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업체 브로드컴, 일본 관민기구·정부계 은행과 연합

최태원 SK 회장은 20일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알아보겠다”며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사진=SK 제공>
▲ 최태원 SK 회장은 20일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알아보겠다”며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사진=SK 제공>
[폴리뉴스 박재형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인수전이 SK하이닉스보다는 미국 업체들에 더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외신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24일 일본을 방문해 도시바 인수전 상황을 점검하고 도시바 경영진을 만나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비전을 설명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출국금지가 풀린 최 회장의 첫 행선지가 일본으로 도시바 인수전에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최 회장의 24일 일본행 소식을 전하면서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차 입찰실시 후 도시바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며 “SK그룹과 도시바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 분야에서 협력관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 회장은 20일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SK하이닉스에 도움이 되고 반도체 고객에게 절대로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알아보겠다”며 강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 미국의 웨스턴디지털(WD), 실버레이크파트너스, 브로드컴 등과 인수전을 펼치고 있다.

폭스콘이 예비 입찰에서 3조 엔(약 31조5000억 원)을 써내는 등 갈수록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반도체 사업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입찰에서 2조 엔(약 21조 원)을 제시했다는 말이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수 후보로 일본 관민기구인 산업혁신기구와 연합한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 진영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외신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도시바 메모리 부문 인수전에 참여한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 진영에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도 합류하는 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일본 관민펀드나 정부계 은행과 연합세력을 형성하게 되면 사실상 일본 정부의 지원을 얻는 것과 다름없어 인수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바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WD는 17년간 도시바와 합작하며 반도체 주력공장에 도시바와 절반씩을 투자해 총 1조4000억 엔을 들였다며, 다른 회사로의 매각을 거부하고 독점교섭권을 요구했다.

마크 롱 WD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도시바 측에 합병계약에 기초해 건설적인 논의를 하자고 독점 교섭을 거듭 요구했다.

앞서 WD는 양 사가 합의하지 않은 제3자 매각 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어 매각작업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롱 CFO는 WD가 도시바 측을 겨냥한 법적 조치 가능성에 대해 현 시점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비치면서 일본 및 미국 정부와 논의에서 “최근 1주일간 전향적인 논의가 있었다”며 향후 상황을 낙관했다.

현재 WD도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연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WD와 브로드컴 등 두 미국 회사가 일본 정부 지원을 얻기 위해 경합하고, 한국 SK하이닉스와 대만 훙하이정밀이 역전을 노리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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