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강준완 기자] 내 손안에서 금융생활이 펼쳐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시키면서 비대면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 영업점 창구에서 고객들과 얼굴을 마주보면서 통장을 개설하고, 입출금을 진행하는 시대에서 각자 집에서 사무실에서 거리에서 금융거래를 처리하는 시대가 시작됐다. 

집안의 모니터에서 은행업무를 간단히 처리하더니 이젠 스마트폰으로 안되는 금융거래가 없을 정도다. 이에 은행들의 모바일 플랫폼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은 미래의 금융 시장 장악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되버렸다.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지난 4월 3일 국내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를 획득하면서 영업을 개시했다. 

케이뱅크는 영업점의 축소전략이 필요없다. 아예 처음부터 스마트폰으로만 가능한, 손안의 금융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어플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은행계좌 개설부터 다양한 대출과 예금까지 내 손안에서 모든 게 이뤄진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영업점으로 달려갈 필요도 없다. 내 손안의 모바일로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과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 대출금리는 내리고, 예금금리는 높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손안의 금융이 가능해 무점포로 인한 인건비나 임대료 등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직장인K 신용대출’의 대출금리는 최저 연 2.73%다. 주요 시중은행들보다 1~2%포인트 낮아서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중금리대출인 ‘슬림K 중금리대출’의 대출금리는 우대 기준을 만족하면 최저 연 4.19%까지 받을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은 연 5.5% 확정금리로 최대 500만 원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의 공격적인 영업방식과 고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깜짝 놀란 일부 시중은행들은 자사의 모바일 플랫폼을 더욱 강화시키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일부 은행에선 예·적금및 대출 이율을 조정하는 연쇄 반응도 나타났다. 

심성훈 대표이사는 “스마트폰에 케이뱅크 앱만 받으면 밤낮없이 언제라도 필요한 시간에 모든 서비스 이용 가능하다”면서 “영업점과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지 않아 절감된 비용은 모두 고객여러분께 제1금융권 최고 수준으로 돌려드린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출범에 이어 또하나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본인가도 지난달 결정됐다. 빠르면 올 상반기 중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한다.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 준비 소식도 들린다. 

2017년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출범과 기존 시중은행들의 시장점유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모바일 플랫폼의 강화로 내 손안의 금융시대 원년이 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지난 4월 5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본격 영업을 위한 본인가가 결정났다. 사진왼쪽부터 김학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사진=조현수 기자>
▲ 지난 4월 5일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본격 영업을 위한 본인가가 결정났다. 사진왼쪽부터 김학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사진=조현수 기자>

그들만의 금융에서 '함께하는 금융'으로 거듭 나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올 하반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끼리, 또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 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무엇보다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빈틈없는 전산보안 시스템 구축과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미래가 마냥 보라빛만은 아니다. 모바일을 통한 금융거래의 보안문제, 중년층의 디지털 금융 절벽, 거대 시중은행들의 역습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특히 노인들은 영업점의 ATM도 다루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넷 웹을 통한 금융거래를 뛰어넘어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모바일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노인들에겐 요즘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금융의 편의성에 대해 ‘그들만의 금융세계’라고 서운해 할 만하다. 

금융당국과 일부 은행에서 고연령층을 위한 전담창구 개설이나, 모바일 플랫폼 사용 교육, 텔레뱅킹 서비스 강화, 큰 글씨 모바일 서비스 등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오히려 기술을 진화시킨 새로운 서비스로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은 금융거래 편의성 제고를 위해 손바닥정맥으로 본인 인증하고, 바이오 정보만을 통해 ▲ATM거래 ▲창구거래 ▲대여금고 이용 등이 가능한 ‘손쉬운뱅킹 서비스’를 곧 선보인다. 

손바닥정맥 바이오인증(손쉬운뱅킹) 서비스는 은행 창구에서 손바닥 정맥정보를 등록하면 ATM과 창구에서 간편하게 예금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노인들이 비록 은행 영업점에 방문은 해야하지만, 은행 창구에서 정맥정보를 단 한 번만 등록하면 간편하게 은행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인터넷뱅킹·스마트폰뱅킹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니어고객 등 디지털 소외층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듯 '손안의 금융'이 '함께 하는 금융'으로 진화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권의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나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노인들과 디지털 금융의 소외계층들도 함께 할 수 있는 내 손안의 금융 시대를 만들어가는데 더욱 고민을 해야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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