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을 기다렸다

-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천막노숙투쟁

 

201739일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한 지 1000일이 흘렀다. 60을 넘어 70을 바라보는 청소노동자들이 천일홍처럼 더위와 추위를 견디며 버티고 있다. 1,000, 24,000시간, 1,440,000, 86,400,000...11초도 힘들고 고통스런 나날이었지만 노동자의 자존심과 존엄을 위해서는 결코 자본에 굴복할 수 없었기에 오늘까지 왔다.

 

2014616일 울산과학대지부(지부장 김순자)가 현대중공업 정몽준이 사주로 있는 학교 측에 요구한 임금은 최저임금 시급 6000(법정 시급은 5210)과 성과금 100%였다. 2017년 현재 법정 최저임금은 시급 6470원이다.

 

처음에는 본관 현관로비에서 농성을 시작했으나 건물 밖으로 쫓겨났고 나중에는 정문 밖으로 쫓겨났다. 학교는 청소노동자들에게 업무방해를 빌미로 1인당 8200만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한 상태다. 지난 29일 새벽에는 학교 측이 요구한 대로 울산지법 집행관들에 의해 천막이 완전히 뜯겨졌지만 다시 복구했다.

 

현대는 삼성과 함께 한국의 재벌의 상징이다. 울산은 그야말로 현대왕국이다. 설립자 정주영의 창학정신을 살펴보자.

 

젊은 시절 어느 학교 공사장에서 돌을 지고 나르면서 바라본 대학생들은 학교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나에게는 한없는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 때 이루지 못했던 배움에 대한 갈망이 여기에 배움의 주춧돌을 놓게 하였으니 젊은이들이여, 이 배움의 터전에서 열심히 학문을 익혀 드높은 이상으로 꾸준히 정진하기 바랍니다.”

 

창업주 정주영은 학교 공사장에서 돌을 지고 나르면서젊은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그런데 2세인 정몽준은 직접 노동을 체험하지 못해서 그랬을까 학교에서 청소하는노동자들의 고충을 외면하고 있다. 노동자의 피땀으로 건설한 현대왕국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대에도 봉건적 지배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박정희시대를 마감하는 박근혜 탄핵과 함께 현대는 물론이고 이 땅의 재벌을 해체시켜야 한다.

 

(2017.3.10., 박근혜 탄핵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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