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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창간17주년 기획특집]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일자리②...정규직 전환

[폴리뉴스 강준완·조현수 기자] “일자리가 성장이고 복지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는 일자리위원회 홈페이지의 메인카피다. 

일자리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가치로 부상하고 있는 일자리창출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나가는 정부조직이다.  

일자리창출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성공시킬 수 있는 인프라이면서 동력이다. 지난달 일자리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위원장 자리를 대통령이 직접 맡은 것만 봐도 일자리 만들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늠할 수 있다. 

일자리위원회는 드디어 지난 1일 ‘일자리 100일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충하여 국민들 삶의 질을 높이고 민간부문까지 확산되도록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것. 특히 공공부문 일자리를 확충하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선언한 내용이 눈에 띈다. 

이에 위원회는 곧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TF에서 현장 실태조사 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자리위원회측은 “혼란 방지를 위해 큰 틀의 가이드라인은 제시하면서 각 공공기관이 업무 특성을 반영,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정규직화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의 뜨거운 감자 ‘정규직 전환’

일자리 창출은 직접적인 방법과 간접적인 방법으로 나뉜다.

직접적 일자리 창출이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인력시장 규모 자체를 키우는 것. 이 방법은 즉각적이고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투자되는 재원이 많아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수치 상의 양적 성장만을 추구하는 형식적인 '일자리 바꾸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비정규직 종사자들이 이번 정책으로 정규직과 똑같은 혜택을 받을지 의심스럽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2007년 대형 유통업체 판매원 5000여 명을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하며 겉보기엔 정규직 전환에 성공한 듯 보였다. 그러나 실제 노동자들은 저임금 문제와 근로자 차별 문제에 직면했던 상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은 여러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고용불안 해소는 물론 성과와 상관없이 정년까지 고용이 보장되면서 연차에 따라 임금이 인상된다.

즉 소득이 높아지고 삶의 질이 좋아지면서 소비가 늘고, 다시 기업과 국가경제 성장의 선순환 과정을 밟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고용자가 '정규직'이라고 하면 그것은 직접 고용·전일제 근무·고용 보장이 이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근로자들이 좀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정규직 전환 정책의 시작으로 문 대통령은 얼마전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인천공항공사 전체 비정규직의 전면 정규직화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한국공항공사 역시 비정규직 415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엔 공공기관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움직임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공기업인 한전KDN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좋은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좋은 일자리위원회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일자리 창출에 회사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권에서도 공공금융 중심으로 정규직 전환 소식이 들려온다.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 정규직화 프로젝트가 검토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달부터 '범농협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계열사 비정규직 52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 비정규직 직원들이 대상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비정규직에 대한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기조에 맞춰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조기에 추진하기로 했다.  

예보의 비정규직은 63명으로 정규직 직원 666명의 8% 수준이다. 예보는 지난 2007~2008년 노사합의를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 161명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한 사례가 있다.  

예보 관계자는 “직접고용 중인 비정규직 근로자 14명이 수행하는 업무의 성격을 검토, 예금보험업무의 상시수행을 위해 필요한 업무에 대한 정규직 전환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또 파견제법에 따라 활용하고 있는 간접고용 근로자 49명도 정부지침이 나오는 대로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기조는 민간 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우선 현대·기아차의 경우 오는 2018년까지 7000여 명 이상의 정규직 채용에 대한 노사합의를 이뤄냈다. 

서비스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와 LG U+가 대규모 정규직 전환을 예고했으며, 케이블 TV 업계에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NH농협은행-IBK기업은행 등 특수은행들의 일부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검토가 시작되면서, 4대 시중은행들도 이에 대한 대응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기간제로 채용해 온 사무직에 대해 정규직 형태로 채용할 방침이다. 또 기간제 근로자인 사무인력 170여 명 중 40% 가량인 60~70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정규직 검토 대상은 사무인력의 기간제 근로자들이며, 현재 검토 단계에 있기 때문에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정규직의 대부분이 변호사·세무사 등 전문계약직이며, 퇴직후 다시 채용되어 영업점의 전담감사를 맡고 있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일부는 아예 처음부터 정규직 전환 검토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이미 선제적으로 비정규 인력 3130여 명을 일괄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사례가 있어 추가 정규직 전환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말 기준 전체 1만 4072명 직원 중 비정규직은 520여 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변호사·회계사·세무사 전문계약직 및 사무보조 아르바이트 등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용확대나 정규직 전환 모두 회사가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눈치로 도입되는 인사정책은 지속적이지 못해 오히려 고용인력들에게 혼란만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민간기업의 정규직 전환 바람은 진통과정 겪어야

다른 산업에 비해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건설업계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비정규직 제로화’에 좌불안석이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정규직 전환 기준을 민간부문도 강제로 따르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신경쓰일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특히 생명·안전 관련 업무와 상시·지속 업무는 민간에서도 비정규직을 쓸 수 없도록 하거나, 대기업의 비정규직 비율이 일정비율을 넘으면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전해지면서 여간 고민거리가 아니다. 

모 건설사 관계자는 “민간부문에 대한 기준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업계의 입장을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적정공사비도 못 받는 현재의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인건비가 급증해 중소건설사의 경우 공사 수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토로했다. 

소득주도성장이 성공적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공공분야에 이어 민간기업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규직 전환도 정부와 기업들간 공감 속에서 연착륙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진행되고 있다. 

정부와 재계의 소통은 당연하고, 비정규직의 95%가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장에 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정규직 전환이란 카드는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고용을 통한 소득주도의 성장이 '정규직 전환 사회합의'라는 강을 넘어야 하는 과제 앞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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