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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달리는 카카오뱅크와 주마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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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뉴스 조현수 기자] 국내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27일 출범했다. 출범하자마자 카카오뱅크 소식을 알리는 이메일과 문자가 하루종일 이어졌다. 몇 시간 단위로 전파되는 여·수신액이나 계설 계좌 수 현황 등이었다.

    출시 하루 만인 28일 오전 8시경 개설 계좌 수 30만 500건, 수신액 740억 원. 놀랄만한 실적이다. 

    실제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하루가 지난 시점 수신 계좌 수가 4만 1307좌(4월 4일 오전 8시 기준)에 그쳤던 것을 생각하면,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만하다.

    이제 카카오뱅크는 화려한 출범의 흥분감을 가라앉히고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말한 “우리의 경쟁상대는 기존 은행들”이란 목표를 향해 차질없이 전진해야 한다. 

    지금 카카오뱅크의 실적은 시중은행에 비해 어떤 수준일까. 서로 다른 두 은행을 비교하려면 많은 수치를 기반으로 종합적인 평가를 내려야 하겠지만, 우선 은행업의 본질이라고 여겨지는 여신·수신액 규모로만 비교해도 그 격차는 생각보다 크다.

    흔히 4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 중 리테일 부문의 절대강자라 불리는 KB국민은행의 2017년 6월 말 원화예수금 규모는 228조 9810억 원이다.

    단순 산술적으로 계산할 때, 24시간 당 740억 원씩 늘어나는 수신규모가 그 속도를 계속 유지한다고 가정해도 국민은행을 따라잡으려면 7만 4264시간이 필요하다. 일수로 변환하면 3094일, 개월 수로는 103개월이 걸린다.

    물론 현실은 가정과 달라서, 카카오뱅크 수신 증가는 선형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간극차이는 갈수록 벌어질 공산이 크다. 즉, 수신 규모 차원으로 보면 ‘경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조차 무색한 상황이다.

    여신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재주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부리고 돈은 시중은행들이 챙겨갈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설명에 따르면,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력으로 하는 중금리 대출시장에 시중은행이 참여하지 않는 것은 단지 ‘충분한 표본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통신사인 KT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케이뱅크나,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함께하는 카카오뱅크와 달리 시중은행은 범용적 데이터 접근 측면에서는 다소 열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과 여신 거래를 하는 고객들은 기본적으로 고신용자이고, 중·저신용자는 은행과 대출거래할 일이 적기 때문이다.

    해당 애널리스트는 “실제로 지난 2014년 모 은행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판매했다가 대손율 4%를 기록하고 판매 중단한 바 있다”며 “시중은행들은 아직 중·저신용자에 대한 분석이 끝나지 않아 중금리 대출시장에 참여하고 있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각 사 모바일뱅킹 사용현황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금리 대출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중은행이 중금리 대출시장에 참여할 경우,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경쟁이 성립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시중은행의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에서 안분지족할 요량이라면, 지금의 깜짝실적에 축배를 들어도 좋다.

    그러나 정말로 경쟁상대가 시중은행들이라고 여긴다면 여·수신 상품 고도화나 혁신 서비스 개발, 진정한 의미의 ‘온디맨드 경제’ 구축 등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는 일’이 필요하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규모 상 예대마진을 기대하기보단 수수료 등 비이자부문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해당 분야는 실제로 은행들이 (이자부문에 비해서) 취약하다고 평가되는 부문이기에,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그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또 현재 은행과 공유하는 스코어링(신용평가) 시스템을 정교화 해 은행이 포용할 수 없는 수요층을 폭넓게 다뤄야 한다.

    신용평가사에 의해 저신용자로 ‘낙인’찍힌 계층을 공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한편, 불량채권 발생률을 낮춰 건전성을 제고해야 한다.

    ‘저신용자 수용’과 ‘연체 관리’는 서로 상충되는 가치이므로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낮은 수수료에 유인된 외환거래 고객들을 사로잡을 차별성과, ‘모바일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중·장·노년층 등의 금융 소외현상에 대한 방지책을 갖춰야 할 것이다.

    출범 첫 날과 같이 접속에 장애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개소 초기의 일회적인 호조세에 안주해선 안 된다.

    “불편이 생기면 언제든 말씀해 달라. 카카오뱅크는 귀를 열고 기다리겠다”  “당연한 것에 물음표를 던지며 카카오뱅크는 시작됐다”고 말한 이용우·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의 말처럼, 실적이 좋을 때일수록 ‘더 좋을 수는 없었나’를 고민하며 주마가편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조현수 기자 moonstar3443@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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