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내가 가장 하기 싫어하는 것이 미국 대통령 발언 부정하는 것”

[폴리뉴스 정찬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 분담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사드 배치 비용 부담에 대한 “재협상”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음에도 청와대는 이를 숨기고 기존 한미 합의대로 이행될 것이라고만 했기 때문이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날(4월30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통화시 맥매스터 보좌관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잘못됐고 “기존합의”대로 이행된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지만 정작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김관진 실장의 말과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의 말이 다른 것이다.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한국 측 카운터파트에 기존 협정(한국 부지제공, 미군 전개 및 운영유지비 부담)을 지킬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내가 가장 하기 싫어하는 것이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런 게 아니었다”고 청와대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사실 내가 한국의 카운터파트에 말한 것은 ‘어떤 재협상이 있기 전까지는 그 기존협정은 유효하며, 우리는 우리 말을 지킬 것’이라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이는 김 실장이 맥매스터 보좌관의 말을 전하면서 양국이 사드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양국 간 합의 내용을 재확인했다고 한 것과 배치된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나아가 ‘사드 배치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사드와 관계된 문제, 향후 우리의 국방에 관계된 문제는 (앞으로) 우리의 모든 동맹국들과 할 것과 마찬가지로, 재협상하게 될 것”이라고까지 했다.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언급은 사드 비용 부담을 두고 “재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날 청와대는 “재협상” 부분을 빼고 “한미 기존 합의”가 지켜질 것이라고만 해 ‘거짓말’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이날  “맥마스터 보좌관이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은 한미 간 기존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으로 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여전히 맥마스터 보좌관이 말한 “재협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김관진 실장은 전날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드비용 발언 논란과 관련해 기존의 양국합의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언급은 동맹국들의 비용 분담에 대한 미 국민들의 여망을 염두에 두고 일반적 맥락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8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 비용을 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며 “그것(사드)은 10억 달러 시스템”이라고 했고  다음날인 29일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왜 우리가 사드 배치 비용을 내야 하느냐”는 말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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