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바른정당 의원 20명은 28일 “3자 후보 단일화를 강력히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유승민 대선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 유 후보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면서 “선거운동 하기 싫으면 최소한 흔들기는 하지 말라”며 불쾌한 감정을 나타냈다.

대선을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고심이 큰 바른정당의 내홍이 가속화되고 있다.

바른정당 의원 20명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회동한 후 입장문을 내고 “3자 후보 단일화는 중도·보수 대통합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마지막 길”이라면서 “진정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지도자라면 국민의 뜻을 받들고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은 “양강 구도를 통해 국민적 여망을 결집시키면 문재인 후보를 꺾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일화는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라면서 “유승민·안철수·홍준표 후보는 즉각 단일화 논의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에 응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며, 좌파 집권의 길을 열어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기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입장문 작성을 위한 회동에는 권성동·김성태·김용태·김재경·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이은재·이종구·이진복·장제원·정양석·정운천·주호영 하태경·홍문표·홍일표·황영철 의원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이은재 의원은 전격 탈당을 선언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이념과 가치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에 용기를 내서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보수진영의 분열은 좌파의 집권을 도와주는 꼴 밖에 아무것도 없다”면서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히는 것”이라며 탈당의 변을 전했다.

유 후보는 이 같은 단일화 압박에 대해 강한 거부의사를 밝혔다.

유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유세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소식을 듣고 “지난 25일 방송토론회에서 저를 포함한 후보 3사람 모두 단일화가 없다고 국민 앞에 말하지 않았나”면서 “어떤 흔들기를 해도 저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유 후보는 또 “일부 의원들이 선거운동을 하기 싫으면 최소한 흔들기는 하지 않아야 하는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도 그런 모임을 하는 것을 저는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한국당의 비민주적인 패권이 싫어서 나온 것이 바른정당인데, (단일화 요구는)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바른정치와 180도 다른 행태를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