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식 논설주간 칼럼] 헌법을 모독하고 법치를 유린하는 대통령과 그 대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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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6차 변론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의 김평우 전 변협 회장(맨 왼쪽)과 이동흡 변호사가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을 얼마나 더 유린하려는 것인가 

    대통령은 취임을 하면서 국민 앞에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밝힌다. 대통령의 취임 선서의 가장 첫 구절로 ‘헌법을 준수한다’는 것은 이 나라가 민주공화국이고 법치국가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 국회의 압도적 다수가 찬성하여 통과된 대통령 탄핵안에 따라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그 헌법을 위배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할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헌법과 법률로 주어진 직위가 없는 소위 비선 실세에게 국가의 기밀을 누설하고 국정을 농단하게 하는 등의 헌법 유린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잘못이 드러난 시점에서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를 하면서 검찰의 조사를 받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후 자신이 특별검사를 임명했고, 그 특검에서 조사를 받겠다고 다시 언명했지만 특검의 1차 수사기간이 만료되어 가는 이 시점까지도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 또한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한 헌법 정신을 대통령 자신이 짓밟고 모독하는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이나 특검의 수사에는 응하지 않았던 대통령이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기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혐의사실에 대해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늘어놓고, 특정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는 마치 자신이 특정세력의 음모의 희생양인 양 여론전을 펼치기도 했다. 잘못을 저지르면 조사를 받고 재판절차를 밟아서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 민주주의와 법치의 상식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국민 앞에 선서한 대통령이 자신의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에는 응하지 않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 수색마저 거부하도록 하는 것은 헌정질서를 유린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지금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을 위한 변론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헌법재판부는 대통령의 출석의사를 거듭 물었지만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시간만 지체시킬 뿐 분명한 답을 주지 않았다. 이 또한 헌법재판 과정까지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대통령이란 지위가 우리나라 법체계와 별개로 존재하는 자리인 양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헌법 재판을 모독하는 도를 넘은 언동들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 소속의 김평우 변호사는 22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을 9명 전원 이름으로 판결을 선고하지 않으면 내란상태에 들어간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사실상 헌법재판관들에게 탄핵 인용 시 ‘내란’을 운운하는 협박을 한 것이다. 아울러 강일원 재판관을 향해 ‘국회 측 수석대리인’ 이라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법정에서 태극기 시위를 펼치는 등 재판 자체를 희화화시키는 언동을 보이고 마구잡이로 증인을 신청하여 노골적인 시간끌기로 재판을 방해해 왔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급기야 변론 종결을 앞둔 시점에서 재판관들을 향해 ‘내란’운운하며 겁박하는 것은 도를 넘은 망동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변호인단의 김평우 변호사는 대한변협회장을 역임한 바 있고, 정기승 변호사는 대법관으로 대법원장 물망에도 올랐으며, 이동흠 변호사 역시 헌법재판소망 물망에도 오른 바 있는 원로 법조인이다. 소위 보수 법조계의 원로들로 구성된 박근혜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탄핵심판에 임하는 논리와 자세는 과연 헌법을 지키겠다는 것인지 헌법재판까지 조롱하며 우스개꺼리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노리는 것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서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을 넘기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그렇게 될 경우 7인 재판관 체제에서 대통령 탄핵은 문제가 있다는 논리를 펼치면서 다시 시간을 끌어서 결국은 헌재의 탄핵심판 자체를 무력화 시키려는 꼼수로 보인다. 이 같은 시간끌기가 박근혜 대통령과 의사소통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면 참으로 우려된다. 

    국정농단 사태로 빚어진 대통령 탄핵심판과 직무정지 상태로 인해 지금 국정은 외교, 안보, 경제, 민생 등등 모든 분야에서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국의 국정 최고 책임자가 자신의 자리보전만을 위해 나라가 어떤 혼란과 위기에 처하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시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그나마 위기에 처한 나라에 보탬이 되는 것인지 생각해 주기를 당부한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 명망이 높은 원로 법조인들로 구성된 대통령 측 변호인들이 더 이상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동을 삼가고 얼마 남지 않은 역사적인 헌법재판에 진중한 자세로 임해 주길 바란다.     

    이명식 기자 lms9507@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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