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진사퇴 신호 보낸 靑, 주목되는 박기영 거취 문제

실시간 뉴스

    공세수위 높이는 野 “탁현민 이어 박기영 구하기”, “최순실도 공과 있다”

    [폴리뉴스 정찬 기자] 청와대가 10일과 11일 이틀 간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게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 박 본부장의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여부가 주목된다.

    청와대는 지난 10일 오후 7시 박 본부장 인사와 관련한 박수현 대변인 브리핑을 발표했다.  박 본부장의 인사배경을 설명한 내용이 담겼지만 대통령이 자신의 인사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쪽으로 공식입장을 정리한 것이기에 사실상의 자진사퇴 권유로 해석됐다.

    공식 브리핑에서 참여정부 시절 박 본부장의 공(功)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뤘지만 그래도 결론은 “인사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려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는데 있었다. 또 청와대가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브리핑을 행한 것 자체도 사퇴 거부 입장을 보이는 박 본부장의 ‘면’은 세워주면서도 자신의 거취가 정권에 부담이 되도록 해선 안 된다는 의미가 더 강해 보였다.

    또 박 본부장의 황우석 사태 관련 부분에 대해 “실패의 경험에 대한 성찰을 함께할 수 있다면 새 정부에서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지만 “임명한 이러한 취지에 대해서 널리 이해를 구하며, 이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해 박 본부장에 대한 인사가 잘못된 것이라는 뜻도 완곡하게 표현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1일에도 전날 브리핑 내용과 관련해 “인사에 대해 잘못됐을 때는 이미 언론과 국민들의 많은 비판을 받으며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고 어제도 대통령이 ‘송구하다’고 사과하지 않았냐”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에 방점을 뒀다.

    그러면서 박 본부장 거취에 대해 “어제 인사권자의 입장을 국민들께 말씀드렸고 오늘 아침에도 대통령께 언론보도 등을 보고드렸다”며 “오늘은 과학기술계가 어떻게 말하는지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박 본부장에게 재차 스스로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가 이처럼 과학기술계의 여론흐름을 지켜보겠다고 한 것과 때를 같이해 이날 오전 서울대 교수 288명이 “박 본부장은 2005년 황우석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었지만 반성하거나 사죄한 적이 없었다”며 “그가 물러나지 않는 것은 ‘한국 과학계에 대한 전면적인 모독’”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청와대가 공식브리핑을 통해 박 본부장의 거취 결정에 대해 ‘과학기술계 의견 경청’을 핵심 판단사항이라고 공표한 것을 감안하면 박 본부장이 자진사퇴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인사권자가 ‘경질’할 수 있는 여건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문화일보>는 청와대 관계자가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하루 이틀 정도 더 청취하고 결정을 내리기로 했는데 이에 대해 어느 정도 분위기가 정해진 것 같다”고 말한 부분을 근거로 이번 주말 즈음 박 본부장이 자진사퇴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기도 했다.

    게다가 야당들이 문 대통령의 박 본부장 임명에 대한 공격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문 대통령 또한 ‘불통 인사’란 오명을 쓸 수 있는 상황으로까지 몰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원내부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본부장 인사와 관련 전날 청와대 브리핑을 두고 “탁현민 이병 구하기 작전에 이어 박기영 일병구하기 작전에 돌입했다”며 “도대체 청와대가 말하는 박 본부장의 공(功)은 무엇인가.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려 허구의 영웅을 탄생시키게 한 것이 잘한 일인가”라고 질책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탁현민 행정관 때처럼 비난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며 “청와대는 과학기술계와 국민들의 분노를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고 덕망 있고 능력있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본부장을 재임명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 본부장 인사와 관련 “황우석 사기극이 가능하도록 막대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정부차원의 뒷받침을 주도한 핵심인물로 청산해야 할 적폐인사”라며 “그가 본부장 자리에 있는 것은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혁신은커녕 오히려 갈등과 불협화음 속에 퇴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날 청와대 브리핑에 대해 “그런 식의 논리라면 세상에 공과 과가 없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순실에게도 공과 과가 있을 것”이라며 “청와대가 박 씨를 계속 고집한다면 이는 과학기술 발전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공격했다.

    정찬 기자 jchan@polinews.co.kr

    ⓒ 폴리뉴스(www.poli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폴리뉴스는 인터넷신문위원회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