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저임금 1만원, 고용‧채용 불안 심리 감안해 급격한 추진 않았으면”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 18일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일머리가 부족한 것 같다'며 우려를 표하고 '원전 대신 석탄 발전을 먼저 닫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사진=이은재 기자></div>
▲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 18일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일머리가 부족한 것 같다"며 우려를 표하고 "원전 대신 석탄 발전을 먼저 닫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이혜훈(3선‧서울 서초구갑) 바른정당 대표는 지난 18일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원전 정책과 관련해 “일머리가 부족하다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 ‘정국진단’ 인터뷰를 갖고 특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서 채워나가겠다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원전이 발전해내는 전기량을 생산해낼 정도까지 가려면 장고한 세월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전체 전기 생산의 40%나 되는 원전을 갑자기 닫아버리면 공급 차질은 어떻게 할 것이냐”면서 “1차 목적이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삶의 질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라면 탄소를 많이 만드는 석탄 발전을 먼저 닫고 원전은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추진이 본격화 된 것에 대해선 “계획대로 가려면 매년 16~17% 정도 올라야 되는데 감당할 수 있겠느냐”면서 현재 고용 돼 있는 이들과 채용을 기다리는 이들의 불안 심리를 감안해 급격한 추진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이혜훈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

▲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경제민주화 문제로 상당한 마찰이 있었는데, 바른정당의 대표로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들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나.

- 경제 정책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하다.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줄기가 있다.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줄기 가운데서는 크게 반대할 것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불공정한 관행을 타파하는 문제는 상당히 순조롭게 가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지켜보고 있는 편이다. 의지나 자세는 충천해있는 것 같은데 부동산이나 원전 등의 정책에 대해서는 조금 일머리가 미숙한 것이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원전도 마찬가지다. 방향 설정에는 공감을 한다. 원전도 소위 미세먼지 등 여러 가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물질들을 줄이고 그 빈 공간에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서 채우겠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신재생에너지가 개발되어 원전이 발전해내는 어마어마한 전기량을 생산해낼 정도까지 가려면 장고한 세월이 필요하다. 당장 태양광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장고한 세월을 감안하지 않고 당장 원전을 닫아버리겠다고 하면 수요와 공급의 어마어마한 차이 때문에 전기가 모자랐을 때 생기는 어마어마한 재앙은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는 부분이 국민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 때문에 일머리가 부족하다는 걱정이 있다.

▲ 원전 부분은 원전의 전문가라는 분들이 모두 핵공학과 출신들로 끼리끼리 연관 돼 있어, 전문가들 간에 불신이 깔려 있는 것 같다.

- 여러 의견을 듣겠다는 것은 좋은데 그렇다고 갑자기 닫아버리면 어디서 전기를 생산하나. 대통령의 1차 목적은 원전을 줄이겠다는 것이 아니고,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을 줄이면서 삶의 질을 편안하게 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탄소 발전에 주목해야 된다. 석탄 발전을 보면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를 많이 만든다. 석탄 발전을 먼저 닫고 원전은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나가면서 전기를 발전해나갈 수 있는 양에 맞춰 조금씩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원전을 갑자기 닫아버린다고 선언하면 공급 차질은 어떻게 하나. 전체의 40%나 되는 전기를 어디서 갑자기 생산하는 것인가.

▲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 속에서 조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우리나라가 얼마나 전기를 많이 쓰는 나라인데 이 엄청난 전기의 40%를 누가 갑자기 어디서 생산하나.

▲ 대안이 없으니 원전을 다 스톱하지는 못 하는 것 같다.

- 사람들이 불안해한다. 처음부터 그렇게 얘기하지 말고 석탄은 당장 중단하겠다, 그리고 원전은 천천히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해 메울 수 있는 속도를 맞춰서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현실적으로 하면 덜 불안할 텐데 걱정이다.

▲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본격적인 첫 삽을 떴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경제계에서는 상당히 우려가 많다.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 경제계가 얘기하는 것이 조금 과장 돼 있다, 기업들이 약간 엄살을 피는 것도 있다. 너무 급격한 임금 상승으로 가면 너무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서 감당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주로 경제계라고 하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힘든 것이 아니라 진짜 힘든 것은 1인 사업장, 영세사업장이다. 이런 분들에 대해 정부가 많이 도와주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면 올해는 도와준다고 치고 정부가 얘기하는 계획대로 가려면 내년 이후 매년 16~17% 정도 올라야 된다. 정부가 감당할 수 있겠나.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거기다가 영세사업자가 부담을 느끼고 힘들어지게 되면 고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현재 고용 돼 있는 사람도 해고되지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이 있고, 또 채용을 기다리는 분들도 채용의 문이 닫히는 것이 아닐까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양쪽을 잘 절충해서 너무 급격하고 급진적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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