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해선 기자] 피자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던 정우현 회장의 성공신화가 끝내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며 불명예스러운 퇴장으로 막을 내렸다.

미스터피자 1호점을 세운지 18년 만인 지난 2008년 업계 1위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던 그는 결국 10년이 채 되지 못해 고개를 숙이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 26일 서초구 방배동 미스터피자 본사에서 진행된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사과문을 읽어 내려갔지만 간혹 떨리는 목소리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짐작케 했다.

허리를 깊게 숙이며 수차례 사과를 반복한 그는 사과문을 통해 사퇴 의사를 전한 후 추가적인 질문을 받지 않은 채 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사실 정 회장의 이토록 비참하고 초라한 마지막 모습이 느닷없이 일어난 일은 분명 아닐 것이다. 이미 지난해 4월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한 차례 경고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사건으로 불매운동과 가맹점 이탈 등으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으며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정 회장은 개인의 잘못으로 애꿎은 피해를 입은 가맹점들에게 보상과 지원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친인척을 통해 시중보다 비싼 재료를 강매하고, 계약을 해지한 이들에게 보복성 영업을 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유행어가 떠올랐다. “실화냐?”

어쩌면 지난해 경비원 폭행 사건은 그에게 주는 경고이자 기회였을지도 모르겠다. 교만해진 자신을 돌아보고 소비자를 두려워 할 줄 아는 초심으로 돌아갔다면 그가 목표했던 미스터 피자의 글로벌 브랜드로의 성장도 가능했을 지 모를 일이다.

안타깝게도 정 회장은 그 경고를 무시했고 다시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마저 스스로 놓치고 말았다.

이제 검찰조사를 앞둔 그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부디 이번 일에서는 느끼는 바가 있길 바랄 뿐이다.

정 회장은 그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자서전을 통해 “ROTC 군생활과 15년간 동대문에서의 사업을 통해 목표 정립의 중요성, 거래의 믿음과 관계, 모든 장사에서 철칙으로 삼아야 할 원칙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과거에는 알았을지 모르는, 하지만 지금은 잊어버린 듯한 ‘거래의 믿음과 관계’, ‘장사에서 철칙으로 삼아야 할 원칙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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