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격자의 출마를 당연시하고 부추기는 해악


황교안 권한대행은 이번 대선에 과연 출마할 것인가. 한마디로 답하자면, 그는 출마해서도 안 되고 출마할 수도 없는 인물이다.

왜 출마해서는 안 되는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제2의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헌법 86조 2항은 국무총리의 역할에 대해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황 대행은 총리로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고,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 등으로 인한 행정각부의 범죄행위와 난맥을 방치했다.

사실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사죄하고 진작에 물러났어야 할 사람이다. 다만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이기에 국정안정의 필요성을 감안하여 그를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결코 대통령을 대신할 만큼의 자격이 있어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님을 황 대행은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황 대행은 아무런 반성도 없이 박 대통령 편들기를 계속하고 있다.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한 특검의 협조 요청을 거부했고, 특검 기간 연장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아바타’라는 그동안의 비판은 그래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을 여전히 보호하는데 매달리고 있는 황 대행은 대선에 나와 국민의 지지를 호소할 자격이 없다.

그럼에도 황 대행은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으며 그런 상황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지 권한대행으로서의 영향력 강화를 위한 이유인지, 실제로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인지를 알 수 없지만, 국정안정에 전념해야할 위치에서 정치적 혼돈을 부추기는 듯한 모습 또한 부적절해 보인다.

그가 여론조사들에 고무되어 대선 출마에 어떤 유혹을 받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황 대행은 출마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이 탄핵되고 난 상황에서 그 다음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이 거꾸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그것도 권한대행의 대행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만들면서 대권 행보에 나선다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나라에 대한 책임은 눈꼽 만큼도 없는, 무책임한 인물이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다. 그래서 황 대행은 출마 선언을 하는 순간이 추락의 기점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아마도 황 대행 자신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황 대행이 대선에 뛰어든다 해도 당선을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함은 상식적인 판단이다. 잘 나와야 10퍼센트 대의 득표율에 그칠 것이다. 그렇다면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그 이후에 야당 정치인으로서 계속 정치를 하겠다는 각오를 해야 가능한 일일텐데, 평생을 임명직 공무원으로 살아온 황 대행이 그런 가시밭길을 선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결국에는 자신이 감당못할 일임을 판단하고 출마 생각을 더 이상 갖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을 전망하는데 있어서 황 대행을 한 축으로 놓고 대선구도를 말하는 것은 오히려 현실성이 떨어져 보인다. 더구나 출마 의사를 내비친 적도 없는 권한대행을 출마자로 대입하여 여론조사를 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 대선에 나서면 안 되는 부적격자를 그런 식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출마자로 둔갑시킴으로써 그의 출마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해악을 낳게 된다. 또한 황 대행 본인으로 하여금 권한대행의 본분을 망각하고 출마의 욕심을 갖도록 부채질 할 위험도 있다.

박근혜를 탄핵시키고 치르는 대선에 다시 그의 아바타 소리를 듣던 사람이 출마하는 일이 빚어진다면 나라 꼴이 무엇이 되겠는가. 그를 후보로 인정하고 들어가는 가상의 여론조사들도 중지해야 마땅하다. 훨씬 많은 국민들은 황 대행을 대선에 나서도 되는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황교안은 빼고 여론조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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