 만큼 주민의식도 높아져야 한다.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와 연대해서 만든 지방분권대학은 각 지자체마다 돌아가면서 시민분권 아카데미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의식과 자치권 주장의 권리의식을 주민들의 책임과 의무로 삼고 향상시키는 것이 새로운 지방정부들의 움직임으로 맞물릴 것이라 본다.

-지방단체에서 지방정부로 바뀐다는 말씀이신 것 같다. 지방정부는 재정문제와 자치경찰 등도 포함된다고 한다. 국민들이 느끼기에 어떻게 변화될지 또 어떤 점이 우려되는지 말씀해 달라.

지역에 맞는 복지, 지역에 맞는 행정을 하겠다고 하면서 늘 중앙에서 결정한 사항에 따르는 식이었다. 실질적으로 사회적 약자 지원이나 도심권에 따르는 불이익을 해소할 수 있는 재정이 전혀 되지 않았다. 법적으로 지정된 8:2의 조세비율을 6:4까지만 조정해도 주민들이 체감하는 지역 재정의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 자치경찰의 경우도 부평 관내 두 곳의 경찰서와 호흡 맞추기가 쉽지 않다. 경찰과의 통합행정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제주특별자치도 지정 이후 진전된 것이 없다. 교육문제도 같이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현 시스템으로는 교육감과 일반행정이 별도로 진행되어 해당 도시에 맞는 자치교육은 진영갈등으로 번져 지연될 상황이다. 그러므로 교육도 함께 가야 할 자치의 적극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구청장님은 중앙정치와 구의원부터 시작해 지방행정도 하셨다. 인천광역시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으신데, 구청장님의 생각을 말씀해 달라.

달동네 공부방을 할 때 구의원을 생각하지 않았다. 시민 운동을 하던 중, 동네의 어려운 문제해결에 지방자치가 좋다고 생각했고, 지방자치 중에서도 가장 기초단위에서 일을 해보려고 주민들의 권유로 시작했다. 학교급식 문제나 달동네 급수 문제는 기초가 아닌 광역에서 해야 할 문제였음을 깨달았다. 정당에서 광역 해보라는 권유를 하지 않았다. 이 지역의 문제, 시민들이 고통받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천에서 여자 선출직으로 나온 사람이 드물었는데 주민들이 당당하게 뽑아주셨다. 국회에서는 광역에서 안 되는 문제해결을 중앙에서 해결하기 위해 행정자치위원을 했다. 여성 최초 재선 단체장도 권력에 대한 선택이 아닌 국민을 위한, 주민을 위한, 약자를 위한 방편으로 정치를 선택했고, 더 큰 도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다음 단계로 간 것이다. 함께 해주시는 주민들이 응해 주셨기 때문에 재정적, 환경적으로 어려울 때 지속가능이라는 지방행정 비전을 만들고,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 회장도 맡게 됐다. 

지금 새 정부는 저희가 지향하는 행정으로 가는 중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인천 안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바꿔보는 것이 좋겠다는 철학이 있고, 면적만 넓어진 도시가 아닌 행복감이 느껴지는 도시 형성에 제가 해본 행정 경험이 바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주민들의 정치에 대한 기대는 수렴 가능하다. 다만 늘 정치를 하면서 어려운 부분은 정당은 거의 남성중심적이라는 것이다, 진보정당인 민주당의 여성 기초단체장은 전국에서 둘인 반면 자유한국당은 전에도 지금도 저희들의 3배쯤 된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부평에서 제가 민주당 첫1호 여성 구청장이 되었다. 내각의 30%를 과감하게 여성으로 임명한 것이 국가동력이자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가치라고 보았다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정한 내부의 시스템으로 정당 안에서 여성들이 나오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가 아닌 더 잘 나갈 수 있게 한다면 좋겠다. 랄프 에머슨의 시처럼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고 떠나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권력을 갖더라도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그리고 그것이 이왕이면 호미보다 삽이었으면 좋겠고, 삽보다는 포크레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인천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씀해 달라.

정의와 평화는 분명한 시대정신이고 그것이 촛불민심이라고 생각한다. 인천에는 GCF가 유치되어 있다. 이제는 UN이 아니라 GCF가 세계의 연맹처럼 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얼마나 중요한 화두인가. 전쟁은 총으로 하는 싸움이 아닌 기후변화에 대한 싸움이 될 것이다. 그러한 GCF가 인천에 유치되어 있지만 사실은 인천이 지속가능한 도시의 전형이 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인천의 철학과 방향을 시민들의 행보가 포함된 정의, 평화, 지속가능발전으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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