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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구의 정국진단]김영환② “바른정당과 단일화했다면 막판 뒤집기 가능, 자강론 일관해 대선 승리 조건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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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안철수 좋은 자질 갖춘 정치인, 대선에서 졌지만 희망있다”

    ▲국민의당 김영환 전 최고위원이 지난 15일 국민의당 당사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이은재 기자>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대선 초반 문재인 대통령과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문 대통령을 무섭게 추격했다. 그러나 그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고 결국 안 전 대표는 대선에서 3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안 전 대표가 대선에서 패배한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당 김영환 전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가 바른정당 유승민 전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했다면 막판 뒤집기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당과 안 전 대표가 바른정당과 연대하지 않고 자강론을 고수한 것이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오후 국민의당 당사에서 진행된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연대, 후보단일화를 했다고 해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겠느냐는 차치하고라도 적어도 그렇게 해야 뭔가 정치판을 크게 흔들면서 보수로 돌아가는 힘을 견인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었는데 그것을 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계속 자강으로 밀고 가면서 ‘국민이 알아서 양강을 지켜주십시오’라고 했는데, 그게 굉장히 주관적이고 국민들에게 무리한 요구였던 게 아닌가 한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적어도 최소한 바른정당과의 연대, 후보단일화를 만들어줌으로써 국민들이 편안하게 양강구도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후보에게 갔던 표가 상당히 우리에게 오면서 선거 막판에 뒤집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까”라고 강조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자강론으로 일관해서 선거 승리 조건을 놓친 것 아닌가”라며 “바른정당과 연대, 후보단일화를 했다고 승리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 일을 했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전 최고위원은 안철수 전 대표를 겸손하고 인내력과 자생력이 강한 좋은 자질을 가진 정치인으로 평가하며 “국민들이 조롱하거나 무시할만한 인물이 아니고 우리 국민들이 언젠가는 안 전 대표를 한번 선택할 날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며 “대선에서 졌지만 안 전 대표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 전 대표가 재기해서 다음에 집권할 수 있느냐는 것은 순전히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몇 달 사이, 길게 봤을 때는 1년 사이 우리의 선거 과정을 정말 철저하게 들여다보고 평가하고 뭐가 부족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대선 기간 선대위 미디어본부장으로 활동했으나 국민의당이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최근 박지원 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에서 사퇴했다. 

    다음은 김영환 전 최고위원과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이번 대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3위를 했다. 총괄적으로 선거 과정을 복귀한다면.
    이번 선거는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졌다는 시각도 있을 수 있는데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본다면 이길 수도 있는 선거를 졌다고 보는 게 맞지 않을까 한다. 원래는 이길 수 없는 선거인데 어떤 계기가 주어져서 이길 수도 있는 선거였다. 지난 총선에서 3당이 되기는 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동력을 회복했고 상당히 많은 국민들로부터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았다. 유의미한 선거였고 중간에 해보나마나한 선거가 아니고 희망을 갖고 끝까지 완주한 선거였다. 후보도 지지자도 국민도 그랬다. 혹시 안철수 바람이 일어나서 놀랄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더불어민주당도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을 것이다.

    “TV토론 보혁논쟁되면서 중도인 국민의당, 우왕좌왕하게 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에는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10%초반대에 머물러 있었다. 안 전 대표는 그래도 계속 이번 대선은 ‘문재인 대 안철수’의 대결이고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대선 경선이 끝나고 양강구도가 됐던 시점이 상당히 중요했는데.
    ‘문재인 대 안철수’ 양강구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것은 안철수 전 대표의 예견력에서 온 것이 아니고 해방 이후 처음으로 있는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 구속이라는 상황으로 인해 구여권의 몰락, 보수의 재집권이 어려운 상태가 되다보니 최초로 진보와 중도가 싸우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양강이 되고 보수가 부동표가 되고 보수가 지원하면 이기는 선거였던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이길 수도 있는 선거 구도가 만들어졌다. 상대적으로 안철수라고 하는 참신하고 새로운, 나름대로 약점이 적은 후보가 있었고 그래서 2번의 몰락과 1번 3번의 양강이 구축된 것이다. 반기문의 퇴장 황교안의 불출마, 그렇게 되다보니 양강이 구축되고,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하고 경선이 완주되니까 양강이 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TV토론이 전개된 것인데 TV토론은 우리가 양강을 구축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불리한 구도였다. TV토론은 5자로 진행됐다. 양강이 아니라 5강이 겨루고 5강이 똑같은 발언 시간을 가졌다. 5명이 다 기량을 일정하게 갖고 있고 특색을 갖고 있다보니까 양강구도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더욱 불리해진 것은 불행하게도 이번 선거가 사드부터 시작해 안보, 주적논쟁, 송민순 회고록 논란 이렇게 전개되면서 보혁논쟁으로 토론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보혁논쟁이 진행되다보니 제3세력, 중도인 우리의 입지는 굉장히 어렵고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고 존재감 자체가 없게 됐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제기한 주적논쟁인데 성과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가져가게 되고 ‘홍준표 대 문재인’ 구도가 만들어졌다. 토론회의 전반 3, 4번은 전부 그렇게 가버리면서 안철수 전 대표가 부분적으로 실수하거나 말려든 것도 있지만 어찌할 수 없는 보혁구도가 만들어지다보니 보수가 살아나게 되고, 박근혜가 사라지게 됐다. 결국은 선거 초반 TV토론이 그렇게 진행되면서 보수의 몰락이 아니라 보수의 부활이라는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보수라는 것은 아무리 못해도 20%는 가져갈 수 있다. 보수 후보에 대한 지지가 10%정도로는 내려가야 우리가 해볼만한 상황이 오는데 그 상황이 안되면서 패착이 온 것이다.

    -지금까지 이렇게까지 구여권, 보수가 몰락한 선거는 없었다. 이번 선거도 결국 이렇게 됐는데 앞으로는 중도의 깃발을 들고 나온 후보의 승리는 난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지난번 총선도 최초의 도전이자 실험이었고 이번 대선도 최초의 도전이자 실험이었다. 다음 대선에서도 우리가 만약 뭔가 승리하거나 괄목할만한 도전을 한다면 그것은 최초의 도전이 되는 것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것도 문제지만 우리나라 정치지형을 총선 이전의 양강구도로 돌아가게 해야 하느냐, 그것은 아주 쉬울 수 있다. 우리와 민주당이 합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돼야 마땅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 민주당, 자유한국당 양강의 기득권 체제가 있고 중도를 포함한 중도보수세력이 결합하는 3강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느냐, 이걸 결정짓는 것은 결선투표와 선거구제 개편 문제, 개헌과 맞물려 있다고 본다. 과거에 중도보수정당이 중도를 표방하면서 집권한 경우나 보수정당이 중도로 입장을 바꾼 경우는 많이 있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처럼 중도자체가 집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다당제 하에서 결선투표제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안철수 다수 지역에서 2위, 엄청난 희망의 싹”

    -이대로 간다면 대선은 결국 중도후보가 승리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인가.
    이번에는 특수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1당과 2당의 양강구도가 형성되고 3당이 찌그러진 것이 아니라 1당이 하나 서고 2당과 3당이 비슷한 이중을 형성한 것이다. 국민의당이 그저 패배라고 망연자실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전국적으로 부산 경남, 대구 경북을 제외하고는 거의 2위를 하지 않았느냐. 수도권에서 거의 2위 득표를 했다. 그것은 새로운 정치, 중도개혁 세력에 대한 엄청난 지지를 확보한 것이므로 엄청난 희망의 싹이 튼 것이다.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득표 결과는 그것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미래를 위한 싹이라고 볼 수 있다. 거기에 어떤 것을 보태고어떤 걸 준비해야 되고 그것은 지난 몇 달 동안의 대선 레이스를 잘 들여다보면 거기에 해답이 있다.

    -국민들은 제3세력 중도세력의 정치세력화를 총선에 이어 대선에서도 인정했다는 것인가.
    그런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본다.

    “결선투표제 도입됐으면 안철수 당선”

    -안 전 대표는 대선이 끝난 후 5년 뒤 결선투표제 하에서도 승리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지난 대선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됐다면 1차 투표에서 자신이 2위, 어쩌면 1위도 했을 수 있는 구도였다고 언급했는데.
    결선투표가 도입됐으면 1차 투표에서 2등을 하고 2차 투표에서 안 전 대표가 승리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 당연히 결선투표제가 있었으면 안철수 당선이었다. 양강으로 빠져나갔던 표심이 결선투표가 있었으면 다 돌아왔을 것이다.

    -올해 정기국회 기간에는 개헌, 결선투표, 선거구제 개편 문제가 전면적으로 부상될 것으로 보나.
    연정이나 협치의 조건이 되지 않을까 한다. 우리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가 형성됐을 때 던질 수 있는 승부수가 바른정당과의 연대, 후보단일화이지 않았나 생각하는데.
    그렇게 했다고 해서 우리가 이길 수 있었겠느냐는 차치하고라도 적어도 그렇게 해야 뭔가 정치판을 크게 흔들면서 보수로 돌아가는 힘을 견인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었는데 그것을 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5명 대선후보의 벽보가 붙고 TV토론이 시작됐을 때 계속 자강으로 밀고 가면서 ‘국민이 알아서 양강을 지켜주십시오’라고 했는데, 그게 굉장히 주관적이고 국민들에게 무리한 요구였던 게 아닌가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적어도 최소한 바른정당과의 연대, 후보단일화를 만들어줌으로써 국민들이 편안하게 양강 구도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게 갔던 표가 상당히 우리에게 오면서 선거 막판에 뒤집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제가 그것을 건의했고 당 안에서도 검토를 했는데 역시 그런 면에서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선거 끝나고 합당 논의가 있는데 굉장히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본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양당이 안보 문제에 대한 견해차가 있어서 어렵고 합당을 했을 때 지지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데.
    어떤 일이든지 리스크가 있는 일인데 그런 결단을 내렸어야 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그런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완주 의지가 너무 강했다. 또 우리도 더 겸손하고 더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못했다. 자강론으로 일관해서 선거 승리 조건을 놓친 것 아닌가. 그렇게 했다고 승리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 일을 했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 김영환 전 최고위원이 지난 15일 국민의당 당사에서 폴리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사진=김영환 전 최고위원 페이스북>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12일 “대선 때 바른정당과 후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햇볕정책과 제가 걸림돌이 된다면 탈당하겠다고 까지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고 언급했는데.
    진위는 잘 모르겠고, 현재 통합론에서 비중을 갖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안보 등의 문제에 대한 우려는 많이 희석이 됐다고 생각한다. 사드 등에 대해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그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호남의 이탈 등 바른정당과의 연대에서는 잃는 것도 얻는 것도 있기 때문에, 지금와서 보면 어차피 잃는 것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호남 지지를 잃었다. 바른정당과 결합해서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 호남표가 우리에게 올수도 있는 것이므로 불필요한 우려보다 그렇게 보는 게 맞지 않나.

    -안철수의 새정치 깃발은 기존 기득권 세력을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를 해나가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그 깃발이 안보였다. 뭘 이야기하는지 모르겠고 여기저기 눈치를 보는 것처럼 보였는데.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양강이 서 있었을 때는 기득권과 싸우는 정치가 보였는데, 막판에 드러나기는 했지만 자유한국당이라는 당이 안보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극복하자는 말이 설득력이 없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왜소화 돼있어서 양당의 기득권 정치를 극복하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막판에 홍준표 후보가 바른정당 의원들을 흡수하고 차고 올라오니까 양당 기득권 정치를 극복하자는 말을 할 수 있었다.

    -TV토론에서 5자구도가 안철수 전 대표에게 힘든 구조였다는 것인가.
    우리는 TV토론이 우리에게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토론의 미숙함이나 에러들이 부분적으로 있었겠지만 TV토론이 5자로 진행되는 것은 상관이 없는데 주제가 완전히 안보, 사드, 주적 논쟁, 송민순 회고록 논쟁 이렇게 가버리니까 거기서 안철수의 새정치를 이야기하고 미래로 가자고 하는 이야기를 꺼내기가 어려웠다. 구도를 우리 힘만으로 바꿀 수 없는 조건이 되다보니까 보혁논쟁은 ‘심상정 문재인 유승민’에게 유리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보수쪽은 홍준표 후보가 이득을 가져가고 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가져가는 결과가 됐다.

    “안철수 자신 지키는 데는 성공, 세상 도모 결단 내리는 것에는 미흡”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이 대선 이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역량이 부족했다는 점을 언급했는데.
    제가 볼 때는 안철수 전 대표는 자기를 지켰다고 생각한다. 특히 처음에 ‘일 대 일’ 구도를 밀고 간 것은 사실은 굉장히 예견력도 있었고 자강론으로 양강까지 간 것이다. 전체 국민들이 ‘안철수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던 것 아니냐. 저는 안 전 대표의 내공이랄까 예견력이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 막판 홍준표 후보와의 단일화가 상당히 당을 흔들었다. 저는 홍 후보와의 단일화는 명분이 약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서 선거에 이긴다고 해도 우리 새정치의 명분은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거기서도 안 전 대표는 자기를 지켰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표를 많이 얻었지만, 또 아주 많이 얻지는 못했지만 안철수를 지켜줬고 국민들이 TV토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만 안철수가 나쁘다든지 표를 얻기 위해서 이상한 짓을 했다든지 그렇게 비판하지는 않는다. 안철수가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안철수가 죽지는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다만 이기기 위해서 어떤 유연성을 발휘하고 바른정당과의 연대 문제를 포함해서 어떤 과감한 선택을 했어야 했는지. 그 문제에 있어서는 정치적 경험이 부족했다. 중도를 가지고 보수를 견인해서 선거를 이기는 전략가적인 면모가 필요했는데 거기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자기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는데 세상을 도모하는데 필요한 경륜이나 결단을 내리는 것에는 미흡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저는 바른정당과의 연대 문제는 최소한으로 했어야 하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강이라는 것을 가지고 국민연대를 해달라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알아서 찍어달라는 것, 문재인 싫어하는 사람은 나를 찍어달라는 것이었다. 또 저하고 안철수 전 대표와 그 주변사람들하고 생각이 달랐는데 저는 우리당에 오려고 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대탕평하고 대통합을 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새정치의 높은 커트라인에서 볼 때는 그것에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파렴치범을 제외하고는 오겠다는 사람은 다 받았어야 되고, 다만 영입하는 사람들은 우리 새정치에 맞는 사람들을 영입했어야 했다. 공직에 내보낼 때는 좋은 사람들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오겠다는 사람을 받는 것조차도 너무 꺼려서 전국적으로 조직이 허술하고 취약해 역량을 강화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선 과정에서 당세의 미약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총선 이후에 조직이 확장되지 않았나.
    없던 당이 만들어졌으나 착근도 그렇고 인물 역량도 상당히 어려웠다. 대구경북을 포함한 지역에서의 위원장의 면모가 국민들이 알만한 사람이 없었다. 전직 의원 한 사람도 없었다. 이런 조직과 세를 갖고 이길 수 있겠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것을 메워주기 위해서라도 바른정당과의 연대가 필요했다고 본다. 바른정당과 연대가 만들어졌다면 제3세력의 새로운 정치 틀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영호남 정치개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중도만 가지고는 승리할 수 없지만 중도보수가 결합하는 소위 노선 이념적 통합, 지역적인 통합, 새로운 정치의 3강 정립구도의 구축에서 지지율 6, 7%가 아닌 한국 정치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그런 통합이었다고 생각을 했다. 저는 대선 때 솔직히 안철수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이런 정치의 변화가 한국정치를 길게 보고 가기 위해서는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등과 연대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아는데.
    안철수 전 대표가 좀 더 적극적이고 좀 더 자세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했는데 그때는 지지율이 떠있어서 5강 구도를 밀어도 될 듯한 관념적 판단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또 우리가 하려고 할 때는 바른정당쪽에서는 자강으로 귀환하는 일이 벌어졌다. 좋을 때 겸손하기 어렵고 어려울 때는 성취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 안철수’ 양강구도가 형성됐을 때에는 보수언론에서 안 전 대표를 지지해야 한다는 논조가 깔렸다. 조갑제 등 우파 논객도 안 전 대표를 지지했는데.
    그것은 두 가지 원인 때문에 생긴 것이다. 하나는 박근혜 몰락이 원인도 있지만 또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작용하니까 생긴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문 대통령은 60% 이상을 득표해야 하는 선거였다. 그런데 40% 겨우 넘겼다. 그것은 문 대통령의 경쟁력이나 그들의 집권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안철수 전 대표처럼 세가 부족하고 어려운 조건에 있는 사람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다. 앞으로의 정국에도 계속 작용할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가 20%를 조금 넘게 득표했지만 잠재적으로는 거의 30% 이상 넘는 지지를 받았다고 봐야한다. 막판에 가서 안된다고 보고 표심이 빠져나간 것도 있고 홍준표 후보에게 몇 %가 갔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본다면 이번 선거는 흡족한 선거가 아니고 피해보려고 무척 노력해봤는데 다른 대안이 없어서 문재인 대통령이 뽑힌 선거가 아니겠나. 집권당도 겸하하게 봐야하는데 최근 며칠 사이 태도를 보면 그런 것은 안보이고 표 차이가 많이 나서 압승했다는 이런 생각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전체 투표율을 고려해볼 때 30%도 못 얻은 것이다. 그리고 투표장에 가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해서 지금 문 대통령을 찍지 않았던 표들은 강고하게 참여정부 2기에 대한, 친문 계파정치에 대한 거부감, 의사표시를 했다고 봐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더 겸손해야 하고 유연한 정국운영이 필요하다.

    “안철수 재기해 다음에 집권할 수 있나, 그것은 순전히 자신의 몫”

    -안철수 전 대표가 다음 대선 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출했다. 안 전 대표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나.
    안철수 전 대표가 재기해서 다음에 집권할 수 있느냐는 것은 순전히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 달 사이, 길게 봤을 때는 1년 사이 우리의 선거 과정을 정말 철저하게 들여다보고 평가하고 뭐가 부족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본인이 ‘다 내 탓이다’라고 말하고 있지 않나. 정말 어떤 것이 내 탓이었는가. 우리가 어떤 것이 부족했는가. 그때도 국민의당만으로는 안되는 것 아니겠나.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세를 확보하고 어떻게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어떻게 해야 집권할 수 있는지 부족한 부분에 대한 철저한 자기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저는 정치가 정치력이구나라는 말을 배웠다. 정치가 논리, 전략, 홍보 이런 게 아니다. 정치에서 정치력의 의미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정치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 어려운 선거를 이기기 위해 필요한 정치력의 간극을 안철수, 우리 당, 우리 모두가 갖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것이 지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의당은 민주당으로 가고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것은, 지난 총선 이전으로 우리나라 정치가 돌아가는 것은 우리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 정치의 퇴행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공식적으로 하는 저의 마지막 인터뷰가 될 것이다. 언제 정치에 복귀할지 모르지만 너무 행복했다. 제가 지난 총선에서 이쪽으로 건너오지 않았으면 지금 5선 국회의원을 하고 있었을 것이고 또 정부에 가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4선 의원으로 국민의당으로 건너와서 이런 실험, 도전을 내 정치의 마지막에서 했다는 것에 대해 너무나 내 자신이 기특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와 같이 마지막까지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해 완주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나 행복하게 생각한다. 이것은 승패를 떠나서 어떻게 이런 도전을 해볼 수 있겠나.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꼈고 배웠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 고맙다. 안 전 대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 전 대표에게 부족한 것을 우리가 채워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안 전 대표가 부족한 것은 부족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안 전 대표가 그런 사람이어서 졌다고 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저는 용납하기 어렵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 앞으로 기회가 있을까.
    안 전 대표는 제가 만난 정치인 가운데 가장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많은 분들을 봐왔다. 안 전 대표는 제가 만나본 정치인 가운데 가장 겸손한 정치인인 것 같다. 아무리 의심하고 봐도 겸손한 정치인이다. 겸손하다는 것은 중요한 덕목이라고 본다. 그것이 경청으로 나타날 수 있고 국민에게 군림하지 않는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안 전 대표는 다른 어떤 정치인보다 인내심이 강한 것 같다. 그리고 실패하고 좌절하는 것에 대해 철저히 극복하려고 하는 자생력, 자기 극복의 의지가 강한 내유외강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국민들이 조롱하거나 무시할만한 인물이 아니고 우리 국민들이 언젠가는 안 전 대표를 한번 선택할 날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국민들이 TV토론을 통해 안 전 대표에게 실망했다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국민들이 대선후보 5명 중에 안 전 대표가 제일 나은 사람이라는 것은 다들 인정한다. 인간적으로 인격적으로도 안정감으로도 좋은 사람이다. 도덕적 정책적으로도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인정하는데 국가가 위기인 이 난세에 국회의원 40석을 가지고 하기에는 아직은 좀 부족하지 않느냐라든지 좀 더 카리스마를 가져야 한다든지 이런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도둑이라든지 뭔가 능력이 없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선에서 졌지만 안 전 대표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희원 기자 bkh1121@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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