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지주 "과도한 은행 비중 줄이고 계열사 내실화 집중"
김용환 농협지주회장 "은행-비은행 손익비중 1대 1까지 끌어올릴 것"

타 지주사들에 비해 그룹 내 은행 비중이 높은 하나금융그룹은 계열사 내실을 갖춰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소재 KEB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폴리뉴스 DB>
▲ 타 지주사들에 비해 그룹 내 은행 비중이 높은 하나금융그룹은 계열사 내실을 갖춰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소재 KEB하나은행 본점 전경. <사진=폴리뉴스 DB>
[폴리뉴스 조현수 기자] 흔히 금융지주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은행지주(은행이 중심에 있는 금융지주)’를 먼저 떠올리는 것처럼, 지주사 대부분은 은행의 수익·자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은행은 비교적 수익성이 타 계열사들에 비해 안정적이고, 수신기관이라는 점에서 자본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룹 전체적으로 봤을 때 계열사 하나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당연히 고민될 수밖에 없는 문제다. 협업 시너지 차원에서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고른 수익성은 필수적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특히 은행 비중이 더 높다. 지난 1분기 하나금융 당기순익(연결기준) 4921억 원 중 하나은행이 벌어들인 금액은 4780억 원이다. 단순 산술적 비율로 따지면 그 비중이 97.13%에 달한다.

이 상황에서 하나지주가 계열사의 고른 성장을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인수합병(M&A) 등으로 비은행 계열사들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고, 또는 기존 보유한 자회사들의 내실을 갖추는 것이다.

외환은행 인수 후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출자 납입금과 자회사 이익잉여금 합산치를 지주사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 금융당국 권고치 130% 이하)이 높아진 하나지주 입장에선 선뜻 M&A를 통한 자회사 비중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하나금융그룹은 자사 통합멤버십인 ‘하나멤버스’ 사업 내실화로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를 노린다. 하나금융 내 전 계열사 거래실적에 따라 통합 포인트를 제공해 기존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연계성있는 자회사 비즈니스 범위로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 고객들이 하나금융투자·카드·캐피탈·저축은행 등 계열사 이용 시 통합 포인트 혜택을 제공해 협업 시너지를 만든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런 비즈니스 전략을 해외까지 확대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해외 주요 국가들과 하나멤버스 제휴를 맺고 글로벌 멤버십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나지주처럼 은행 비중이 과도한 것은 아니지만, 농협금융지주 역시 자산관리·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키우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하반기에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해 지주와 자회사들이 시행할 혁신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은행-비은행 간 손익비중을 1대 1까지 끌어올릴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지난 7일 NH농협은행 제주수련원에서 열린 ‘2020년 경영혁신 토론회’에선 자산관리 전담 조직 신설이나 카드사업 자율성 확대 등 계열사 혁신 방안들이 논의됐다.

우선 지주를 중심으로 은행·증권·자산운용 계열사들이 모여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는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가칭)’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계열사 역량을 한 데 모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강한다.

카드사 자율성 제고를 위해서 기존 NH농협은행 내 사업부문으로 운영되던 ‘NH카드분사’의 권한을 확대해 독립 법인 수준으로 격상시킨다. 특히 NH핀테크 혁신센터와 연계해 오는 2020년까지 카드 시장점유율 3위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여의도 파크윈 프로젝트 등 약 5조 원의 성과를 이룬 기업투자금융(CIB) 역시 NH투자증권의 인프라를 활용해 계열사간 협업 시너지를 노린다. 지속적으로 우량 딜을 발굴하고 공동투자 건에 대해 최우선 심사하는 등 범농협 차원의 추가수익 확보에 집중한다.

더불어 농협중앙회 산하 농협상호금융의 운용자산 경쟁력을 보태 시너지 극대화에 나서며, 광범위한 시너지 기회영역(금융·유통·경제·지역농축협) 활용을 위한 시너지전략도 고도화한다.

농협금융지주는 '고객연결'과 '핵심역량연결'을 중심으로 계열사 및 지역조직별 시너지 기업금융전담역할을 지정해 공동마케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농협금융 실적 개선의 걸림돌이었던 건전성 제고를 위해 지주가 중심이 돼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지난 2년간 구축한 위험경보 시스템을 고도화해 부실여신 발생 차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악화로 인한 제2금융권 풍선효과 억제를 위해 비은행 자회사 심사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이번 혁신 방안들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면 당기순익 1조 6500억 원, ROE 7.64% 달성 등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환 농협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일 NH농협은행 제주수련원에서 개최된 '2020년 경영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은행-비은행 간 손익비중 편향을 해소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 키우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 김용환 농협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일 NH농협은행 제주수련원에서 개최된 '2020년 경영혁신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은행-비은행 간 손익비중 편향을 해소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 키우기에 주력할 전망이다.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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