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 당국자들이 18일 잇달아 김정남 시신 인도를 고의로 늦추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을 반박하며 부검 등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법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베르나마통신에 따르면, 이날 다투크 세리 수브라마니암 보건장관은 말레이시아 내에서 벌어진 사건이고 말레이 당국의 부검이 진행 중이므로 북한이 말레이시아 법규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수브라마니암 장관은 "북한이 거부하거나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을 우리 법에 따라 처리 중이며 북한법에 따라 처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에서 열린 스포츠행사 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일이 마무리되면 가능한 한 신속하게 경찰에 결과를 전달할 것이며, 결과 공표는 경찰이 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아는 한 법의학적 조사에 지름길은 없다. 우리는 결과를 내보내기 전에 올바른 결과를 얻고 싶다"며 "현재 결과 확정에 중요한, 독성 검사 보고서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번 주 내 발표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수브라마니암 장관은 이번 사태가 북한과 말레이시아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기자들이 묻자 "양국관계는 외교부 소관"이라고 답했다.

앞서 탄 스리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도 이날 "김정남 가족의 DNA가 확보되지 않는 한 조사가 종결될 수 없다"며 북한 측에 말레이시 법규 준수를 요구했다.

칼리드 청장은 말레이시아 경찰이 국제법과 영사법을 무시하며 즉각적인 김정남 시신 인도 요청을 거절했다는 전날 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에 있는 모든 사람은 법과 규정을 따라야 하며 여기엔 북한도 포함된다"면서 "경찰조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변호사에 자문하라"고 말했다.

앞서 강 대사는 자신들이 입회하지 않은 채 진행된 김정남 시신의 부검 결과를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즉각적인 시신 인도를 요구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5일 실시한 김정남의 시신 1차 부검에서 사인에 대한 결론을 못 내리고 18일 중 재부검을 할 계획이라고 말레이시아 현지 중문매체 동방(東方)일보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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