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사용 문제 등으로 중국업체, 인수 쉽지 않을 듯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함에 따라 산업은행이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와의 매각절차를 재개한 가운데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 24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과 국민의당 김동철, 권은희, 송기석 국회의원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업체에 매각하는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조는 이날 광주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이들 국회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를 자본력과 기술력이 없는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면 제2 쌍용자동차 사태가 우려된다”며 “본사가 중국으로 넘어가면 지역경제가 붕괴하고 국내 타이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노조는 “차기 정부에서 타이어산업과 연동해 매각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며 “고용보장, 설비투자의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매각 협상은 투쟁으로 막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당 의원들은 “금호타이어 매각 반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서 19일 광주경영자총협회는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중국 업체에 매각을 강행하려는데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경영자총협회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자본에 매각되면 지역 경제는 파탄으로 치닫고 지역 근로자의 생존권은 위협받으며 국내 타이어 산업의 기술 유출을 초래할 것”이라며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데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가지고 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컨소시엄 구성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를 불허했다. 

지난 18일 박 회장은 “산업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에는 컨소시엄을 허용하고, 우선매수권이 있는 금호아시아나에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지해왔다”며 “이러한 부당하고 불공정한 매각 절차에는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으며 우선매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개인자격’으로 보유하기에 제3의 기업과 컨소시엄 구성은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현재 진행 중인 부당하고 불공정한 금호타이어 매각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금호타이어 매각을 공정하게 재입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법적인 소송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를 검토했지만, 금융권을 상대로 한 소송은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러한 부당하고 불공정한 매각이 진행돼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와 성장이 저해되는 경우에는 법적인 소송을 포함하여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업계에서는 박 회장의 이런 방침으로 여론전을 펼쳐 금호타이어 매각을 재입찰로 방향을 전환시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금호 상표권 문제도 금호타이어 인수에 변수가 될 수 있는 분석이 나온다. 상표권은 금호산업에 있다.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라는 상표를 2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한 상태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이 상표의 사용료로 매출액의 0.2%를 금호산업에 내고 있다. 

따라서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할 경우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 

더블스타가 써낸 1조 원에 가까운 금액엔 금호타이어라는 상표권의 사용가치도 포함돼 있다.

더블스타가 이 상표를 사용할 수 없다면 금호타이어를 그 금액으로 인수할 이유가 사라진다.

또한 상표권 사용을 불허하지 않더라도 박 회장에게 재기의 기회가 온다. 5개월 이내에 매매계약이 종결되지 않으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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