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비해 국내외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는 연일 위기경영을 내세우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현대·기아차 노조의 파업은 뜻밖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겪는 지금의 위기 상황이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 전사적으로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을 노조의 파업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현대·기아차의 노조가 일본 도요타나 독일 폭스바겐 등 유수의 자동차기업 보다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이보다 낮은 생산성은 굳이 수치를 들이 대지 않아도 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윤갑한 현대차 사장이 노조에 위기극복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윤 사장은 제24차 임금 협상 테이블에서 이례적으로 노조를 향해 현재의 위기의식에 공감해 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윤 사장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근로시간 제한, 통상임금 문제, 나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현대차를 둘러싼 경영여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사장의 이 같은 발언에는 현대차가 직면한 위기가 창사 이래 최악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인상액으로 기본급 월 15만4883원, 순이익 30%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한 상태다. 이를 총 연봉 상승액으로 계산하면 1인당 3000만 원 수준이다. 

현재도 평균 연봉이 9400만 원가량 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요구는 타 업계 노동자들에게도 공감을 얻기 힘든 부분이다. 

그동안 현대·기아차 노조는 기업 내 생산자 위치라는 중요성 때문에 많은 것을 얻어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귀족 노조’ ‘자녀 채용 특혜’ 등 다양한 이슈를 낳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순간에 수많은 네거티브 공격에 대해 ‘많이 했다 그만하라’는 한 때 대선 후보였던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지금의 현대·기아차 노조의 파업이 뜻밖이라는 것은 이처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행동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이제 현대·기아차 노조는 사 측과 상생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할 시점이다. 품질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머리를 맞대야 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로 토론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서도 교훈을 찾아야 한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뒤늦게 노조가 사 측의 수주활동에 협력하는 모습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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