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송경남 기자] 금융권의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청약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시중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4~5% 선까지 치솟고 일부 사업장은 중도금 집단대출이 안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수요자들이 청약을 미루거나 중도금 무이자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분양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의 일반분양 물량(2010가구)은 중도금 1차 납부 시기는 다음 달 중순인데 아직 대출할 은행을 찾지 못했다.

현대건설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광주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태전 2차’는 은행권과 협의가 끝나지 않아 15일로 예정됐던 중도금 1차 납부시기가 미뤄졌다.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진 것은 지난해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여신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이 대출 총량 규제에 나서면서 건설사들이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주택 경기가 안 좋은 지방은 대출받기가 더 어렵다. 대출이 된다 해도 조건이 까다롭고 금리가 높다. 조선업 침체로 집값이 급락하고 있는 경남 거제에선 대출금리가 5.0%를 넘었고 울산, 경북, 강원, 원주 등도 4%대를 적용받고 있다.

중도금 대출이 어렵고 금리가 높아지면서 청약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 2월 분양된 전국 5개 단지 중 1곳만이 순위 내 마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 금리가 치솟고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청약을 미루는 수요자들이 많아졌다”며 “인기 지역을 제외한 아파트 단지는 계약자를 모으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중도금 무이자나 이자 후불제 조건을 내세운 분양단지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다만 집단대출 심사강화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물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에는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을 진행 중인 단지가 여럿 있다.
양우건설은 경기 용인 고림지구에 공급하는 ‘용인 고림지구 2차 양우내안애 에듀퍼스트’를 분양하고 있다. 이 단지는 1차 계약금 500만 원 정액제,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전용면적 63~84㎡ 109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분양가는 3.3㎡당 920만 원대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은 함께 인천 영종하늘도시 A27블록에서 ‘영종하늘도시 푸르지오 자이’를 분양하고 있다. 64~84㎡ 160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중도금 무이자, 발코니 확장 무상 등 혜택이 제공되며 분양가는 3.3㎡당 평균 950만 원대다.

대방건설은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S1블록에서 ‘일산 대방디엠시티’를 분양하고 있다. 이 단지는 가구마다 에어컨 3대를 무상 제공하며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84㎡(3개 타입) 오피스텔 804실로 조성되며 1127대 규모의 주차장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경남 창원시 의창구 팔용동에서 문화복합주거단지 ‘힐스테이트 아티움시티’를 분양하고 있다. 최고 49층의 4개 동(1132가구), 오피스텔은 최고 29층, 1개 동(54실)으로 지어질 예정이다. 아파트 계약자에 한해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가 소비자를 대신해 전체 분양대금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이자를 부담하는 단지는 잔금 때까지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며 “중도금 무이자 아파트를 공략해 보는 것도 내집 마련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