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의지’ 발언, 실수 아닌 제 마음속에 있는 말”

[폴리뉴스 정찬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이 ‘선한 의지’ 발언에 대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분노가 없다”고 비판한 데 대해 “지도자의 분노는 피바람”이라며 역공을 가했다.

문재인 전 대표 뿐 아니라 친문재인 쪽 인사들이 나서 자신의 발언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 안 지사는 이번 고비가 당내 대선후보 경쟁의 중대한 승부처로 바라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적당히 밀리면 향후 경쟁과정 내내 끌려 다닐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아울러 이를 통해 중도보수층의 지지를 보다 더 견인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중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21일 안 지사 캠프 쪽에 따르면 안 지사는 전날 저녁 캠프 사무실로 돌아와 자신의 ‘선한 의지’ 발언에 대해 “계산한 말도 아니고 실수도 아니다. 제 마음속에 있는 말”이라며 자신이 해명하고 회피해야 할 사안이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 19일 논란이 발생하자 “비유와 반어였다”며 “어떤 선의라도 법과 원칙을 따르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게 발언의 본래 취지”라며 방어적 해명에 치중했지만 문 전 대표의 ‘분노’ 공격에 적극적인 대응으로 기조가 바뀐 것이다.

안 지사 참모 중 일부는 ‘사과’하고 이번 논란을 접자고 건의했으나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의 발언에 “분노가 없다”고 한 말에 대해 “정확하게 봤다. 저는 버릇처럼 분노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지도자의 분노란 그 단어만으로도 피바람을 부른다”고 말하고 정면대응하는 쪽으로 참모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제가 모셨던 분들이 떨어져서 죽고 나서 들었던 심정”이라고 ‘분노’가 지도자의 자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자신의 발언이 중도보수층 지지를 겨냥한 것이란 문 전 대표 쪽의 지적에도 “선거 유불리를 따져서 말한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유리하든 불리하든 소신대로 말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적폐청산’, ‘국가대청소’를 내건 문재인 전 대표의 ‘리더십’ 전반에 대한 공격이라 이를 둘러싼 문재인-안희정 간의 경쟁은 더욱 더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전 대표의 ‘확장성’ 부족의 배경에 자리 잡은 보수층의 ‘보복 불안감’을 안 지사가 곧바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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