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도 악재가 될 전망

현대자동차의 하반기 실적 성패를 좌우할 소형 SUV 코나. 지난 6월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공개현장에서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제공>
▲ 현대자동차의 하반기 실적 성패를 좌우할 소형 SUV 코나. 지난 6월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공개현장에서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상반기 이슈는 국내외 판매 감소, 사드 보복, 리콜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하반기 역시 이 이슈들이 공존하는 가운데 한미FTA(자유무역협정)가 큰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방미기간 중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한미FTA 재협상 문제였다. 특히 거론된 부문은 철강·자동차 분야이기에 국내 자동차업계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판매 감소·사드 보복, 리콜 이슈로 상반기 고전

2017년 상반기 자동차 시장은 내수 부진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올해 6월까지 국내 34만4783대, 해외 185만3559대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한 219만8342대를 판매해 부진이 지속됐다.  

기아자동차 역시 전년보다 부진했는데 2017년 상반기 내수 25만5843대, 해외에서 106만4381대를 판매해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132만224대를 기록했다.

해외 판매 경우 기아차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영향으로 중국 공장의 판매가 크게 줄었고 해외 현지 시장의 수요 위축 등으로 전년 대비 14.9% 감소를 기록했다. 현대차 역시 중국에서 사드 보복 여파로 판매가 크게 위축됐다. 

국내외로 판매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엔진결함으로 리콜을 진행했다. 

국내 리콜이 현대차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줬는데 정부의 리콜 권고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결국 강제리콜 명령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기아차 12개 차종, 23만8000대를 순차적으로 리콜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리콜비용과 판매비용이 늘어난 탓에 2분기에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 25조4550억 원, 영업이익 1조571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3.2%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10.9% 줄어드는 것이다. 

하반기 그랜저·스팅어·소형SUV 등 판매 주목돼  

상반기 현대차그룹이 위기 속에서도 그랜저가 7개월 연속 매달 1만 대 이상 판매하면서 가장 인기 높은 모델로 떠올랐다. 1월에서 6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7만 대 가까이 돼 같은 기간 전체 국산 승용차 판매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하반기 역시 그랜저의 이런 판매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의 스팅어는 고성능 세단으로 국내 시장에 새로운 차급으로 등장해 하반기 판매에 주목된다. 보편적 성능의 대중차를 만들던 국내 완성차 업체가 고성능 세단 시장에서도 생존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스팅어이기 때문이다. 

일단 시작은 좋다.  

기아차는 스팅어가 6월 한 달간 1322대 팔렸다고 4일 밝혔다. 기아차의 스팅어 월 판매 목표는 1000대다. 이 수치로만 보면 322대가 더 팔려 32% 이상 목표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전달인 5월 판매된 370대까지 포함하면 모두 1692대가 팔렸다. 

기아차가 세운 올해 판매 목표치 8000대의 21.2%에 이른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 연말까지 9000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기아차는 기대하고 있다.

소형SUV 시장에서 타 경쟁업체들이 선전하는 동안 현대·기아차는 바라만 봐야 했다. 그러나 이달부터 판매에 본격 시동을 건 현대차 코나와 기아차 스토닉으로 소형SUV 시장에서 후발주자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한미FTA, 큰 변수가 될 전망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수지와 관련해 ‘자동차’를 직접 언급하면서 한미 FTA 재협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재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고관세를 부과할 경우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미국시장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현대차 33.2%(33만5762대), 기아차 30.6%(33만2470대)로 가장 높다. 현재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한미 FTA 발효에 따라 미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개최한 공동언론발표에서 “한국기업은 자동차를 미국에서 팔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미국 기업도 상호 호혜적 원칙에 기반해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미 자동차 무역에 있어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당장 개정 협상에 들어간다 해도 영향을 미치는데 시간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대차그룹 역시 미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어 한미 FTA가 당분간 큰 이슈로 떠올 수 있겠지만 현대·기아차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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