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와 노동자 고공단식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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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선거와 노동자 고공단식 농성

    - 박근혜 파면∙구속에도 적폐청산은 오리무중

    - 정권교체 후에도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위해 투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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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과 직장에서 정리해고당하고 거리에서 투쟁하던 노동자들이 고공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만 7일째다.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철폐, 노동3권 쟁취 <노동자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이하 공동투쟁위원회)> 소속 노동자 6명이 광화문 건물 전광판 위에서 고공단식농성 중이다. 4월 하순이지만 가끔씩 차가운 비가 내리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다. 고공농성장의 밤은 초겨울날씨다.


    박근혜가 탄핵∙파면∙구속되면 따뜻한 봄이 올 거라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노동자민중의 봄은 오지 않았다. 사회 곳곳의 적폐는 청산되지 않았고 노동현장은 여전히 추운 겨울이다. 보수정치권은 작년 촛불투쟁 초기에는 박근혜의 질서 있는 퇴진을 말했다, 그러다가 보수정치권 전체를 날려버릴 촛불항쟁에 놀라 서둘러 박근혜를 탄핵했다. 그 후 박근혜는 파면∙구속됐고 5월 9일 조기대선에 돌입하였다.


    그러나 1700만 촛불항쟁 과정에서 외쳤던 적폐청산의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유력한 후보들로부터 재판 시작도 전에 박근혜 사면, 사드배치 기정사실화,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공동투쟁위원회’는 선거를 통한 투표행위는 “자본체제를 합법적으로 용인하는 절차적 민주주의”일 뿐이라며 “노동악법을 끝장내고 노동자 민중의 처절한 요구를 투쟁으로 쟁취하기 위해 고공 단식 농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촛불항쟁으로 새누리∙박근혜 정권이 몰락했음에도 불구하고 3년이 지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 노동계 블랙리스트 폐지”를 외치며 울산 현대중공업 비정규직노동자들이 고공농성에 돌입하였고, 노동착취와 노동탄압에 못 이겨 LGU플러스 실습생과 갑을오토텍 노동자가 연이어 목숨을 끊었다. 노동자민중의 삶은 전혀 변함이 없거나 더욱 절박해져만 간다.


    IMF외환위기 당시 1998년 초 김대중 정부 때 도입된 정리해고제도로 인해 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고 있다. 그나마 해고를 제한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 23조(해고 등의 제한), 24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도 무력화 되었다. ‘정당한 이유’,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없이 해고할 수 없다는 명백한 조항은 정권(노동부, 경찰, 검찰, 법원)과 자본에 의해 유린당하고 있다.


    2006년 말 노무현 정권 때 도입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은 비정규직보호와 정규직화는커녕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시켰다. 이 법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항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 ②항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2년이 되기 전에 재계약 또는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정리해고 한다.


    1948년 제헌의회가 제정한 헌법 33조가 규정한 노동3권은 70년이 다 되도록 지켜지지 않고 있다. 1991년 유엔 가입국이 되고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한 나라에서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하고 있는 결사의 원칙도 지키지 않고 있다. 공무원, 교사 등 공공부문노동자, 특수고용직노동자의 단결권과 파업권을 제한하거나 봉쇄하고 있다. 민간부문이라 하더라도 업무방해와 손배가압류 등으로 파업권을 불법시하거나 봉쇄하고 있다.


    19대 조기 대통령 선거전이 치열하다. 주말마다 사람들의 열기가 넘쳤던 광화문과 전국 방방곡곡의 촛불항쟁은 박근혜 파면구속과 정권교체 분위기로 과거가 됐다. 동시에 적폐청산과 노동자민중의 생존권 문제도 밀려났다. 대통령 바뀌는 것 말고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은 보수정권이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공동투쟁위원회’ 소속 동양시멘트 김경래, 세종호텔 고진수,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오수일, 콜텍 이인근, 하이텍일씨디 코리아 김혜진, 현대차 울산 비정규직 장재영 등 6명은 ‘투표를 넘어 투쟁’을 외치며 고공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 곡기까지 끊고 고공 농성하는 동지들의 투쟁을 마음에 깊이 새기며 지지를 보낸다.


    2017.4.20.목


    배제된 사람들과 함께, 평등노동자회

    허영구 기자 hyg8692@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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