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윤 칼럼] 안철수 전 후보가 직접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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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경력의 이유미씨가 안철수 전 후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우리 당이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 씨의 취업비리 증거로 제시한 것이 조작된 것임을 당원으로부터 고백받았다. 사과드린다”. 26일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밝힌 사항이다. 충격적이다. 

    검찰수사 시작되자 부랴부랴 면피성 고백? 

    국민의당이 준용 씨 취업비리의혹을 제기하며 대대적 공세를 취한 것은 대선 나흘 전인 지난 달 5일, 안철수 후보가 배낭 메고 뚜벅이유세에 나섰을 때이다. 공격 후 두 달 가까이 가만히 있다가,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갑자기 조작을 고백하고 사과했다. 석연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수사로 전모가 밝혀지기 전에 ‘예방주사’나 면피성으로 부랴부랴 고백한 게 아니냐는 정황적 추론도 가능하다. 국민의당이 조작자라고 밝힌 사람은 ‘평당원’ 이유미 씨다. 국민의당 주장대로 일개 당원이 이런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혹이 모아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Jtbc 등 일부 보도에 따르면, 증거 조작이 이유미 씨의 ‘개인적 일탈’과 ‘과잉 충성’이 아니라, 당 간부의 지시로 이뤄졌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유미 씨는 “모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허위자료를 만든 일로 검찰조사를 받게 됐는데 당이 보호해주지 않는다”며 억울해한다는 전언이다. ‘당에서 기획한 일인데 꼬리자르기를 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당에서 기획한 일인데 꼬리자르기’ 주장도

    이 씨가 지시자로 지목한 ‘모 위원장’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다.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대표의 영입 인재 1호로, IT기업 대표 경력자다. 이번 대선 때 ‘2030 희망위원장’을 맡아 활약했다. 이유미 씨는 2012년 총선 출마경력이 있으며, 고려대 전자공학과와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신진 엘리트’라고 볼 수 있다. 카이스트 재학 시절 안철수 교수로부터 강의를 들은 사제지간이기도 하다. 국민의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과 총선 예비후보 경력의 이유미 씨를 그저 일개 당원으로 보기는 힘들다. 

    이유미 씨의 ‘꼬리자르기’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거당적 차원의 조직적 범행이다. 첨예한 이슈에 대해 증거를 조작할 생각이나 모의만 했다고 해도 가늠조차 안 되는 충격인데, 실행에 옮겼고, 안철수 후보는 이를 근거로 문재인 후보를 연일 공격했다. 사안의 위중함을 생각할 때 안철수 전 대표가 즉각 나서서 경위를 설명하는 게 옳다. 아울러 국민의당 선대위에 대한 전면적 수사가 불가피하다.   

    과거 독재정권 정치공작과 뭐가 다른가

    지난 70~90년대 김대중 후보를 용공분자로 조작해 낙인찍은 박정희-전두환 정권이나, 정치인 노무현을 ‘반미 종북’으로 몰고 가고, 국가정보원을 이용해 선거에 개입한 한나라당 정권과 본질적으로 뭐가 다른가. 국민의당이 정당으로 존재하고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자, 존폐의 기로에 놓인 사안이다. 독재시절 정보기관이나 했을 정치공작을 새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버젓이 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27일 언론인터뷰에서 “특검을 통해 문준용 씨 취업비리와 증거조작 건을 쌍끌이로 다루자”고 제안했다. 자신들이 증거를 조작해 ‘사건’으로 만들어 놓고 특검이라니. 전형적 물타기이자, 후안무치한 구태다. 행여라도 “승자에 의한 정치보복이다”같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꼼수는 더 이상 부리지 않는 게 국민에 대한 기본 예의이자 정치 도의다. 지난 달 초 국민의당이 이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 민주당이 바로 고소했고, 물론 국민의당도 고소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고소사건 수사가 어떻게 정치보복인가. 

    국민의당 특검 주장, 후안무치한 구태

    수사가 진행되면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안철수 후보 본인은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선거를 나흘 앞둔 시점에 패색이 짙어 다급한 나머지 ‘한 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해도, 안 후보 핵심 주변에서 이런 상상 이상의 범죄를 고안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게 팩트다. 더구나 이번 촛불 대선 같은, 국민이 주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특별한 정치적 상황’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정치공작이 자행됐다는 사실에 충격파는 상상 이상이다. 

    ‘적폐청산 촛불대선’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가 직접 국민 앞에 진상을 밝히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불과 두 달 전 “국정을 책임지겠다”며 표를 호소한 정치인이 취해야 할 도리이다. 지금 국민들은 “국민의당이 과연 태어났어야 할 정당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거와의 결별이 시대정신이었던 촛불대선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민의당은 씻을 수 없는 정치적 과오를 범했다. 과오에는 책임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이강윤 칼럼니스트 lkyprah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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