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국과 국내서 볼트EV 흥행으로 가능성 보여줘

상반기 전기차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지엠의 볼트EV.<사진=한국지엠 제공>
▲ 상반기 전기차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한국지엠의 볼트EV.<사진=한국지엠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전체적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이 침체를 겪는 가운데 한국지엠(GM)은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 위기 속에서도 볼트EV 흥행 등으로 차종별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사장 사임, 노조 파업, 한국 철수설 등으로 녹녹치 않은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과 내수 ‘동시 부진’ 탓에 한국지엠의 올해 상반기 판매 실적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9% 정도 감소했다.

최근 한국지엠은 상반기 총 판매 대수는 27만8998대로 1년 전보다 9.3% 줄었고, 내수 판매(7만2708대)와 수출(20만6290대) 감소율은 각각 16.2%, 6.5%로 집계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6월 판매 실적(4만3692대)도 지난해 6월보다 20.7%나 적었다. 

특히 내수(1만1455대) 감소율이 36.6%에 이르렀고, 수출도 12.9%나 뒷걸음질했다.

하지만 모델별로는 판매 추이가 나쁘지 않은 경우도 있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형세단 쉐보레 말리부의 경우 상반기 누적으로 1만9698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8%나 많은 규모다.

공격적 마케팅 프로모션(판매촉진 행사) 등에 힘입어 쉐보레 크루즈의 6월 한 달 판매량(1434대)도 지난해 6월보다 54.2%나 뛰었다. 상반기 전체(6494대)로도 이 모델의 증가율은 18.7%로 나쁘지 않았다.

특히 올해 국내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볼트EV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만 총 7217대가 팔려 나갔고, 내수에서는 지난 4월 고객 계약접수 하루 만에 올해 판매분 계약을 끝내 폭발적인 인기를 나타냈다. 

한국지엠은 이 같은 흥행으로 내년에는 볼트EV 도입 물량을 크게 늘릴 예정이다. 볼트EV는 성능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어 당분간 인기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볼트(Volt)와 국내 1회 충전 최장 주행거리 전기차 볼트 EV(Bolt EV)는 올해 상반기 각각 60대, 280대가 고객에게 인도됐다.

또한 스파크와 말리부가 제품 브랜드 가치 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근 산업정책연구원과 한국브랜드디자인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브랜드 조사에서 스파크와 말리부는 경차와 중형차 부문에서 최고 점수를 획득했다. 

스파크와 말리부는 최근 대규모 고객 시승 캠페인을 열고 대대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을 실시해 화제가 된 바 있으며, 감각적이고 독특한 소재의 새로운 광고를 통해 제품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킨 점이 높이 평가 받았다.

이 같은 개별 차량의 이슈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한국지엠에 놓인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상반기 실적 부진 만회를 해야 할 상황에서 제임스 김 사장이 오는 8월 31일부로 물러난다. 

지난해 1월 부임한 제임스 김 사장의 원래 임기는 2018년까지였다. 하지만 지난 3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부진한 판매량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노조와 원만한 협상도 큰 과제다. 한국지엠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조율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과 통상임금의 50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할 신차가 없다는 점도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소형SUV 분야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었던 트랙스에 강력한 도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쟁사인 현대·기아차가 코나와 스토닉을 출시해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반면 한국지엠은 하반기 크루즈 디젤 모델을 제외하면 신차가 없어 이를 방어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일각에서 한국지엠의 생산량 저하에 따른 ‘한국지엠 공장 가동 중단설’ ‘지엠 한국 철수설’ 등이 연이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엠 본사의 한국 철수는 우리 모두 바라지 않는 일”이라며 “노조와의 원만하게 타협하고, 하반기 다양한 판촉 프로모션 등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자동차 산업이 국내 기간산업인 만큼 경제적 손실을 보더라도 한국지엠 지분을 쥐고 있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또 비토권 상실 이후 매각을 통한 한국지엠 철수 우려에 대해서도 “아직 계획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한국지엠 철수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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